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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불을 벗고 알몸을 입은 이야기.이창동 연출.유아인 주연.2018 본문

영화/2001~2020 년대 영화

버닝 .불을 벗고 알몸을 입은 이야기.이창동 연출.유아인 주연.2018

혜성처럼 2020. 7. 10. 15:58

1.이창동 감독의 오랜만의 신작
2.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 원작
3. 유아인이 출연한다는 것.
이 세가지가 내가 아는 사전 정보의 전부.
하루키 소스라면 분명 쉽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이 되었고 때문에 장면 장면 놓치지 않고 담으려 애쓰며 복기를 해보련다.
주인공 종수를 맡은 유아인 얼굴은 너무 빨리 지나가 놓쳤다.

어느 마트 이벤트 걸 사이로 물건 배달중인 종수를 눈여겨 보는 여인.
처음엔 종수가 마트에 들어가는 것을 불쾌히 여기는가 했는데

살갑게 이벤트 응모용지를 챙겨주는 여인?

그 종이 받아들고 기다렸더니 정말 이벤트에 당첨되었다고

이벤트 선물 시계를 전해주며 여자친구있냐는 여자의 말.
이벤트 상품이 핑크핑크한 팬시 손목시계 ㅎ
(어느 마트인지 이벤트 선물 한번 후지네 )

알고봤더니 두 남과 여는 파주 어느 시골 동네 중학교까지 같이 다녔던 사이
남자가 여자를 못 알아본건 성형수술 해서라고 ㅎㅎ

대충 신상을 주고 받으며 회포아닌 회포를 푸는 두 사람.
여기서 종수, 여자 혜미에게 물류점 일은 알바일뿐이며 자신은 소설을 쓰려고 한다고 하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자신의 포부와 신상을 자세히 말하는 것은 그만큼 여자에게 뭔가 있어보이고 싶은 허세와 본능적은 공격태도라는 것이 짐작이 되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에서도 하트가 수잔을 보고 첫눈에 반해서는 일방적으로 법대생활 이야기만 줄구창창 해대던 모습이 떠올랐음 ㅎ
그러더니 여자친구 주어야 한다던 이벤트 손목시계를 혜미에게 준다

혜미와의 술자리.
생각없는 날라리 같아 보이는데 오히려 생각이 4차원을 넘나드는 여자.
판토마임으로 귤을 맛있게 까 잡수심 .
판토마임을 잘하려면 귤이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귤이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역설 같은 괴설을 늘어놓고…
심지어 아프리카 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없는 동안 자기 고양이 밥좀 챙겨달라고…
왜 굳이 아프리카로 여행을 가기로 했느냐는 대답은 없다.
여기서부터 하루키 스타일이 보였다.
인물의 어느 행동에 왜가 없는 전개.
그냥 아프리카다! 그게 하루키에게는 훌쩍 떠나고픈 동기 자체요,
하루키의 정신세계를 셋팅해놓기 적절하게 머나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갈수만 있다면 남극이나 북극도 우려먹을 하루키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다 읽었음에도 왜
‘헛간을 태워라’라는 원작을 기억못하는지.
아마 그건 내가 작가를 좋아해서 덕질한 것이지 작품을 이해하고 빠져들은 것은 아닌지라 읽었어도 뭔내용인지 몰라 지나쳐버린 탓일게다.
그가 쓴 수필을 많이 읽다보니 작가의 마인드와 성향을 잘 이해하게 되면서
후기 작품들이 점점 눈에 들어와서 하루키 작품스탈이 어쩌구 몇마디 하게 된 것 뿐이다.
아무튼 나에겐 그랬다. 그에게 계기적 사건은 그냥 갑툭튀다.

그렇게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는 혜미는 술김에 잠이 들어버렸고.
옆 테이블에선 술을 빌러 공공장소 무색한 애정행각이 벌어지는 장면.
아마 혜미를 향한 종수의 욕망을 옆 테이블에서 미리 시연해 주고 있는 것인지도.

그 날 이후 두번째 만남.
들입다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 혜미가 싫지 않은 종수

버스안내방송에 후암동이라고 했던 남산 근처 어느 빌라 원룸.
좁아서가 아니라 정리를 안하고 살아서 정신없는 혜미네 집

고양이를 부탁해 놓고 정작 고양이가 보이지 않으니
혹시 이것도 판토마임 하던 것 처럼 고양이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야 하느냐고
혜미가 진짜 고양이를 키우는게 맞는 건지 의구심을 나태는 종수.

남자를 끌어들이려 거짓말을 했겠느냐는 혜미의 도발.
혜미는 종수가 혜미에게 중학교 때 딱 한마디 했다던 얘기도 기억해서 말해주는데
당시 종수가 혜미를 보고 들입다 ‘너무 못생겼다’라고 말했더라지.
이게 일본판 순정만화의 츤데레 남주들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지.
어찌되었건 당시 종수가 혜미를 좋아했었다는 거고,
혜미도 그걸 기억하고 종수의 마음을 알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두번째로 재회한 고향친구와 대낮에 관계를 갖는 종수.
그리고 종수는 혜미 말대로 혜미 머리맡으로 비치는 남산타워 유리창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햇빛을 보게 된다.

나는 이 햇빛이 종수가 혜미를 신뢰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 햇빛을 반사해주는 남산타워가 그후로 종수에게 특별해 졌거든.

나는 좀 이장면이 이해가 안됬다.
남자가 맘에 드는 여자랑 한낮의 뜨거운 정사를 나눈 후에 집으로 걸어들어오는 모습이 왜 이리 우울할 수 있는지.
그 특별한 햇빛 아래 나눈 정사 아니었던가.
그리고 혜미와의 계속된 만남을 기대하며 남자란 모름지기 들뜨고 현실을 잊어버릴 수 있는 거 아닐까?
물론 종수가 맞닥뜨릴 현실이 그만큼 무거우니까 집을 생각하면 그만큼 마음이 어두워져서이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
글쎄…적어도 24시간의 약효가 되는 뽕이란 게 있지 않나

어찌되었건 이 집도 정신없다.
제대로 리얼리티다!
파주 실제 어느 집을 제대로 섭외했는가보다 .
이 집을 보니 직전의 에로틱함이 싸악 날라가는 기분이다.

송아지.
글고보면 참 착한 남자다.

한밤중에 전화벨이 울려 받았는데 아무 소리가 없다.
무섭게시리.

어머니 집 나가시고 누나는 시집 가불고
아버지는 갑작스레 일이 생겨 혼자만 있게 되었다는 집.
정말 갑작스레 빈집이었으니 살림살이가 그대로 남아있어
‘있는재료로 뚝딱 찌개를 끓이는 종수.
칼날로 마늘 누르는 모습, 요리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힌트.

밥도 먹고 테레비도 보고 오줌도 싸고 ..
아버지가 없는 빈집에서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심심해진 종수

낡은 트럭이 생각보다 시동이 잘 걸리는군.

아버지가 놓고간 열쇠 꾸러미중에 또 하나는 창고 캐비닛 열쇠.
그 안에 칼이 종류별로 ..
아마 중동 근무 시절 귀국할 때 사들고 온 것이겠지?
중국이나 중동 혹은 동남아 여행하고 들어오면 칼 선물 셋트는 기본이었던 기억이 남 ㅎ

아버지 트럭타고 혜미네 고양이 밥주러 왔음.
고양이는 오늘도 종수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만
사료통이랑 물통은 비어있고 심지어 배변통에 고양이 똥까지 보여주어
혜미말이 거짓이 아닌 것을 확인하게 되는 종수.
그런 혜미를 기억하며 남산타워가 보이는 창가 앞에서 자위를 하는 종수.
그걸 연기하는 성균관스캔들의 청춘스타 유아인.
바지 허리티 버클소리 딸랑딸랑 딸랑딸랑.

드디어 나오셨다 종수 아버지.
농사 지으며 뭔가 법을 어기셨고 이를 통지하는 공무원에게 칼부림을 했다는..
한때 국내에서나 중동에서나 산업 역군이었고 월남전 영웅이었던 아버지는
이제 고집만 남은 쇠락한 농부 딱 그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아버지 얼굴이…….?
맞다네!!!전 MBC 사장, 피디수첩의 최승호 기자 ㅎㅎㅎ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 임에도 비중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라니 ㅎㅎㅎ

아는 얼굴이 또 나왔으요.
문성근 배우.
아버지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인연으로 아버지 변론을 맡은 변호사.
문예창작과를 나왔다는 종수를 한없이 무시하는 거만함.
어찌되었건 아버지가 탄원서라도 받으면 재판에 유리하다고 조언해주는데…

다시 고양이 밥 주러 혜미네 집.
그리고 또 혜미 생각하며 남산 타워 보면서 자위중에 혜미에게서 전화.
혜미가 아프리카에서 여행 마치고 돌아온다고 함.

혜미를 다시 볼 생각에 기쁨 넘치는 종수 표정.

왠 남자와 함께인 혜미라니
공항에서 사흘 함께 있던 인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친밀해보이는 두 사람 앞에

작아지는 종수 …

부모님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벤.

곱창집.
칼라하리 사막에서 노을을 보구는 노을처럼 그렇게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더라고 울기까지 하는 혜미.
자신은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다는 벤.
그런 벤이 신기하기도 한 종수

벤의 차.
후배가 종수의 차를 곱창집 앞에 갖다놓음.
후배는 그 차를 어디서 갖고 왔지?
벤이 곱창집서 후배를 불러 공항이나 어디 있을 차를 갖고 오라 시킨건지
애초 여행기간 후배가 보호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 비싼차를 택한 혜미.
벤이 종수에게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사하자
종수도 반가웠다고 악수.
반갑긴 뭐가 반가워 ..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보는 나도 난감하다

오늘도 벨을 울려놓고 목소리는 없구…
아마도 엄마 일 듯.

혜미와의 일은 교착상태이고
아버지의 일만이라도 해결해보겠다고

문예창작과 나온 솜씨로 탄원서 문구를 작성하는 종수

탄원서 받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네.
아무도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외국인 새댁에
까칠했던 아버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이웃.

다시 걸려온 혜미 전화받고 반가워 달려갔는데
여전히 혜미 사이에 끼인 남자 벤

이젠 혜미와 벤 사이에 종수가 끼인 꼴이 되버렸다

어쩌다 벤의 으리번쩍한 집에까지 와서 파스타를 대접받게 되는 종수
화장실 위치를 모르는 걸 보니 혜미도 이 집이 처음이긴 한 가봄.

화장실 수납장에 휴대용 화장콘솔…처음엔 마약패치인줄 알았음 ;;;

그리고 다양한 스타일의 여자 장신구들…
머리띠에서 팔찌 목걸이 귀거리에
실리콘, 가짜진주, 리본헤어핀에 금등
절대 한 사람 거라 믿을 수 없는 ….
벤,,이 남자 누구란 말이냐?
곱창집에서…
하시는 일이 뭐에요?
말해도 모를 거에요…놀고 있어요..노는 것과 일하는 것의 구분이 좀 어려워요..
이 남자도 혜미 못지않게 사차원 스럽긴 했다만…이 여자화장콘솔과 여러 사람의 장신구를 소유한 이 남자의 정체는 혜미보다 더 위험스러워보이는데…

그런 남자가 왜 널 만나는 거 같은데?
나 같은 여자한테 흥미있대…
종수의 마음 깊은 곳에선 나랑 지난번 같이 자기까지 했으면 우리 사이는 뭔데
너 저남자랑 이러고 있느냐 따지고 싶은 마음이었을텐데..
내색을 못하는 종수….

강남 유흥가에서 벤의 친구들과 만났을 때
한눈에 드러나는 혜미의 촌스러움.

혜미 뒤에서 혜미의 옷을 프로방스라고 하면서 비웃는 여자들

그들속에서 혜미는 더욱 이질적으로 보이고.
또 그렇게 이질적으로 굴었고

그런 혜미를 두고 하품을 하고 있는 벤..
우와,,,보는 나도 진심 묻고 싶다..
너 뭐하는 인간이야?

이번엔 벤이랑 혜미가 종수의 낡은 집에 직접 오기까지 했다.
송아지 똥 치우다가 날벼락 맞은 듯이 놀랐던 종수

벤은 낯설어하지만 유미는 침침하고 어수선한 종수의 집이 자기 옛날 살던 집같다고 하는데..
그럴거다…
사실 시골 집이 다 저렇지…
혜미는 사실 종수 과다. 정신이 사차원이긴 해도 풍토가 종수와 같은지라…

나란히 앉아 노을 구경하며 술을 마시는 세 사람.

그러다 벤의 대마초까지 나눠 피게되는 ..
이것이 종수의 대마초 첫경험…

다시 노을..
아프리카 칼라하리에서 혜미를 울렸던…

대마초에 취해, 노을에 취해..
홀딱벗고 그림자로 새를 만들었다가 또 춤을 추었다가..
삶에 굶주렸다는 그레이트 헝거춤이랬나?
혜미는 그렇게 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고 둘이 낑낑 안에다 옮겨 재움.

남은 두 남자의 대화
종수가 먼저 자신의 속얘기를 털어놓았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던 아버지를 미워했다고.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유였다고..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던 날 아버지의 명령으로 어머니 옷을 홀딱 태워야 했다고..
지금도 당시의 꿈을 꾼다고…

벤의 대답.
(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 두 달에 한번씩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쓸모없고 버려진 비닐하우스가 자신에게 태워없애달라는 듯이 말을 건다고..
종수,,쓸모없고 버려졌다는 판단을 어케 하느냐?
남의 비닐하우스 아니냐 ? 잡히면 어떡하느냐?
이런 상식적인 질문을 던졌더니
당연히 남의 비닐하우스라고..한국경찰은 비닐하우스 방화 같은 거 신경 안쓴다고..
이런 사이코패스같으니라구…

그래놓고 혜미 사랑한단 말은 왜 하는지?
혜미 감정은 상관없고 남자끼리 이야기 해보자는 ?
벤에게 선전포고 같은거?
그런 말을 듣고도 그저 빙긋 웃기만 하는 남자, 벤.

그렇게 무심하게 피 같은 노을이 지고 있다.

종수는 내친김에 혜미에게 창녀라고 일갈하고..

아무 대꾸없이 떠나는 혜미 너머 벤에게
너가 앞으로 태우겠다했던 비닐 하우스 잘 보고있겠다고..
-태우기만 해봐 라는 으름장으로 들렸다…

그날밤 어린 종수가 불타는 비닐하우스를 보고 있는 꿈.
어린 종수는 엄마의 옷을 태우는 꿈이었을 뿐인데
벤의 이야기를 들은 후 비닐하우스가 타는 꿈을 꾸며
꿈속에 벌거벗고 희열에 빠져있는 …

벤이 남기고 간 라이타.

혜미는 연락이 안되고

일도 때려치고

비닐하우스 지키러 감..

진짜 곳곳에 쓸모없고 버려진 비닐하우스 은근 많았음.

이때 걸려오는 혜미의 전화.
전화를 걸어두고 떨어뜨렸는지 길바닥 소음이 들리다가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 후에 뚝 끊기는 아주 수상한 전화

혜미의 집 비밀번호는 바뀌어있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 혜미

이른 새벽부터 또 비닐하우스 화재점검하는 종수
이때 울리는 음악…
이창동 감동이 특별히 주문했다던 ,음악같지 않은 음악이랬는데..
나는 왜케 익숙한 건지?
볼때마다 들을때마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네

다시 찾아온 혜미집.
집주인 찬스로 문을 열었더니 혜미 집스럽지 않게 깔끔하게 정돈된

여행을 갔다고 하기에 혜미의 핑크색 캐리어는 그대로이구..

이제 본격적으로 혜미를 찾아라.
함께 일하는 동료를 찾아갔더니 대한민국은 여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라는 썰이나 풀고있고

판토마임 연극학원에서는 혜미를 못봤다는 건지, 그런 사람 모른다는 건지 암튼 암 소득없구

그 와중에도 비닐하우스 단속은 잊지 않았는데
괜히 지퍼라이트로 불한번 지폈다가 호다닥 떨궈 꺼버리는 소심장 ㅎㅎ
난 저 촬영부터 어떻게 했을까 심장이 쫄깃해졌더라는.

더 이상 혜미를 찾을 방도가 없어 벤을 미행하기로 한 종수

우연인 것 처럼 전에 혜미와도 함께 왔던 카페로 가 벤앞에 앉은 종수는
비닐하우스에 대해 묻는다.

둘의 사이 무엇?
종수 가까운 근처에서 비닐하우스를 기어이 태웠다는 벤의 말을 믿지 못하는 종수나
종수가 좋아하는 소설가의 책을 읽고 있는 벤이나..
벤은 과연 진짜 종수가 한 말에 관심갖고 포크너의 책을 읽었던 것일까?.

그때 나타난 벤의 새 여자.
한눈에 봐도 벤이 ‘흥미’를 가질 평범한 차림새의 씩씩한 캔디.
종수는 절박하게 혜미의 소식을 묻는데
벤이 전해준 정보는 두가지. 혜미는 돈이 한푼도 없다. 그리고 혜미가 종수를 특별히 여기고 있어 질투를 느낄 정도였다

종수는 결국 혜미 어머님과 언니가 일하고 있는 분식집까지 찾아왔다.
혜미가 어렸을 적 우물에 빠진 일을 물으니
혜미는 이야기를 잘 꾸며내고 집 근처에 우물조차 없었더라는 충격적인 소식..

벤이 비닐하우스 태울까봐 노심초사해서 온동네 비닐하우스 지키다가
벤이 분명 비닐하우스 태웠다고 말하니 벤의 진의를 의심하게 되면서 비닐하우스 지키는 일은 이제 필요없어졌는데
혜미가 위험에 빠진 것 같아 혜미찾으러 다니면서 진이 빠진 종수에게
이번엔 혜미가 우물에 빠졌던 일은 애초 없었던 일이라는 진술을 듣고 멘붕에 빠진 종수
그 우물이 어떤 우물인데…자신은 기억 못하지만
조그맣고 동그란 하늘아래 몇시간이나 갇혀 울고있다가 종수 자신이 나타나 구해줬던 그 특별한 우물이 애초 없었던 것이라하니.
이제 우물찾기에 나서는 종수..
일차로 혜미 이웃집에 살던 사람은 우물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혜미 찾는 일도 병행하는 종수 아예 벤 집에서 죽치고 있으니 경찰의 의심을 사기까지

그렇게 종수가 자신의 뒤를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벤

벤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성당 미사

멋진 미술관을 낀 고급레스토랑에서의 가족식사모임

심지어 정체중 고가 도로 위에서 양 차로에 딱 만났다..

그래서 아예 도발하듯 종수의 추격을 따돌리기까지 하는 벤

포기하지 않고 벤을 뒤쫓아 발견한 곳은 저수지 둑방 위.
저수지의 비밀?

드디어 말없는 전화의 주인이 나타났다.
종수 엄마

그런데 무슨 엄마가 십수년만에 나타나 돈 500없어 앓는 소리며
오랜만에 만난 자식 앞에 두고 카톡 메시지 보며 흘흘 거리니,,,
그런 엄마래도 좋댄다. 빚진 돈 500 자신이 해결해주겠단다…

그리고 엄마를 통해 듣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같은 단비..
혜미의 말은 사실이었어!!
혜미 말대로 혜미 집 근처에 우물이 있었어!!

이제 혜미만 찾으면 된다. 내 사랑 혜미야 어디갔니?
그저 벤 집앞에서 오늘도 죽을 치는 종수.
그러다 벤에게 딱 걸렸다.
벤은 마침 집에서 기왕의 친구들고 파티를 하려고 장을 봐 오는 중.
종수도 벤의 파티에 합류하게 됨.

아직 파티 시작 전 .
벤의 집에 왠 고양이가 생겼다.
삐약거리는 넘나 예쁜 고양이….

그리고 화장실 수납장에서 기왕의 여자들 액세서리에 예전 종수가 이벤트 상품으로 받아 혜미 줬던 분홍색 팬시 손목시계까지…
여기 액세서리의 주인들은 모두 벤이 분명 모종의 방법으로 ‘처리’를 한 증거품들이겠지.
이것만으로도 살떨리려는데

이전 카페에서 만났던 새 여자친구가 들어오는 찰나에 고양이가 냉큼 탈출을 감행.
종수가 볼 때마다 이여자는 그렇게 미안해 미안해 미안한 일만 연발하고 있군…

주차장에서 벤과 여자가 아무리 불러도 고양이는 나오지 않는데
종수도 나서서 구석진 곳에서 고양이를 발견하고
혜미의 고양이 이름 ‘보일아’라고 불렀더니
바로 종수 품에 안기는 보일이 고양이…
아, 벤 이남자는 혜미를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지난번 종수네 집에 혜미와 함께 방문한 며칠 후에 비닐하우스를 태웠다고 하더니만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혜미를 태운 것인가?
벤의 눈에는 혜미가 ‘쓸모없고 버려진’ 존재였던가?

새 여자 앞에서도 혜미에게 그랬듯 하품이나 쩍쩍하고 놀이개 삼고 있는 벤을 보며
더 이상 벤과 할 이야기 없음을 깨달은 종수 ..

아버지는 그렇게 공무집행방해 &폭행상해죄 어쩌구의 죄목으로 징역1년 6개월형에 처해짐.

송아지도 팔아버림.

비닐하우스 점검은 왜 다시 하는지?

혜미가 너무 그리운 종수..

드디어 혜미의 집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종수

한편 벤은 콘택트 렌즈를 정성스럽게 끼고 있다.

그리고 화장 콘솔을 들고 새 여자앞에 앉아 여자의 메이크업을 해준다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설레는 표정 감추지 않고 얼굴 내어맞기고 있는 여자.

종수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에 벤이 먼저 와있다가 종수를 맞는다.
뻔뻔한 벤…
혜미는 어디 있느냐고?
그러다 칼 맞는다.

아프겠지
‘뼈속에서부터 울리는 페이스’를 느끼는 것 같기도 .  

구역질하는 종수 ‘’

차에 벤을 넣고 휘발유도 넣고
그 앞에서 피묻은 겉옷 뿐 아니라 팬티까지 홀딱 벋어 넣고
라이타 불을 지펴놓구는

휘여휘여 걸어 차로 돌아가는 종수..

맨 몸으로 차를 끌고 나오는 뒤편으로 활활 불에 타는 벤의 차가 비치고
영화는 끝나고…


불을 벗고 알몸을 입은 이야기.
이렇게 영화 줄거리를 장면 장면 꼼꼼히 옮긴 이유는
우선 나부터 정리가 필요해서다.
처음엔 종수의 집에 걸려오는 전화가 중요한 복선이자 메타포 뭐 그런 것일까 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주인공 입장에서는 공항에서 벤이 등장한 것 부터가 도발적이었다는 결론.

종수에게 혜미는 그래도 고향이 같고 사는 처지도 비슷해서
혜미가 사차원 짓을 해도 감당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혜미는 종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혜미는 종수에게 종수가 알지 못했던 기억과 사실들을 상기시켜주는데.
벤이란 남자는 등장부터가 종수를 당황하게 했고
삶의 모든 것이 종수와는 접촉접이 애초 있을 수 가 없는 그런 남자였다.
종수의 시각보단 내가 벤을 본 느낌은
너무 풍족하게 가진 것이 많아 삶에 아무 흥을 못느끼는 허무주의자같다는…
성장한 후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다는 벤은 그래서 좋게보면 희로애락에 아무 감흥을 못느끼는 감정장애자이지만 더 익숙한 표현인 싸이코패스라는 것을 은연중이 누설한 것일수도.
정말 희로애락의 공감능력이 없다는 말이나 싸이코패스나 같은 뜻이로구나!!! 오 놀라워라.
벤은 친구들과 있으면서 가난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혜미와 면세점직원인 새 여자 옆에서 하품을 하는 남자다. 그에게는 살아있는 자체가 너무 무료하다.
그래서 대마초를 거리낌없이 태우는 남자다. 남의 비닐하우스를 태워버린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크게 톤을 높이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관조하고 있다는 듯한 미소를 뻔뻔하게 날려만 대는 …

아 이렇게 쓰고 있는 중에 영화 배경음악이 귀에 울린다.
오보에처럼 굵직한 관악기 소리와 딸가닥 딸가닥 가벼운 타악기 소리가 같이 울리는 그 음악을 도대체 어디서 들었던 거지?

이렇게 느와르 필 충만한 신비로운 음악과 새벽, 밤,땅거미 뒤의 시간이 많이 나오다보니 회색 그 이상의 어두운 색조속에서 벤의 목소리처럼 담담하게 흐르는 영화가 마지막 종수가 벤을 찌르는 장면을 맞이하면서 확 터져버리는 느낌?!
어렸을 때 총을 갈겨대는 홍콩 영화 이후로 사람 찔러죽이는 장면을 보고 통쾌해한적은 처음이다!
벤이 혜미를 죽인 나쁜 놈이니까 죽어도 싼 놈이라 통쾌한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종수의 우직하고 답답한 모습과 벤의 여유만만한 소리없는 미소만을 보다가 종수가 드디어 한 방 터뜨렸다는 거!
특히 종수가 칼질을 해서보다는 칼을 맞은 벤이 속이 후련하지 않았을까 싶은 기분까지 느꼈다니까.
처음 종수 트럭앞에서 찔렸다가 자기 포르쉐 차 앞에서 2차로 찔릴땐 종수를 부여안고 고통을 참는 얼굴이 그닥 일그러지진 않고 평온해 보이기 까지 했었다는 것.
이것이 벤이 그렇게 두달마다 찾는다는 뼈속부터 울리는 페이스 그것일까?
꼭 내가 싸이코패스된 느낌이고 내 심심했던 인생 끝나서 후련한 느낌이랄까?
종수가 구역질까지 하며 몸부림치고 옷까지 벗어버려 추위인지 공포인지 모를 이유로 몸서리를 치는 뒤로 벌겋게 타오르는 그 불꽃이 진짜 희열을 느끼게 했더라는 것이지.

영화 제목이 burning이다. 하루키의 원제는 헛간을 태우다이다.
내가 이 정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종수의 낡은 집 창고를 태우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종수가 기어이 비닐하우스를 태우게 되는가?

그러나 종수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남자를 불로써 소멸시키기만 했을 뿐.
타오르는게 규모적으로는 그닥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던 엔딩.

영화 보는 중에 새로 얻은 정보에 의하면 이 영화는 분노에 관한 영화라고 하는데
이게 왜 분노에 관한 영화지? 의아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종수에겐 벤이란 존재 자체가 분노유발자였네!
벤만 나타나지 않았으면 혜미와 쿵자쿵 즐거웠을 거다.
아, 카페에서도 종수를 배반한 혜미.
혜미랑 데이트하는 줄알고 신나서 왔는데 벤이랑 먼저 만나고 있었던 혜미.
그때 또 크게 실망했던 종수

그렇게 혜미와 쿵작쿵작하며 가뜩이나 힘든 종수의 삶을 온통 헤집어놓은 벤.
종수는 세상을 알 수 없는데 벤은 세상을 다 알고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혜미를 그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벤을 향한 일격.
벤은 슬픔 뿐 아니라 분노도 느낄 줄 모르는 싸이코패스 혹은 소시오 패스라면
종수는 아버지를 닮아 분노를 가슴에 쌓아두었다가 일시에 해소하였더라 이 얘기인가?

아무튼 나만의 시각으로 이 영화를 읽고 싶어서 열심히 보았다만
역시 하루키 원작이라 그런가 참 난해하도다 정말 적응이 안된다.
청춘이란 코드도 있는가보다.

자위를 하고 빨가벗은 유아인의 연기가 놀랍긴 하다만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과는 다른 느낌이라 좀 다른 설정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유아인의 종수는 순박하고 느리고 바보같아보이기까지 했다.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은 보다 평범하고 여유로와 보이는 느낌인데 말이다.

이런 난해함과 유아인의 종수 캐릭터 설정 미스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내게는 전혀 새로와 보이지않는 OST 등이 걸리긴 하지만
막상 다 보고 났을 땐 마지막 5분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이걸 블로그에 올리려고 맘을 먹게 되었다는거.
소장하듯이 한장면 한장면 정성껏 캡춰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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