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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홀릭

17세기 조선의 연인이란 우선 전쟁이 있었지. 외적의 침입과 피난 그리고 경제난과 신분의 위기. 이 모든 간난신고의 끝에 여자는 시대를 호령하는 여장부로 성장했고요 반면에 남자는 시대의 풍파 속으로 정면으로 뛰어들며 역사와 민중 혹은 민족에게 당당한 한 줄을 써가고 있었답니다. 그러다보니 서로를 향한 인연의 끈이 끊어지고 말아요 사랑만 먹고 살기엔 시대가 그렇게 가혹했다지요 그 가혹한 시대는 계속해서 연인을 몰아대고 있어요 그것은 오히려 연인에게 재회의 물꼬를 터주기까지 했으니. 다른 남자와의 혼인으로 갈라섰던 여자는 남자가 있는 머나먼 이국땅로 남편과 다시 갈라서 옮겨오게 되었답니다. 이제 이국땅에서 두 연인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나요? 닿을 듯 말 듯 재회의 순간이 마침내 오늘에서야 이르렀답니다! ..

또 속았어! 1회 마지막 장면. 길채가 도망포로들 징벌 장면에서 바로 마주치고 재회하는가 낚더니만 오늘은 또 포로시장에서 탈출한 길채를 잡으려는 복면여인을 막아서는 활시위 당기는 그 찰나에 길채를 알아보는가 미끼 던지는 제작진! 안속아! 아마 담주 13회 시작장면은 지난 10회 마지막 예고 장면 연결해서 복면여인과의 서사를 이어가려는 수작이겠지? 아, 요즘 드라마 이렇게 꼬고 또 꽈서 장면 흐름 매끄럽지 않은 거 짜증이 마니마니마니 나네요. 그만큼 본방사수에 목놓게 하려는 절박함같은 거라 이해는 한다만서도 진짜 낚시는 스토리상 던져지는 떡밥과 그걸 플롯 안에서 해결하는 테크닉인거져 편집만 복잡하게 한다고 긴장감이 살겠는가? 짜증만 나지! 암튼! 사랑만 하기엔 너무 바쁜 이장현 드라마 연인 속 서사의 큰 ..

이별 그 후 한양과 연경을 육로로 오갈 경우 보통 반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삼천백리 즉 12400Km 대장정이다. 지난 눈물의 이별 이후 장현과 길채가 지난 10회에 예고된 각자의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나는 둘이 결국 청나라에서 재회하는 스토리가 맘에 들지 않았다. 1회 오프닝에 예고된 둘 사이 비극은 분명 조선 안에서라고 예고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러나 청나라도 못지않게 버라이어티한 스토리가 펼쳐질 공간. 그래서 작가는 끝내 길채를 청의 수도 연경에 꽂아놓는다. 이래저래 무모한 전개같아 보이구말이야 장연이 랑랑을 탈출시킨 일이 계기가 되어 길채가 끌려갔다면 이 또한 최소 1년이 걸릴 일이다. 도합 1년 반의 시간만에 만난 두 연인. 그 사이 여전히 구원모는 길채의 실종을 장현과 연결지어 생각할 ..

연인 최종회 가 아니라 Part 2가 대기하고 있다. 빙긋 웃었다가 열터지기도 했다가 애간장을 태웠다가 마침내 10회에 와서야 지난 모든 밑밥들을 거두며 포텐이 터져 버렸다지!!!!!!! 유길채라는 여인은 자존심 자부심 자존감 그 모든 것이 가득해서 온고을 사내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여우(여시) 였대요 오매불망 바라보는 사내라곤 연준도령밖에 없던 그녀에게 연준도령을 우습게 알며 거들먹거리는 사내 하나 나타났지요 학문이며 살아온 이력이며 음담패설 지껄이는 뽄새하며 도무지 연준도령과는 비교도 안되게 불량하고 기분 나쁜 사내입니다. 그런 사내의 충고와 도움으로 오랑캐가 쳐들어온 난리통에 간신히 목숨 부지하고 버텨왔지만 그간에 잃은 게 참 많아요 그렇게 아등바등 해온 여인에게 사내는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

심중에 못다한 말 지난주 8회 말 길채가 높은 산에 올라가 장현의 옷을 흩날리며 그 이름을 부를 때 미처 못한 말이 있다고 했더랬지. 가지 마요, 나랑 같이 있어요 길채가 심중에 못 다 이른 그 말이 9회 초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자연 나는 이 위대한 시를 읊조려 보았다 ㅎ 초혼 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

너무 화딱지 나서 한 번 더 봤다. 6회 말에 천연두를 앓는 몸으로 수많은 적들을 상대하다 남은 한 명을 앞두고 절체절먕의 위기를 만난 장현 도령 그리고 그런 장현도령에게로 길채낭자가 달려오고 있었단 말이다. 그럼 7회에서 딱! 만나줘야하는 거아냐! 그런데 엉뚱한 사람이 나타났고 그 순간에 또 길채가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어 고맙다고 인사한다. 이 어이없는 전개를 저 아래 장현이 청군 복색으로 쓰러져 다 보고 있었거든! 그래놓고 끝내 장현을 두고 자리를 뜨는 길채 낭자. 여기까지가 고구마 아니 삶은 달걀 노른자 세 개. 그다음에 전쟁은 끝났고 장현도 살아났다 이거야. 그런데 왜 길채 낭자 보러가서 그렇게 뜸을 들이고 내숭을 떨어? 길채낭자는 이미 한양 곳곳을 뒤지고 다니며 장현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그..

스타작가의 무게 지난 4회차까진 오리지날 명작의 가치를 깨달았구요 오늘 6회차까지는 최근 정주행한 소현경, 서숙향 등 유명작가의 이름값을 여기 이 드라마로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니 ... 연출이며 스케일이며 진중하고 위엄 넘치는데 연애 스토리 풀어가는 건 새로울 것도 없고 대단한 것도 없다 극의 진행 분위기완 어울리지 않는 시트콤 같은 잔웃음이 문제가 아니다. 하다못해 남성미 진한 액션사극 추노에서도 남녀간의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설명되었는데 로코사극을 표방한 은 많이 답다압 하도다 그리고 드라마 에서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는 시그널 두 가지가 나온다 첫째, 긴박한 순간에 여자의 시선이 누굴 보고 있었는가 둘째 그 남자만 있으면 어떤 순간에서도 단잠을 자는 여자 첫째는 아마 원작 에서 차용된 것일 게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원작의 가치 영화로도 책으로도 다 봤다만서도 그닥 큰 감흥은 못느꼈었다. 흔한 로맨스 소설의 역사물 버전이랄까 나중에 결혼까지 해놓고도 계속 다른 여자의 남편만 바라보는 철부지 아내 스칼렛. 오 애슐리 (스칼렛 목소리의 성우가 권희덕인지 송도영인지 헤깔리지만 난 비비안 리 본캐 목소리보다 성우의 목소리가 훨씬 스칼렛 캐릭터를 살렸다고 본다) 그런 여자를 사랑하다 지쳐 남자는 떠났는데 혼자 남은 여자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어쩐다 그러고 영화가 끝!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내가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절실히 깨달은 건데 철없을 땐 명작을 보는 눈도 같이 없다는 사실!! 살아온 깊이 만큼 명작을 알아보는 거다. 오늘날 으로 원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자연 기억속에서 소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