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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홀릭
월요일이 나를 물어뜯으러 왔을 때, 월요일에게 종이 몇 장을 주었다. 화요일이 나를 욕하러 왔을 때, 그냥 자버렸다. 수요일이 화가 난 이빨을 드러내며 왔다. 수요일이 뿌리를 심고 지나가게 했다. 목요일이 쐐기풀과 비늘로 만든 독이 든 검은 창을 가지고 왔을 때, 나는 내 시 한가운데에서 목요일을 기다렸고 달빛이 환할 때, 목요일의 무리를 부서뜨렸다. 『모두의 노래』 (파블로 네루다. 고혜선 번역. 문학과 지성사 .2016 XV 편 「나는」 , XVI 투쟁의 친절 중에서 오늘 수요일. 나의 수요일은 이빨을 드러내며 왔을까? 어찌되었건 수요일엔 부지런히 심어야 하는 날. 그리고 내일은 독투성이 창을 들고 오는 목요일. 『모두의 노래』 는 오늘중으로 반납해야 해요 ㅎ 금요일은? 토요일은? 일요일(주일)은? ..
파블로 네루다 「모두의 노래」를 읽고 있다. 많으면 열 댓장, 어떤 날은 하루에 한 장씩 더디지만 열심히 손으로 '읽어가는'대장정. 전체 15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1장부터 15장까지 장엄한 서사시 자체다. 이제 막 3장을 마쳤다. 3장의 제목은 '해방자들' 앞선 2장의 '정복자들' 뒤를 잇는다. 아메리카 대륙의 평화와 독립을 콜롬버스에게 '들킨 ' 이후 수탈과 압제에 맞선 민족해방 투사들의 간난 신고가 그려져있다. 총 43개의 장으로 구성, 중간에 38부(?) 에선 또 9개의 시가 들어있어 시 갯수는 50개를 넘는다. 어찌보면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조국 칠레를 포함한 남미 대륙 전역의 민족해방 투사들이 영웅담같아 보일 수도 있다 가슴이 아팠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만난 이 투사를 이렇게 시 한수 읽고..
빅토르 하라에서 파블로 네루다 ㄷㄷㄷ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는 시집이다. 나는 시를 손으로 읽는 사람. 총735 쪽의 묵직한 양장본. 1장 지상의 등불 6개에서 15장 나는 28개, 도합 309개의 시가 수록되어있다. 어떤건 시 하나당 다섯페이지가 소요되는 걸 봤다. 넉넉히 시 한수당 10분 걸린다 치면 3090분 ,51시간 반이 걸리는 장정. 2022년 8월 13일 그 첫 길을가본다. 천리길도한걸음부터랬다. 51시간도 오늘 1시간부터인거다 ㅎ 도 닦는다 생각하고 가보지 뭐. 실은 집안에 쌓인 볼펜 청소할 생각에 설렌다 ㅎ 삼색볼펜들 싹다 치워버려야지 ! 철지난 다이어리도 같이 치워버리고! 아자아자! 드디어 다 읽었다! 다양한 두께의 노트 총 일곱권 들었다. 근데 볼펜은 이거 달랑 한 자루 밖에 안 들었다..
「빅토르 하라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1973년 칠레 민중의 꿈을 짓밟은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 여기 칠레 민중의 삶을 노래한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가 희생되어 빛나던 짧은 생이 끝나고 말았는데.... 남겨진 그의 동지이자 친구였던 아내가 그의 자서전을 썼다. 부제 '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빅토르 하라가 지은 노랫말 처럼 소박하고도 직설적으로 빅토르 하라의 삶과 죽음을 웅변한다.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전기문이나 평전이라는 게 정확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빅토르 하라 본인이 쓴 건 아니니까. 그러함에도 자서전이라 명명할 수 있는 건 빅토르 하라 인생의 거의 모든 순간에 함께 한 아내 조앤 하라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부부는 일심동체란 말이 딱 이 부부에게 적절하다. 남편은 아픈 역사에 스러졌..
2022년 코로나 시국 대한민국에서 다큐멘터리 한 편이 대박을 냈다! 개봉 2주만에 30만 관객을 돌파한 것! 영화의 기록적 흥행은 예고되었다. 텀블벅 펀딩으로 오픈 1시간만에 목표액 5000만원을 넘겼는데 당일 하루에 1억원을 돌파했으며 최종 26억원 모금으로 마감했다. 영화는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부문 출품되었고 상영관 2300여석 매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나는 영화를 집 앞 cgv에서 개봉당일 관람했고 그후로 꾸준히 극장을 찾았다. 마지막 간 날은 주말 낮이었다. CGV에서 다음주 수요일엔 상영을 접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주말에라도 들렀는데 사람이 제일 많았어서 놀랐던 기억. 관객 곳곳에서 탄식과 야유와 분노가 터져나왔다. 누군가 선동을 한다면 가자 서초동으로! 일어설 수도 있을 것 ..
드디어 펼쳐든 『가불선진국』 촛불정권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지난 5년의 공과를 정리하는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병든 아내가 대법원 최종 판결후 보석도 못받은채 감옥에 있고 본인에 대한 재판 준비도 바쁜 와중에 지난 『조국의 시간』 이후 두 번째 책의 출간을 준비해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다시한번 경외감을 갖게 된다. 때문에 『가불선진국』은 지금 내 책상 책꽂이 위 『위대한 국민의 나라』『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보다 먼저 집어들고 읽어야 하는 숙제가 되었다. 읽다보면 자꾸 속터지게 하는 책 저자는 총 여섯가지 영역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을 평가한다. 정부의 정책속에서 혹은 여당의 국회 안에서 제정되거나 집행된 많은 정책과 법률들이 소개된다. 한편 보완 계승되어야 할 정책들에 대해서는 단임..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이석기 옥중수상록 앗 깜짝이야! 벌써 2021년이다. 2014년 통합진보당이 해산당하고 그 전에 2013년에 이석기 통진당 의원이 내란음모로 구속된지 8년,9년의 세월이 지난 거다. 시간이 이리 되도록 이석기 그가 독방에서 수형생활 하는 동안, 밖에서 통진당 잔존세력(민중당->진보당) 이 제사회단체들과 그의 석방운동을 해오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미안함과 무력감이 솟구침과 동시에 그럴듯한 변명거리가 떠올랐다. 바람을 피웠구나! 첫사랑 민주노동당이 준 진보의 환희는 통합진보당이란 이름으로 기존 보수정당들과 다를 바없는 정치질을 하는 모습에 우선 질려서 마음에서 먼저 버렸다. 돌아서봤더니 박근혜 정부가 이 통진당을 쑥대밭 만들어놓은 것도 모자라 아예 생매장을 시켜놨더라. 그래도..
따뜻한 미래를 꿈꾸는 이들의 낮은 목소리 『강이, 나무가, 꽃이 돼 보라 』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스즈키와 뛰어난 인류학자 오이와 게이보가 전하는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일본 책 표지의 카피다. 이 책을 설명하고 규정하는 아주 적확한 묘사다. 데이비드 스즈키는 3세대 일본계 캐나다인. 오이와 게이보는 데이비드 스즈키와 같은 기준으로 말하면 2세대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오이와 게이보의 혈통과 족보는 복잡하다. 일본인으로 알았더니 다 커서 아버지가 한국인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 둘은 사는 곳과 나이 면에서 더 큰 격차를 갖고 있는데 이 둘을 묶어준 끈은 세 가지다. 하나는 환경운동이요 또 하나는 자신의 혈통과 인종으로 겪은 차별의 경험. 세 번째는 이 둘을 뚫고나갈 화두라는 면에서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