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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홀릭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박원상이경영 주연.2012 본문

영화/2001~2020 년대 영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박원상이경영 주연.2012

혜성처럼 2023. 6. 18. 12:30

느닷없는 시작
 


제작진 크레딧 잠깐에 시위구호소리 아련히 들리더니 시대배경설명 두 줄 자막이 뜬다.
그리고 타이틀 “남영동1985” .
그리고 주인공을 맡은 박원상이 당황한 목소리로 묻기 시작한다.
영화은 더 이상의 설명이 없다.
주인공은 깜깜한 어느 방으로 영문을 모른채 끌려와 당혹스러워한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한다.
 
뭐 이렇게 불친절한 시작일까?
어쩌다가, 어디서 어떻게 이 남자가 체포되어 고문이란 걸 당하나 아무런 설명도 없으니
답답함이 밀려오고 불편해졌다.
그러다 주인공 ‘김종태’의 지금 심경이 이렇겠구나.
정지영 감독은 고의적으로 영화의 시작을 이렇게 느닷없는 전개로 당시 군부독재시절 공포정치의 실상을 간접 체험케 하는구나


 
우리 편의 총집합


 
2012년작이다.
영화의 전개는 곧 본격적인 고문의 시작이다!
형사들이 분위기를 돋우고 기선제압 차원에서 가벼운 몸풀기 폭행이 이어진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의성.
조무래기 형사들은 넘어가고 그 다음에 등장한 명계남. 그리고 최종 보스같은 포스의 문성근.
 
초반부에 이것이 아직은 영화려니 하고 이 훌연진들에게 웃음이 나왔다.
현실에선 우리편인 이 사람들이 영화에서 저쪽 악당들로 충출동한거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하는데 김의성, 명계남은 납득이 간다.
문성근은?
그는 찌질함에 더 가까운 편이다. [오수정](홍상수) 이 잊히지 않는다.
최근 [여행자](이창동)에서 문성근 보구 깜놀했다. 너무 자상하고 정상적이쟎아 !
억울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당시에 가장 억울한 사람을 괴롭히는 가장 나쁜 사람들 역할을 너무도 훌륭하게 감당해낸 영화 남영동 1985다
 


직시하기 어려운 영화


 
본격 영화가 시작하면...
다시!
본격 고문이 시작되면 !
나는 영화를 보기가 너무너무 고통스럽다.
 
폭행과 잠안재우기는 기본이다.
발가벗기기는 수치심을 자극하기에 또한 못견딜 고문이다.
그 유명한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출현!
그는 영화속에서 ‘장의사’로 불린다.
수압을 높이기 위해 샤위기 꼭지를 풀어버리는 철두철미함. 고춧가루 고문, 발로 기게 하기, 발로 짓뭉갠 밥을 먹게 하기 , 전기 고문.
그 모든 걸 얼굴 한번 변하지 않고 감당하는 고문자다. 그 협력자들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건 이렇게 잔혹한 고문을 해대는 형사들에게 승진과 연인과의 갈등, 프로야구 해태팀의 승리등 자기들 인생사에 목매는 모습들이다.
이런 건 영화 [박하사탕]( 2002) 에서도 한번 짚은 이야기인데 도대체 이들에겐 민주화 운동권 인사 김종태 아니 빨갱이는 사람이 아니었던걸까? 어떻게 그렇게 인식할 수 있었던 걸까?
 


인권의 기본은 신체의 자유


영화속에서에 김종태와 윤사장(문성근)의 대화.


윤 : 남북이 대치된 상황에서 경제를 이정도까지 발전시키려면 국정운영의 효율성이 필요합니다. 효율성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참아야하는거죠!
 
나는 주인공 김종태가 이 개소리를 반박하는 논리가 맘에 들지 않았다!
경제발전을 위해 사람을 사람의 자유를 억압해도 되는가?
아니, 국민들이 언제 박정희와 전두환에게 경제 발전시켜달라고 권력을 맡긴 적이 있었나?
왜 국민 뜻과는 다르게 행동해놓고 국민위해서라고 강변하는가?
라고 왜 그렇게 반박하지 못했는지!
경제발전과 국가를 위해 한 사람의 국민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가?
인권의 가장 기본은 신체의 자유였음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다!
그러니 징역형이 가장 끔찍한 이유는 바로 그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인간이 인간됨의 기본은 내 몸을 내가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
그 기본을 빼앗겨서 감금되고 묶이고 폭행당하고 모욕당하는 이 모든 비 인간화를 조장, 저지르는 행태. 그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자는 경제를 말한다면 이건 말그대로 배부른 돼지가 되라는 소리 아니던가!
아 , 열불터져!


권력의 속성


한편으론 현 윤석열 정부를 그간 무식하다 등신이다 비웃었던 거 반성을 했다.
권력이 한번 호도되면 인간을 파괴할 수 있는 어마무시한 것이었음을 실감했다.
영화 속 김종태, 임영식 등이 파괴되었단 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윤정부도 권력으로 인해 인간성이 파괴된 것이었단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애인을 잃은 경상도 형사와 승진공부하는 형사와 해태 타이거즈 팬 형사, 이근안으로부터 고문기술 잘 배우는 형사 등 이들이 본성이 악랄해서 저 지랄을 떨었을까?
아니다! 권력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권력을 잡고 그 권력 유지하기 위해선 반대자들게는 피도 눈물도 없어야 한다. 그런 권력의 시녀를 어찌 반대자들은 자기들 앞길에 걸기적 거리는 바퀴벌레요 날벌레들일 것이다.
모조리 쓸어버려야 할 존재가 된다.
 
그러니 지금 윤석열이라면 자신의 반대세력들에게 전두환 시절보다 , 박정희 시절보다 얌전하게 나오리라고 잠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빅토르 하라가 옳았다.
칠레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가 평소에 써댄 시가 그렇게 나중 사태 후에 보니 예언성이 있었던 이유는 박토르 하라가 그만큼 악의 속성, 권력의 속성을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법적 수단으로는 자신들 기득권을 지킬 수 없을 때 반드시 무장쿠데타를 일으길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당연한 예견을 했던 것이다.
 
야비한 이명박은 그 방법을 잘 알았다. 그는 뱀 같아서 세상에 감도는 평화와 민주와 화해의 무드를 견디지 못했다.
그는 언론을 장악해서 온통 조중동 세상화 해놓았다.
일베들을 적극 양성화 했다. 간첩잡는다는 기관 국정원을 통해 댓글 부대를 길러 여로조작에 앞장섰다.
이제 윤석열은 이 모든 걸 반민주의 선배들에게서 배워 그 이상으로 실행을 할 수 있다.
나는 이근안 윤사장 박과장의 얼굴을 보며 그 권력의 악착같음과 용의주도함을 보았다.
제발 우리편들은 더 이상 순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막
시대적 배경은 이러하단다. 
1985년.
자막 밖으로 시위군중의 구호 외치는 소리들이 들린다. 
나는 이 시대의 저항의 뿌리를 5.18로 잡은 것이 맘에 들었다. 


제목
 

 
그날

 
그리고 암흑 속에서 한 남자의 다급한 외침. 
누구요, 여긴 어디요?
보는 관객도 궁금해진다. 
그러니까 말이야! 누군데?
거긴 어딘데?
암흑 속에 흔들리는 후레쉬 불빛 속의 악당의 목소리는 되려 평온하다. 
관객은 점점 답답해진다. 
그리고 불안해진다. 
 

 
불이 켜지면 들입다 발길질이 시작된다. 
그리고 악당이 등장한다. 
김의성 배우!
 

 


그리고 그 다음 악당 명계남 배우
 


최종 보스, 문성근 배우
명계남 배우와 함께 열혈 노사모 회원이다. 
 


최종보스와의 시국토론
난 주인공의 반론이 맘에 들지 않았다 .
민주주의의 기본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
잘살고 못사는 걸 선택할 권리가 국민에게 있고 박정희 전두환에게는 그러한 임무를 부여한 적 없었다는 사실을 
왜 반박을 못했는지. 
 


박종철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유명한 물고문
 

이렇듯 영화는 설명이 따로 없는 너무도 급격한 전개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주인공 김종태는 그리고  쿠데타를 당한 국민들은 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민주주의의 자유와 평등을 빼앗겼다. 
쿠데타는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에게 이 영화처럼 느닷없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리고 빌런!
실제 인물 이근안!
어찌 잊으리오. 고문기술자 그 이름을!
이근안을 이두한으로 바꾸었더군.
정 실명을 안쓰려는 계획이었다 해도  이근안과 이두한은 좀 거리가 있어보인다. 
그렇게 거리를 두는 이름이면 안된다고 본다!
이건안이나 이근한으로 바꿨으면 좋았을 걸 ㅎㅎㅎㅎㅎ
암튼 아직도 살아있을 이근안에게 평생 그 얼굴과 이름의 인권에 대한 공소시효란 없다!
 


고문기술자의 잔인 끝판왕같은 고문.
진정 고문을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린
피도 눈물도 없는 도살자의 그것!


이근안 앞에서는 지금까지의 악질 형사들은 그저 초짜들이었다 ㄷㄷ


소설 초안이 그려지다



초짜들이 고수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다 군의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해보는데

 

 


그러다 고문고수 한테 혼난다.
군의관에 쪽지를 건넸었다는 사실이 드러난것


 

 
다시 고수가 나서서 새로운 차원의 고문기술을 선보이다
고추가루 고문
폐에다 한정없이 고추가루 들이붓기
그러면 모든 혈관들이 붓는다
뭐 전기고문은 계속 디폴트였음 ㅠ
바짝 튀겨지는 인간돼지의 몸뚱아리 ㅠ


그렇게 소설이 완성되고


주인공은  자기가 주인공인 소설을 열심히 외어야 한다...

 


그의 영혼은 파멸했을까?

 
최종 '자술서' 를 제시해놓고
이를 다시 번복하며 또 한번
근성을 드러내보인 주인공.
그러나 이는 저들 백정들의 민낯만 드러내놓고..
이근안은 이제 김종태의 몸이
아닌 영혼을 짓이긴다

 


그래서...
그는 끝내 영혼이 파괴당했던 것일까?


그러나 실제 김근태는 꼿꼿이 살아 법정서
고문을 고발하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법정.
당시 군부의 하수인 사법부가 왜때문인지
그의 진술을 제지하지 않았더라고


1985년 김근태 남영동 고문수사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그렇게 3년만에!
아니 7년만에!
마침내 민주화운동은 전국민 항쟁이 되어
나라를 뒤집어버리다 ㄷㄷㄷ

 


영화가 보여준 주인공과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인생역전
아니 역사의 정의!


나는 저때 김종태가 이근안 용서하는 줄 맘졸이며 봤다.


그러나 다행히도 김종태는 그냥 돌아섰다.
이근안은 진심으로 용서를 빈 게 아니다!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이었다면
김근태를 먼저 찾았어야지!

영화 밀양에서도 납치범에게 빡친 전도연.
아니 납치살해범을 용서했다는 하나님한테 빡친 전도연.
하나님 탓하지마!
인간이 하나님을 이용하는 게 문제지!
그렇게 사악하다 인간이 !
원래 인간이 그렇게 악의 덩어리다! ㅠ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 이근안!
그러함에도 '인간역사'를 굴러가게 한 힘을 보여준 김근태!
부디 영면하시길.

 
그리고 이후 계속되는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폭력의 증언자들

영화 남영동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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