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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훔친 소설가 참고문헌으로 달리기 24.죽은 혼 .니콜라이 고골.이경완 역.을유문화사 .2010 본문
뇌를 훔친 소설가 참고문헌으로 달리기 24.죽은 혼 .니콜라이 고골.이경완 역.을유문화사 .2010
혜성처럼 2022. 11. 2. 17:21
● 나의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여러분들은 인간의 적나라한 초라한 진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 그게 왜 필요한거지?" 라고 물어볼 것이다.아니 삶에는 경멸할 만하고 어리석은 게 많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는 모른단 말인가? 그것 말고느 위로가 안되는 것들을 우리가 얼마나 자주 보는데, 우리에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을 재현해주는 게 나아. 우리가 현실을 잊고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내가 이것을 잊게 해줘.
그럼 난 행복할거야.(p340)
「검찰관」 에 이어 두번째로 만나는 니콜라이 고골, 러시아가 낳은 또 한 명의 위대한 문호.
검찰관을 읽었던 당시에 내 문학감상력이 워낙에 일천하여 당쵀 아무 기억도 감흥도 없었다 ㅎ
그러니 것보다 훨씬 긴 이 책「죽은 혼」에 대하여도 내가 얼만큼 잘 이해할 수 있을까가 리딩포인트가 되었다네 ㅎ
어려운 도전이니만치 저자에 대해서나 번역자의 안내문들을 꼼꼼히 읽었다.
목차를 봤는데 넘 깨끗하다.
1권
2권
그리고 끝 ㅎ
읽다보니 1권은 총 11개 장,
2권은 총 5개장으로 구분은 되있더라.
1권 제1장 끄트머리에 와서야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죽은혼의 세계를 한줄로 소개받았다.
' 이 손님의 한 가지 이상한 특징과 사업, 혹은 앞으로 독자가 곧 알게 될, 지방에서 흔히 말하는 사건'(p25)
작가는 또 1장 중간에서 여인숙 숙박부를 통해 주인공의 이름을 등장시키는 방법을 썼다.
' 6등관 파벨 이바노비치 치치코프, 지주, 개인적인 용무로 여행중 '(p14)
(1권
1장)
러시아 어느 중소도시를 찾아들어와 시의 정관계 인사들과 영향력있는 유지들을 집중 만나면서
매우 주의깊은 노력을 기울여 그들의 호감을 사고
마침내 시 전체에서 인정받는 셀럽이 되어가는 과정이 작가의 유쾌하고도 야유 가득한 필체로 펼쳐진다.
'그곳에서 여행객들은 하룻밤에 2루블이면, 말린 서양자두같은 검은 바퀴벌레가 사방 구석에서 튀어나오고 옆방으로 통하는 문은 항상 장롱으로 막혀있는 편안한 방을 얻을 수 있다.'(p10)
제2장
'일의 대미를 장식할 결말에 다가가면 갈수록 더 넓고 더 광활하게 뻗어 나갈 이 긴 이야기'(p26)
이 중에서 2장은 여기서 주인공이 마닐로프에게 가는 길처럼 아직은 서막이다.
주인공 치치코프는 드디어 첫 타겟을 만났는가 보다.
이 다분히 사기꾼같은 주인공이 드디어 첫 작업을 개시하려는데 그 내용이 참 황당하다.
마닐로프에게서 서류로만 살아있는 농노들을 매입하고 싶다는 거다.
거기에다 대고 호구 마닐로프는 공짜로 넘겨줄 뿐 아니라 명의이전수수료까지 대신해줄거라 약속한다.
치치코프는 기대이상의 성과에 뿌듯해하는데
도대체 진짜 속셈이 뭔지 급히 다음 제3장을 찾게 되는 효과
2장에서도 저자 고골의 세태 비아냥은 여전하다.
' 그러나 작가는 하층계급 사람들 일로 독자들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 몹시 부끄럽다.
독자들이 하층계급사람들과 교제하는 걸 꺼려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p28)
'여자기숙학교에는 익히 아는 대로 인간덕목믜 기초를 닦아주는 세주요과목이 있으니, 가정생활의 행복에 필수 불가결한 프랑스어, 남편을 위한 피아노연주, 특별히가사에 연관된 뜨개질이 그것이다.
오늘날 (이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변하고 개선되었다.
일부에서는 피아노, 프랑스어, 가사 순으로 체계를 잡았다.
가끔 가사, 프랑스어 , 피아노 순인 곳도 있다.
'(p36)
프랑스어가 러시아 지주들 가정의 행복에 필수불가결하다거나
다양한 변화 양태가 고작 순서 바꾸기라거나 ㅎㅎ
참으로 신랄하다 신랄해 ㅎㅎ
3장 ,4장
이 두 장들은 모두 주인공 치치코프가 죽은 농도 매입과정이 나온
마닐로프를 가뿐히 성공시킨후에 다음 타겟을 향해가던 중 폭우를 만난 주인공.
폭우를 피해 만난 은인에게까지 작업을 걸어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데 성공하는 모습이 나온다.그러니까 다음날에 중간의 식당에서 우연히만난 아는 사람에게서도 농노를 사들이는 게 어렵지 않겠지?
독자인 나나 주인공이나 그렇게 예상했던 전개.
그러나 이 지독한 노름쟁이에 허풍쟁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들은 반나절 잠깐이면 될 일은 이 인간 집에서 하루 꼬박 품을 팔았어도 끝내 실패로 끝난다.
주인공은 죽은 혼 사들이는 거 실패해도 이 인간 다시보지 않고 떠나는 게 더 홀가분하다 ㅎ
5장
우리 주인공의 죽은 농노 매입작업은 계속된다.
소바케비치는 그의 최초 여정 마닐코프와 함께 예정되었던 인물인데 앞서 두 장에서 이틀을 보내고나서야 이제 만났다.
소바케비치는 그의 작업 여정에 새로운 유형의 장애를 가져다 준다.
곰같이 우직할 것만 같았는데 실상은 여우처럼 치치코프의 속내를 꿰뚫고 몹시 탐욕적으로 구는 그.
그런 자에게 너무 속을 들키며 협상이 질질 끌려가는 걸 보려니 속터질라고 하던 참에 막판 아예 판을 뒤집겠다며 튕기는 배짱을 보인덕에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금이며 영수증 관련해서 자잘한 실갱이 계속하는 두 사람.
주인공만큼이나 관객도 소바케비치란 작자에게 넌더리가 나려고 한다 ㅎ
이 지경까지 오면 궁금증 두 가지.
하나는 치치코프가 왜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 일에 혈안이 되어있는가.
( 뭐 이건 초장부터 가져온 질문이긴 하다 )
그래서 주인공이 지주들을 만나는 과정이 곧 인간군상에 대한 르뽀이지 않을까?
특히 소바케비치가 살아서 일 잘하고 있는 농노는 그저 쓰레기 취급하며
명부에만 남아 세금을 축내는 죽은 농노에 대해서는 세세한 버릇 하나까지 기억해주며 세상에 다시없을 쓸모있는 농노라고 열렬히 추켜세우더란 말이지.
우리 속담에 죽은 자식 불알만진다는 말에 비유할 수 있을까?
작가 고골은 여전히 이런게 러시아 사람 작태라고 비아냥이지만 이것들은 전지구적인 인류특 아니겠는가 ㅎ
아무튼 오늘도 치치코프의 반개사륜마차를 따라가는 여정은 스릴 만점이다 ㅎ
● 익히 모두 알다시피, 세상에는자연이 사람 얼굴을 마무리할 때 그다지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그 어떤 세밀한 도구들, 즉 끌이나 나사추, 기타 다른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고, 그저 단번에 내리치기만 한 그런 얼굴들이 많이 있다.
도끼를 한 번 휘두르면 코가 나오고, 다시 한 번 휘두르면 입술이 나옥, 큰 송곳으로 단 한 번에 눈을 파내고, 대패질도 한 번 안하고 세상에 내보내고는 '살아라!'라고 말한 것 같았다.
( p 132. 소바케비치 인물 생김이 이렇더라고 ㅎ)
6장
6장의 주인공은 플류스킨.
사연을 들어보니 안스럽고 그가 앓는 병이 따스한 햇살같은 사랑으로 치유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치치코프와 대화하고 그가 집에서 자기 종들에게 말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는 중증이다.
호더? 혹은 호더증후근? 일종의 강박적 저장본능.
오죽 심하면 이 냥반이 거리에 한번 나타나면 청소가 싹 되더라나?
소작료로 받는 수공예품이 한번 그의 창고로 들어가면 천연 마직물이 그대로 자연으로 돌아가버리기까지.
아무튼 주인공 치치코프는 여기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둔다.
그리고 그가 최초 등장한 여인숙 자기 방에서 잠을 청한 것으로 그의 죽은농노 구매하기 대장정을 끝냈다더라.
이젠 정말 이 농노 명부를 가지고 그가 무슨 일을 벌이게 될지 드러날 것이다.
● 인간이 저렇게 까지 저열하고 쫀쫀하고 역겨워질 만큼 추락할 수 있단 말인가!
저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정말 진실에 가까운 것인가?
이 모든 것은 진실에 가깝고,
인간에겐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 (p 179)
7장
6장 까지 죽은 농노 매입과정을 끝마치고 이제 관청에 가 본격 서류수속을 해야 하는 주인공.
이렇게되면 주인공은 농노를 무려 400명이나 갖고 있는 지주가 되는 거라고 들떠있다.
과연 관청에서 서류 등록하는 일은 순조로울까?
작가는 그 일 이야기 하기전에 작가론을 한참 강연하고 있다.
"추위와 진창 , 진흙탕뿐이며 , 잠을 못 자 정신이 몽롱한 역참지기들, 마차에 매단 종소리, 새로 생긴 마을들, 욕지거리,마부들, 대장장이들, 그리고 길거리 온갖 부류의 사기꾼들과함께 하는 길고 지루한 여정 끝에, 마침내 정든 지붕과 자신을 맞이하러 나오는 등불을 보는 사람은 행복하다' (P 186)
우리의 치치코프의 지난 여정이 혹독하긴 했지.
그런데 고작 일주일 남짓 머물렀던 여관으로의 귀환이 이리도 달콤한 기쁨이 되었으려나 의아해 하던 차.
'그런 보금자리가 있는 가장은 행복하다. 하지만 독신자는 고통스럽다!'
그럼 그렇지. 작가는 치치코프가 불행해 하고 있다는 걸 동정하고 있구나...
'따분하고 혐오스러우며 자신의 슬픈 현실로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인물들을 지나쳐 인간의 수고한 가치를 보여주는 인물들에게 다가가는 작가는 행복하다 '
응? ,,그래서 지금 고골 당신이 치치코프 보면서 행복하다는 거야?
'그러나 매 순간 눈앞에 있으나,무관심한 시선으로는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감히 밖으로 불러내는 작아의 운명은 그와 다르다.
...중량...
그리고 나는 아직 오랫동안, 어던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이상하고 짝이 없는 내 주인공들과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며, 큰 무리를 지어 흘러가는 삶을 관찰하고, 즉 세상에 보이는 웃음과 세상에 보이지도 아알려지지도 않는 눈물을 삼키며 그것을 관찰하도록 예정되어있다. ' (P 188)
그러니까 작가는 지금 주인공 치치코프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려니까 너무 부담되고 끔찍하다고 하는 거야?
'길을 나서자, 길을 나서자! 이마에 깊게 팬 주름살과 엄격하고 어두운 ㅈ얼굴은 저리 가라! ...삶 속으로 단번에 갑자기 뛰어들어, 우리의 치치코프가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자 ' ( P 188)
그러니까 앞으로 치치코프가 얼마나 끔찍한 일을 겪게 될지, 그래서 작가는 자기의 주인공이 겪을 그 끔찍한 일을 적어내려가는 이 일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너스레를 이렇게 요란하게 떨었다는 거다 ㅎ
지난 6장도 갑자기 1인칭 문장이 나오니까 내가 뭐 빼먹었나 당황했었다.
이렇듯 작가는 마치 냉정한 관찰자가 되어 실존 인물의 감상기를 전하듯 이야기를 전해간다.
그러면서도 작가도 마치 그 옆에서 생생히 공감하고 있고 또 동행하느라 힘들어 죽겠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류의 글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아, 마의산의 엔딩도 이런 식이긴 했다.
저자가 주인공의 파국을 지금 옆에서 목격하고 있다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재기 발랄한 작가가 호들갑 떤것은 결고 과장이 아니었다.
주인공 치치코프가 농노 매입 서류를 등록하러 관청에 가는 길에 마닐로프, 그의 첫 거래고객을 만난다.
괜히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뻔했다는.
주인공의 심정은 여기서 별로 드러나진 않았는데 속으로 마닐로프 정도야 적당히 둘러대면 상황을 잘 받아들이겠지 했겠지.
사이좋게 농노 거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는데 이 공무원이 또 녹록치 않다.
말단 부서를 통해 은밀히 처리해야 할 일이 관청 책임자 , 그가 그동안 열심히 사귀어둔 시 셀럽들중 하나의 손까지
쓰게 생겼다.
그 관청 책임자의 방에 갔더니!
책임자와 함께 떡 하니 동석해 있는 이가 소바케비치!
그를 그렇게 피말리게 했던 욕심쟁이 식탐왕.
지금까지의 네 건의 농노거래 당사자들끼리 서로 몰랐으면 했거늘 지금 두 당사자가 이렇게 함께 있다.
심지어 책임자는 주인공에 대한 호의로 관청 내 어중이 떠중이 다 불러모아 증인을 세워준다.
(이 증인 건도 치치코프가 예견한 게 아니라 소바케비치기 심술궂게 언급한 일이다. )
어찌 어찌 서류처리는 일사분란하게 완료 되었는데 관청 책임자는 이제 또다른 제 삼자를 끌어들여
농노 매입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자고 한다.
서스펜스, 스릴, 서프라이즈 그 모든게 여기 7장에 다 있었다 ㅎ
아!
" 말단 담당 : 농노를 10만 루블어치나 구입하시면서 그 수고에 대한 사례가 고작 흰색 한장이네요?
주인공 : 암짝에도 쓸모없는 놈들이라서요. 그 절반 값도 안나가요!
소바케비치 : 그 개같은 사기꾼에게서 두당 얼마에 구입했고?
치치코프 : 당신은 여자 농노를. 끼워놨던데요?
소바케비치 : 아니요! 난 그런 농노 판 적 없어요 "
관청내 이 은밀한 거래에 이 딱 세사람만 그 은밀한 실체에 접근하며 나누는
역시나 은밀한 대화들 ㅎㅎㅎ
이제 1권의 딱 절반 고지다.
진땀나게 아슬아슬하다 ㅎ
● 경시총감은 도시에서 일종의 아버지이자 자선가였다.
그는 시민들을 가족처럼 편안히 대했고 , 상점들과 시장을 자기 집 광 드나들 듯 하였다.
( p209 참 잘도 자상하시겄다 ㅋㅋㅋ)
8장
농노매입수속을 마쳤으면 이제 당장 무대를 떠나야 할텐데 이제는 연일 계속되는 파티에 시달리는 주인공.
그가 400명의 농노를 매입해서 헤르손이라는 곳으로 이주시키려 한다는 소문은 N시를 덮어버렸고
치치코프는 이제 백만장자라는 지위까지 더해져 N시의 모든 이가 치치코프와 아는 척을 하지 못해 안달을 하게 된다.
치치코프에게 배달된 의문의 편지 한통.
치치코프는 파티장에서 만날 편지주인공을 기대하며 그렇게 파티의 주인공이 된 것을 즐기게 된다.
그런 치치코프가 맞닥드린 8장의 두 가지 빅 이벤트 ㅎ
하나는 지난 6장에서 만난 어여쁜 소녀. 그녀가 곧 현지사의 딸이란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노즈르표의 등장.
이자는 치치코프가 죽은 농노를 매입하려 했다는 걸 폭로해서 그날 치치코프의 모든 열의와 집중력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렸다.
그러나 주인공 치치코프를 흔들어버릴 더욱 강력한 폭풍이 다음날 새벽길 낡고 우스꽝스러운 수막마차를 타고 도착했다.
당연히 소설은 9장을 예고하고 있었고 ㅎ
● 특히 '침엽수림은 잠들었고, 골짜기는 잠 잔다' 라는 구절과 '추!'란 단어를 너무도 완벽하게 낭송해서, 정말로 골짜기가 잠든 것처럼 보였고, 그는 유사성을 더 살리기 위해 이때 눈을 가늘게 뜨기까지 했다.(p219)
9장
수박마차의 주인은 지난 3장에서 치치코프를 속터지게 만든 노부인.
도돌이 대화를 하며 죽은 농노 거래를 한사코 두려워하다 마침내 관청에 다른 작물 거래를 터주리란 기대로
겨우 성사된 거래당사자.
정신차리고 나니 내가 혹시 손해본 거래를 한 건 아닌지 확인하려고 친분있는 부인을 찾아 밤길을 달려온거다.
9장에서는 인간에 대해, 그 인간성에 대해,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죄성에 대해 처절하게 목격하게 된다.
죽은 농노.
그 거래도 너무 어이없는 것이긴 하다.
그런들 어떠리.
명부상의 농노를 갖고 있는 자체가 앞으로 부과될 비용만 초래할 뿐.
거저도 아니고 돈을 받고 처리해준다는데 거기에 이런 파란이 일어난 참상.
무엇보다 그 말도 안되는 거래에서 혹여나 자기나 손해를 본 건 아닌지 , 혹 통상 거래가격이란게 있는지 알아보려했던 주인의 욕심이 밤새 편자도 안 단 말을 고통스럽게 하며 달리게 만들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보다 남이 가진 것에 더 큰 의구심을 가지는 그런 존재.
그리고 차라리 빼앗겼으면 모를까 손해를 봤다는 건 죽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욕심의 노예.
혐오스럽다.
거기에 덧붙여 이 코로보치카 부인에게서 소식을 들은 첫번째 부인.
그리고 그 부인이 득달같이 달려가 만난 두번째 부인과의 우스꽝스러운 대화, 그 촌극.
아마 넉넉히 한시간 안에 N 시 온 시내가 치치코프와 현지사의 딸과의 치명적인 스캔들로 들썩였다지.
그걸 묘사하는 작가의 야유 가득한 글발이란 !
10장
우왕좌왕 혼비백산
지난 9장 두 여인들의 분전으로 온 시내가 치치고프의 일로 난리가 난 상황 소개했다.
애초 죽은노예 거래 사실이 치치코프가 현지사의 어린 딸에 대한 관심이 야기한 로망스급 스캔들의 의미가 더 컸던 9장이라면
이제 10장에선 보다 행정적이고 공공적인 대처에 나선 사내들의 모습이 나온다.
우선 현지사를 포함한 관내 기관장급들은 새로온 총독의 포고령이 지금 치치코프 일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우리 나라 속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듯이 (이 속담 맞나?^^;) 아니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상황처럼치치코프와 총독의 엄한 포고령을 연결지으며 전전긍긍이다.
10장은 그 중에 우체국장의 어이없는 추측과 지방검사의 급사가 메인이슈가 되어준다.
한편 이 소동을 부채질한 노즈드료프란 위인도 참 ㅎㅎㅎ
입에서 거짓말을 스스로도 제어못한다니 ㅎㅎ
문장들이 시종일관 풍자와 비아냥 야유가 가득하다.
고골의 죽은 혼서보이는 이 우스꽝스럽고 천박하고 저열한러시아인들의 모습이사실나를 포함해 인류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것아닐까
고골의 소설속 인물들은 그래서하나같이인간극장코메디의표본들 같다.
"대채로 우린 왜그런지몰라도 의회란 것어 맞게 창조되지.않은 것이다."
● 인간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존재다!
신은 믿지 않으면서 양미간 가려운 증상이 있으면 죽은다는 말은 믿고(p290)
● 그러나 이 회전이 빠른 머리에 불행한 일이라도 닥쳐서 자신의 삶이 힘겨운 순간에 놓이면,강인한 성품은 어디론가로 사라지고 , 꺾이지 않는 남성다움도 완전히 사라지고 , 그는 순식간에 처량한 겁장이 , 볼품없는 허약한 어린이, 아니면 기껏 노즈드료프가 말하는 것처럼 그저 추잡한 놈이 되는 것이다.
(p293)
11장
대망의 종장.
지금껏 독자인 내가 궁금해 한 그 한 가지
그리고 소설이 시작된 주요 사건의 내막이 밝혀진다.
한마디로 주인공의 지나온 삶과 앞서 10장까지 N시를 떠들석하게 한 죽은 농노 매입의 결말들이.
혹시 죽은 농노 매입 계약이 무효화되고
치치코프는 고소되어 무슨 사법적 단죄를 받았는가?
아니면 N시의 이 요란한 대중들 앞에서 잔인한 여론재판을 받았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ㅎ
치치코프는 노즈드료프를 통해 자기 주위에서 일 돌아가는 전말을 듣고 놀란다.
그리고 그는 당장에 단 한가지 목표를 위해 전심전력한다.
튀어라!
ㅋ
그랬다.
그는 스캔들의 상대방 현지사 딸을 보려한다거나
사태를 부풀린 이를 만나 따지고 자시고도 없다 .
서둘러 짐을 챙기고 먼 여행을 위하여 만반의 채비를 마치고 길을 떠난다.
그가 그렇게 N시를 떠나는 걸로 사태가 아니 이 소설이 마무리 되는가 싶은 순간에 주인공 치치코프의 과거 이력과 삶의 진실이 쏟아진다.
그리고 죽은 농노 매입의 의도와 구상의 계기 등도 함께 말이다.
이게 만일 영화나 드라마로 그려졌다면.
소설처럼 이런 플롯으로 전개되었다면 참 맥빠지는 구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주인공과 함께 전면에 나선 개성 강한 작가의 의지가 있어 오히려 결말은 통쾌하다.
작가는 대놓고 말하는 거다.
지금 러시아 너거들이 죽은 혼에 매달려 사는 치치코프라고!
11장 후반부는 그래서 작가의 예의 신랄하고 비꼬는 말투로 러시아 독자들이며 기성작가세계 를 비판하는 듯이 보이지만 결국 그런 성향은 세상 모든 작가 곧 창작자들이 전 인류에 대해 가져온 탄식 아니었던가!
● 이미 오래전에 어른이 되고 엄격한 내적 생활과 고독이 가져다주는 활기와 맑은 정신으로 훈련을 받은 작가(p312)
● 바다속 모래알처럼 인간의욕망도 무수히많으나 , 모두 저마다 각기 다르며 낮은 것이든 아름다운 것이든 , 처음엔 인간에게 복종하다가 나중엔 이미 인간의 꼼찍한 지배자가 되어 버린다.(p338)
● 나의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여러분들은 인간의 적나라한 초라한 진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 그게 왜 필요한거지?" 라고 물어볼 것이다.아니 삶에는 경멸할 만하고 어리석은 게 많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는 모른단 말인가? 그것 말고느 위로가 안되는 것들을 우리가 얼마나 자주 보는데, 우리에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을 재현해주는 게 나아. 우리가 현실을 잊고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내가 이것을 잊게 해줘.
그럼 난 행복할거야.(p340)
●여러분은 깊이 응시하는 시선을 두려워한다.(p142)
이제 주인공 치치코프는 N시를 완전히 벗어났다.
마부를 재촉해 마차의 속력을 높이며 이제그는 새로운 도시에서 새 삶을 허락할 이 그지같은 러시아를 축복한다 ㅎ
자기와 같은 사기꾼이 판을 치도록 이렇게 우스꽝스럽고 병든 조국 러시아를..
그래서 페트로리카와 루시Russ 란 단어가 모두 러시아를 상징하는 말인 것을 이번에 배웠다.
'루시여, 넌 대체 어디로 질주하는 거냐!
대답하라 ! 답이 없다.
종은 신비로운 소리를 내고, 조각조각 부서진 대기는 천둥 소리를 내며 옆으로 비껴서 루시에게 바람으로 변한다.땅에 있는 모든 것이 스치며 날아가자, 곁눈질하며 옆으로 비켜서 루시에게 다른 민족들과 국가들이 길을 내준다.(p346)'
2권
1장 ~2장
2권의 무대는 광활한 러시아 평야의 어느 구석쯤 되나보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산등성이와 초록의 대지를 언급하는데 마을 하나당 다음 마을까지를 그저 지평선 끝에 점점히 미치는 아지랭이처럼 묘사하고 있으니.
여기 그 중 어느 구석진 곳에 자리 잡은 영지의 주인 텐테트니코프.
소설의 화자는 이 지주의 12살 적 어린 시절부터 서른 중반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삶을 꽤 정성들여 소개해준다.
그러니까 1장은 유별나게 까탈스러운 젊은이가 영지 개척의 소망을 품고 시골로 들어왔다가 만사 뜻대로 되지 않지않자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엄청난 게으름뱅이 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1장 끝에서 다시만난 소설의 진주인공 치치코프 모습을 묘사하는데서 나는 이 지주보다 그가 더 불쌍해졌다 .
지간 번 N시의 모든 거래는 헛돈만 날리고 그는 여전히 지주들의 땅을 떠돌며 죽은 농노를 구입하고 있던 것.
그러니 그의 모든 동작과 태도는 더욱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쪽으로 발달해있더라는 정황에서 그가 나이들어갈수록 자신의 헛된 야망에 더욱 절박해져가는 게 보여서였다.
누구든 주인공 보정을 안받겠냐만은 이쯤되면 치치코프도 부디 좋은 짝 만나 적당한 영지에서 안식을 누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텐태트니코프의 이웃 그 각잡고 사는 장군에게 있지도 않은 삼촌썰을 풀어 죽은농노를 매입한 일이 부디 성공했기를 빌며 3장으로 달려간다.
그나저나
1장과 2장의 분량 차이는 무엇때문일까?
1장은 엄청 많은데 2장은 달랑 이웃 장군만난 걸로 끝이다?...
3장~ 결론장
2장에서 3장 사이에는 뭔가 큰 단절이 느껴졌다.
책을 읽기 앞서 번역자 해설과 작가 정보를 미리 읽은 바에 의하면 저자 고골은 이 책 2권을 썼다 태웠다를 두번이나 반복했다고 한다. 그래서 죽은 혼 2권은 태워지고 남은 판본들과 원고 원본을 추스려 그의 사후 출간된 작품이다보니 본문 내 문장이나 단어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던 것을 알 수있다. 빈 부분은 당연히 번역자던가 사후 출간에 앞장선 누군가가 매꿔서 괄호 표시로 구분해 놓았다.
아무튼 그러한 사연으로 베트리세프 장군과 헤어진 치치코프는 그의 심부름을 갖고 가던 중 3장의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앞서 2장에서 치치코프는 자신의 죽은 농노 매입을 성공시켰는가 보다. 그러나 못다한 이야기들이 분명 있다.
베테리세프의 딸과 텐테트니코프와의 주선은 어떻게 되었으려나? 그전에 텐테트니코프와 베테리셰프의 화해는 마침내 성사되었을까?
과연 이 사연들이 작가가 태운 판본속에 있는 건지 애초에 생략된 것인지 나야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작가의 의도적 생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건 정말 자연스럽지 않은 전개일테니까 말이지.
3장에서도 역시나 다채로운 러시아 인물상을 만나게 된다.
인심은 좋은데 대책없이 먹는 것에만 모든 것을 쏟아붇는 페투흐.
선하고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세상 심드렁한 무기력증에 빠진 플로토노프.
여기에 그의 매형 코스탄조글는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을 연상케 했다.
합리적인 지성과 강력한 의지를 갖고 러시아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일익을 맡았다는 자부심을 갖는 모습들이 말이다.
치치코프는 코스탄조글로에게 푹 빠져버린다.
물론 그의 성실한 인품과 지성적인 가치관에 반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품과 사상으로 그가 일궈낸 부와 성공이라는 결과물에 더 관심을 가진 것이겠지만.
과연 치치코프는 코스탄조글로에게서 자금지원을 받아 코스탄조글로처럼 지주가 되어 안착할 계기를 마련한다.
그러나 결론장에서 이야기는 급선회하여 치치코프는 감옥에 갇힌다.
무자조프 등의 인물과 대화하는 속에서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은 치치코프가 토지를 매입하려던 지주의 친척의 유산을 가로채려고 유언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매우 급작스럽게 흘러간다.
시의 행정을 책임지는 공작이란 사람은 치치코프를 비롯해 시에서 일어난 이 복잡한 사기와 뇌물 행각의 전모를 밝혀내려 애쓴다.
무라조프란 사람은 매우 선하고 양심적이며 동정심이 많은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 근원은 그의 신실한 신앙에 있었다.
무라조프는 어리석은 치치코프를 통렬하게 꾸짖으며 그 타락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치치코프는 영혼보다 그의 재산, 그의 일신이 탈출하기만을 바랄 뿐이며 잠시 답보상태가 된 듯해 보였지만
결국 무라조프의 인내심과 포용력이 치치코프를 수용하여 그의 영육의 모든 구원을 위해 공작을 강력하게 설득하는 장면.
1권과 2권은 출간 년도의 간격이 상당하다.
그 덕분인지 1권과 2권의 문체나 저자의 세태묘사가 달라져있다.
1권에서 저자 혹은 화자는 인물들과 거리를 두고 인물과 풍경이 하나인듯 묘사한다.
그리고 그 뉘앙스는 몹시 신랄하고 냉정하다.
하지만 2권에선 화자는 각 인물들의 심리를 보다 자주 들여다본다.
대신에 세태풍자나 비꼬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동조섞인 논조로 전해주는 인상이다.
결말까지 초조해하며 읽었다.
"그는 약간 늙었다....아마도 재정 상태 역시 부러워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얼굴 표정, 예의범절, 몸가짐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심지어 그의 행동과 말솜씨는 더 유쾌해지고, 안락의자에 앉을 때는 한쪽 발이 다른 발 아래로 더 민첩하게 밀어 낳으며, 말할 때는 더 부드러워지고 단어와 표현은 더 주의깊에 온건해졌으며, 자신을 더 자제할 술 알고 모든 면에서 더욱 재치 잇어진 것 같았다. " (p 378)
이렇게 묘사된 주인공 치치코프의 모습에서 치치코프가 죽은 농노를 매입해 거부가 되려던 꿈은 여전히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구나. 그러함에도 그는 더욱 단단히 재무장하고 지주들을 호릴 말재간과 외양을 잃지 않은 데에서
그의 더욱 강렬해진 집착과 초초함이 느껴져 2권에서는 부디 그의 계획이 성공하던지 하였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1권에서의 퇴장은 치치코프를 써서 러시아를 비판하는 도구로 희화화 되어 사라졌다면 2권에선 그가 신실한 기독교의 대리인을 만난 덕에 그간의 죄된 세상에서 역시나 내면의 부패하고 탐욕스런 욕심을 버리고 새출발을 꿈꾸며 전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얼마나 안심이 되었는지 모른다.
길었지만, 사실 다른 여러 책들과 함께 읽느라 치치코프에게 온전히 집중하진 못했지만 치치코프가 아둥방둥해온 삶이 어찌되었건 이제 안식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 -더 드셔보세요
- (너무 배불러서 뱃속에 ) 들어갈 자리가 없어요
- 교회에도 정말 자리가 없었지요. 근데 시장님이 오니까 자리가 생겼어요.
한번 해보세요. 이 송아지 고기덩이가 바로 그 시장님 격이에요
과연 그 고깃덩이에는 시장님과 같은 뭔가가 잇었다. (뱃속에 들어가졌다. ) (p 413)
● 당신이 다른 이들 앞에 죄를 지은 것이 안타까운 게 아니라, 자기 자신 앞에. 등신의 몫으로 주어진 풍부한 힘과 재능 앞에 죄를 지은 게 안타깝소.
당신의 소명은 위대한 인간이 되는 것이었는데, 당신은 자신을 타락시키고 멸망시킨 거요. (p 496)
● 본보기가 규범보다 더 강하지요 (p 499)
● 선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그에 대한 사랑 없이 힘써서 섬을 행하세요. 이게 선에 대한 사랑으로 그걸 행하는 사람에게보다 당신에겐 더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
몇번만 하면, 그다음엔 사랑도 얻게 될 것입니다.
왕국(천국)은 침략하는 거라고 해요. 힘써 그걸 향해 나가기만 해요. ([499)
● 그 비속함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 제도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비속한 욕망에 있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 부패와 부조리의 희생자만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인 비속함으로 외적인 비속함을 증폭시키는 파괴자이기도 한것이다.
고골에게 사회의 비속함을 해결할 방법은 인간 개개인의 영적인 자기 정화와 성장이다. (p 568. 역자의 해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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