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
왔어요 하루키가 왔어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2023신작.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본문
날이면 날마다 오는 하루키가 아니에요
예약주문이라 2주일만에 드디어 배송되다.
택배도 택배고 소설 발간도
「기사단장 죽이기」이후 6년만이라고 한다.
작년에 에세이집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을 만났었지.
이제 내게 무라카미 하루키는 습관이다.
이 냥반 돌아가시기까지 나는 그의 작품을 따라가게 될 것같다.
소설가보다 작가 하루키
내 책상 앞 책장에 「1Q84」 만 남아있어서 직전에 「기사단장 죽이기」란 책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었다 ㅎ
또 그 직전에 읽은 게 단편 「잠」이었다.
몇년간 하루키에 푹 빠져서 하루키가 처음 낸 소설부터 시작해서 소설과 에세이 가리지 않고 오로지 발간 순서대로 닥치는대로 그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따라갔다.
내가 하루키에 빠지게 된 책은 「내가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미 초베스트셀러였던 「노르웨이의 숲」을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소설가 하루키보다 에세이 작가 하루키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다.
에세이들을 쭈욱 읽어오면서 그의 대인관계, 재즈 홀릭의 취향, 극강의 클래식 매니아 , 인도차이나반도와 그리스에 머물렀던 여행 이력을 알게 되었지.
그중에 압권은 당연히 첫 책을 통해 그가 대단한 마라토너라는 사실.
왜때문인지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우직한 파워에 감동을 받았었다.
여전히 어려운 하루키의 문학 세계
문제는 그의 소설.
읽고나면 당최 머리 속에 무슨 이야기였는지 남아있질 않다.ㅎ
지금 읽고 있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주인공이 꾸는 꿈같다.
나도 하루키처럼 직유법을 쓰자면 마치 불 켜면 샤샤샥 사라지는 바퀴벌레 떼처럼
그의 소설의 주인공, 플롯, 이야기들은 사라져버린다.
인상깊은 소설이야 있다.
「양을 쫒는 모험」 거기서 관동군이 소련군에 붙잡혀 처참히 고문당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는다.
물론 당시엔 그 서사 전체의 감동에 빠져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친구들에게 열심히 전도하기도 하였었지.
이제껏 만나온 하루키의 소설 중에 가장 스펙타클하다고 강조하면서.
「잠」을 통 해답을 얻다
물론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면서 양쪽 장르 모두에게서 하루키의 스타일과 하로키 본체를 찾아내는 것 어렵지 않았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은 늘 한결같다.
책을 좋아하고 클래식을 즐겨 들으며 자기 일상을 꽉 장악하고 있고 겉으로는 유연한 모습이지만 결코 남에게 끌려가지 않는 강한 내면을 가지고있다.
난 그게 하루키 본체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1Q84」 랑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읽은 책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서 하루키 소설의 키워드를 발견한 것 같았다.
일단 소설 자체가 내겐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단편이니까 내용도 짧고 간단하다.
어느날 주인공이 갑자기 잠을 못자게 되었다.
불면증인가 싶어 검사도 받아보고 하는데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그렇다고 잠을 못자서 피곤에 쩔거나 고통받지도 않는다.
마침내 주인공은 굳이 오지도 않는 잠에 연연하지 않기로 한다.
남 자는 시간에 책도 읽고 수영도 하면서 보낸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남들과는 달리 잠을 자는 시간 만큼의 보너스 시간을 부여받은 거다.
내가 보기엔 꿈같은 인생을 산다.
그런 내용이다.
그러고 나서 「1Q84」 나 「기사단장 죽이기」의 서사를 아주 여유로운 태도로 만날 수 있었던 듯.
물론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말이지 ㅎ
하루키의 소설 속 사건은 이렇듯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듯 그렇게 벌어진다.
아무 이유도 없고 , 설명도 없다.
말 그대로 '어느날 갑자기'다.
「잠」 의 경우엔 작가의 로망이 아니었을가?
피곤한 육신을 잠에게 지는 게 아까워서였을까?ㅎ
나로서는 나도 주인공처럼 잠과 이별한 삶을 살고 싶다
그러면 나는 두 배로 알차고 짜릿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
암튼 어느날 갑자기 잠과 이별한 주인공.
그 외 그의 몽환적이고 서사적인 스토리들은 여전히 갑툭튀의 날벼락 같은 세상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 이야기다.
문체와 제목 그리고 비유법
알고 보면 하루키의 그 많은 책을 읽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하루키의 문장 스타일이 내게 베어들었을 수 도 있겠다.
당연 하루키가 더 세련되지.
평이하면서도 구체성을 놓치지 않는 집요함이 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원래 작문 시간에 '그' 라는 표현 많이 들어가면 문장 질 떨어진다고 배웠다.
'도시와 불확실한 벽'이라던가.
'도시와 도시의 불확실한 벽' 이란 표현이 정확한 거다.
근데 이게 말 맛이 나냐구!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란 말이 입에 쫙 붙고 뭔가 더 적확하게 대상을 규정한 표현 같으단 말이시!
문장이 평이하다고는 하지만 은근 서술어는 늘 두개 이상이기도 하고. 「」
그렇다면 나는 하루키의 단문 능력은 왜 습득하지 못했는가?ㅠ
그러나 그의 직유는 늘 내게 별로 공감이 안간다 ㅎ
사는 곳과 라이프 스타일과 나이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뭐니 뭐니 해도 그의 각종 제목들은 늘 감탄을 자아낸다.
지금껏 그의 모든 소설 제목들이 그러하고 각 권에 따른 부제도 멋지다.
디게디게 뭔가 있어보이고 그런다. ㅎ
이번에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그런 면에서 무척 밋밋하다.
밋밋해도 이런 제목이 들어가면 대게는 멋들어진 에세이나 심오한 상징을 담아 보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소설은 바로 이 도시와 벽에 대한 이야기다 ㅎㅎㅎ
이게 하루키 소설의 대반전이다 ㅎㅎㅎ
「기사단장 죽이기 」1편 부제 '현현하는 이데아'
이것도 정말 이데아가 현현(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함) 하는 이야기다 ㅋ
2편의 '전이하는 메타포' . 오홋!!!
제목부터 살떨리게 만드는 아우라가 마구 막 느껴지는데
실제 내용은 역시나 은유의 세계가 여기저기 실제로 전이(전파)되고 있다는 상황이다.
나는 제대로 낚였었다 ㅎ
도시는 실재할까? 벽은 무슨 뜻일까?
나는 그래서 이런 생각 안하고 읽는다.
복잡하게 소설이 추구하는 숨겨진 주제와 가치가 있을 거다 뭐 크게 기대를 안한다.
소설 속에 그런 주제와 가치가 없을 거란 소리가 아니다.
하루키는 메타포가 아니라 simile 시멀리의 작가다.
그가 도시와 벽으로 직유해서 그려낸 세계만으로도 충분히 소설은 이야기가 될 것이고 재미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도시와 벽을 주인공들 내면의 상상의 세계라 할려 해도 도시와 벽은 아주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주인공들 앞에 존재하니까.
예를 들어 도시를 둘러싼 벽은 벽돌로 되어 있는데 아무리 칼로 그어도 흠집 하나 나지 않는 완벽한 견고함을 자랑한다.
도시와 벽은 그렇게 존재한다.
그러니 나는 물론 도대체 이 둘의 대화는 어디까지 상상이고 어디까지 꿈일까 의심을 하면서 보고는 있지만
도시 이야기며 너무도 생생한 이 상상 속 공간에 빠져들기 어렵지 않다.
그러니까 세상에 이런 도서관이 어딨어?
꿈?
그게 알같다고?
아이고 하루키 이냥반아!
나는 그렇게 빙긋 빙긋 웃으며 이 소설 세계에서 하루키의 감춰진 욕망 혹은 로망을 찾아내는 재미만 알면 되는 거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하루키 나라
주인공의 이상한 첫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이별.
물론 그 이별도 참 이상하긴 한데 어찌되었건 이별이란 슬픈 거니까.
그걸 당하고 살아야 한 주인공의 고독한 삶이 너무나 안스러우니까 비극적인 이별이라고 말한 거다.
주인공의 삶은 고독하고 쓸쓸한 가운데 요상한 경험으로 비틀리기도 한다.
주인공은 어느새 첫사랑 소녀와 상상으로 지은 이상한 도시에서 소녀의 본체를 보며 오래된 꿈을 읽는 일이라는 희한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대도시를 떠난 조그마한 마을에서 도서관 관장으로 삶여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는 주인공에게 진정 반전과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되는 곳이다.
그곳에서 만난 전임 관장의 유령과 서번트 증후군의 희한한 소년, 그리고 우연히 들른 카페 사장에거 들입다 데이트 신청을 하며 이룬 새로운 형식의 연인관계까지.
주인공은 늘 기다림에 익숙한 듯이 새 연인에게 기다릴 수 있다면서 한 사람을 수용하고 그러다 첫사랑과 신비롭게 재회한다.
한편 도시에서도 주인공이 새 삶을 시작한 곳을 출신으로한 새로운 손님을 맞아 놀라운 체험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새로운 손님의 도움으로 도시를 떠나오게 된다.
그리고 도시밖 주인공의 또 다른 분신과 하나가 되기로 한다.
그러니까 이별의 아픔을 겪은 주인공이 놀라운 체험을 하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치유를 경험한다.
한편 주인공이 만난 유령도 비극적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다. 그는 유령이 되어서까지 삶을 긍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주인공은 또한 서번트 증후군의 소년에게도 너무나 최적의 대안 공간이 되는 곳을 소개한 셈이 된다.
그렇게 아픔과 한계가 극복되기도 , 치유되기도 , 새로운 대안을 만나기도 한다.
그걸 이루기 위해 주인공이 겪어야 할 놀라운 경험.
그것의 통로가 되어준 도대체 존재의 시작과 끝을 알수 없는 도시와 불확실한 벽
도시와 불확실한 벽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분명 상상으로 만든 도시이고 주인공이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주인공은 그 도시로 인해 제약을 받고 그 도시로 인해 삶을 살아간다.
아마도 잃어버린 첫사랑의 본체가 있는 도시는 주인공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안적 공간이었을 것이다.
상상의 도시이기에 그것이 '본체'라고 하더라도 , 온전히 주인공이 사랑한 첫사랑 소녀가 아닌 것을 알아도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의 반영일 뿐인 곳이다.
아무튼 그렇게 상상이 현실이고 현실이 상상으로 구현되어 상상이 먼저인지 현실이 먼저인지 알수 없는 세계이다.
도시 자체도 그렇다.
도시의 시작이 언제였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고 그 끝도 결코 알수 없다.
도시에서는 애초에 시간조차 없다고 한다.
뫼비우스의 띠.
결코 시작도 끝도 알수 없는 것.
안과 밖도 구분이 안되는 희한한 곳.
안인듯 밖인듯 패러독스가 자연스러운 모순과 역설의 장소
거기가 바로 도시다.
하루키식 치유의 방법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인정하라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함에도 드라마나 영화의 인본주의적, 혹은 인문학적 주제가 좋다.
성경이 아닌 바에야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문학은 그래야 한다고 본다.
'His story'와 우리네 인생사 울고 웃는 이야기는 다른게 당연하지 않겠어!
'나의 아저씨'나 ( 또 뭐가 있었더라? 긁적긁적) 여타 질좋은 드라마를 보면
이 고해의 바다와 같은 인생사에 해답들.
그것은 '그러니까 인생인거다 ' 뭐 그런 메세지.
어차피 인생이란 힘든 거야.
그냥 살다가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에 찾아갈 데 있는 게 성공한 인생이야.
그거면 충분한 거거든. (드라마 나의 아저씨 중에서 )
그리고 보니 [땐뽀걸즈]에서도 그랬다.
물론 인생사 쓰고 고달프다. 너무 괴롭다.
근데 다 그런거고 원래 그런거다.
그래도 잠깐 신기루같이 , 마법처럼 잠깐 기쁘고 환상적으로 행복한 순간이 있다.
[에브리씨에브리웨어올엣완스]도 같은 주제다.
그 행복의 순간이 너무 찰나라고 무시하지 말자.
너무 찰나이니까 그만큼 소중히 여기며 또 다른 찰나의 순간을 소망하며 살면 되지.
이런게 문학과 영상 예술속 인문학도들이 던지는 주제다.
여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좀 다른 차원의 인생해법을 들고 왔다.
첫사랑을 잃은 비극이후 좀처럼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주인공.
아내와 자식을 잃고 홀로 4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과 그 유령.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은 자각할 수 없는 고해의 인생을 사는 서번트 소년.
여기서 주인공은 자신의 자아가 둘로 나뉘는 경험을 통해 유령과 소년과의 행복한 교유를 체험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남자는 자연스레 새로운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랬다.
도시에서 탈출한 것은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을 읽다가 그림자를 살리기 위해 탈출시킨 그 본체 '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본체 '나'인줄 알고 있던 '나'는 사실 도시를 탈출한 그림자가 맞았다.
그림자도 본체와 똑같은 경험과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자는 어느때와 다를 바없이 본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내안의 두 '나'가 대화를 나눈다!
이 설정은 3부 도시로 간 서번트 소년과 합체한 '나'가 고대로 보여준 설정이다.
우리야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조성모 , 가시나무) 노래를 하지 않아도
내 안에 또다른 내가 있다는 거 사실 낯설지도 신박하지도 않은데 서번트 소년과 '나'의
'물과 물같은 '합체는 정말 새롭다!
엄밀히 말하면 두 인격이 하나의 인격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은 체 하나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여기는 오히려 더 효율적인 기능을 하기까지 한다.
지나간 너무도 아픈 기억이 있는가요?
그럼 내안의 또 다른 나에게 그 아픔을 전가해보아요
나는 생각하기 싫은 일을 잊지 못하는 편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아.(p636)
카페 사장처럼 우리는 무수히 후회거리를 안고 살아간다.
또한 삶의 무게와 고통도 많다.
그럼 잠시 나를 분리해보아요.
그리고 도시속에 가둬버리세요.
그리고 고통과 아픔이 분리된 나는 보다 가볍고 활기찬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보아요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하루키가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잔잔하게 던져진 돌 그리고 강력하게 퍼지는 호수위의 파문
한참 읽는 중엔 졸기도 하고 좀 밋밋한 듯도 했다.
마치 영화 [미나리]를 보는 듯한 평평함이다.
그러다 2부 시작할 때 그림자를 도시밖으로 탈출시켰음에도 왜 다시 현실에 와있는것인지 영문을 몰라하던 장면의 의미를 깨닫고는 소름과 전율이 일었던 2부 후반 클라이막스가 있다!
아, 2부의 '나'는 처음부터 그림자였어!!!!!!!
마치 영화 '미나리' 속 헛간의 불을 보는 듯이 지금껏 잔잔히 흘러간 모든 서사가 내 가슴에서 소용돌이 친다.
뜨겁고 진한 불꽃을 날리는 거다.
그리고 주인공 '나'가 열일곱에서 마흔 중반까지의 삶을 죽 묵상하니 그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통해 영혼을 치유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키가 전하는 놀라운 메세지
삶은 계속되어야 하며 나를 부디 긍정하라는 것.
하루키 이 냥반 나이먹으면서 득도했는가보다 ㅠㅠ
그러고 보니 이전 그의 소설에서 보는 사람에 대한 구별이 사라져 있었다.
물론 어린 나이 초반에는 여전히 주위 평범한 사람들이 너무 평범해서 그가 관심조차 두지 않는 모습이 보이긴 하다만
그들은 주인공의 삶에서 그냥 구름이나 안개처럼 모호한 존재들이다.
이후 Z** 마을에서 만난 모든 사람은 그저 그 모습으로 긍정하는 주인공.
정확히 말하면 긍정도 , 비판도 아니고 그저 그 모습 그대로 보고만 있을 뿐이다.
하루키의 인생에서 오만이 사라지고 이렇게 하해와 같은 포용만이 남다니
곱게 잘 늙으셨군요 !!
하루키가 부럽다. 나도 이렇게 곱게 잘 늙었으면 좋겠다.
참 따뜻한 소설이다.
1부( 1~ 26까지 )
'나'와 '너'는 어느 문예 백일장대회 수상식장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나'는 '너'를 깊이 사랑했다.
'너'는 신기한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진짜는 어느 도시에 있다고 말이다.
그 도시는 매우 견고한 벽에 둘러 싸여 있다.
'나'와 '너'의 관계는 만남과 편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다 만남과 편지 교환이 갑작스레 중단되거나 불규칙해지는 날이온다.
그러더니 어느날 그 관계는 완전히 중단되어 버린다.
'나'는 여자를 잊지 못한채 열일곱의 나이에서 마흔 중반의 나이가 되도록 홀로 살아간다.
한편 '나'는 그 기억을 갖고 '너'의 본체가 있는 도시에 오게 되었다.
도시에서 '나'는 '너'의 본체의 조력을 받으며 날마다 오래된 꿈을 읽는다.
도시에 들어오는 조건은 단 한가지.
자신의 그림자를 떼어 버리는 일이다.
'나'와 떨어진 그림자는 점차 죽어간다.
'나'는 그림자와 함께 도시를 탈출하기로 한다.
결정적인 순간 '나'는 그림자만 도시 밖으로 내보내고 도시에 남기로 한다.
도시에는 '너'의 본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1부가 끝이 난다.
신비로운 도시와 불확실한 벽의 정체
주인공인 '나'의 삶에 실재처럼 기능하는 신비로운 도시와 불확실한 벽
놀라운 것은 이 도시를 '너'와 '나'가 같이 머리 맡대어 상상하며 세운 도시라는 사실을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상으로 만든 세계가 객관으로 실재하면서 실존하는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이름없는 주인공들
인물들의 이름이 없는 것도 무슨 사정이 있는 설정이리라.
'나', '너', 옐로 서브마린 소년, 그리고 카페 여사장.
나는 사실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이름이란게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만서도 이름이 없다고 해서 서사의 전개에 무슨 상관이 있으랴.
오히려 더 좋았다.
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현실과 가상의세계가 교묘하게 얽힌 소설속 세계에서 작가 하루키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역시 끝까지 가봐야 알게 된다)
확실한 간 여전히 주인공은 하루키의 분신이다.
그리고 크나큰 상실을 경험하고 엉겁과도 같은 세월을 고독속에서 쓸쓸히 살아간다
이제 팔순을 향해가는 작가는 지나온 세월이 고독하고 허무했을까?
열일곱에 상상해 온 도시는 놀랍도록 그로테스크하다.
살아 움직이는 벽 안에 갇혀 자족적 기능을 하는 도시의 삶은 결코 생동적이지 않다.
이 도시는 그저 조금씩 조금씩 무無를 향해 시들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 '나' 는 그런 도시에서의 삶이 나쁘지 않다.
수상쩍은 것 많고 현실세계와 비교하자면 납득할 수 없는곳이지만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나' 의 삶에 전혀 거부감이 없다.
하루키나 주인공이나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그 두가지 제외조건은 그림자 떼어놓기, 눈에 상차내기.
만일 내가 주인공이라면
나도 책읽기를 좋아하고 도서관을 매우무척많이엄청 지향하지만 이런 도시에서는 단하루도살고싶지 않다
시계바늘 없는 시계도 싫고 탈출의 여지가없는 벽도 싫다.
안빈낙도라고보기엔 부족함이 너무 넘치지만
또한 잉여도 지나친 곳이라는 생각이다.
결정적으로 갑갑해서 싫다.
하루키와는 달리 내 안의 욕망은 이 모든 걸 속박과 퇴행과 부조리로 여긴다.
그러니 거기 적응하는 주인공은 주인공이니까 가능한 거다, 하루키 답다 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루키는 그럼 그림자를 떼어놓고 싶아할까?
눈꺼풀에 상처를 낸다는 것은 메타포일까?
※ 마지막 3개 장을 남겨놓고 정리한 거다.
1.
네가 나에게 그 도시를 알려주었다.
도시는 높은 벽으로 사방이 둘러 싸여 있어
그래,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진짜 너는 그 도시에 살고 있다.
2
열일곱 소년, 열 여섯 소녀를 만나다.
3
도시밖 외뿔달린 짐승들의 세계
그리고 도시
'짐승들은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독자적인 사이클과 질서 속에 살고 있다.
모든 것은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질서는 그드리 사진의 피와 맞바꾸어 주어진다. '
일베들이 이런 세계관을 지향한다는 거 아니냐!
아무 간섭없이 자기들끼리의 약육강식으로 저절로 굴러가는 사회
벤담도 그 놈의 공리주의로써 저절로 빈자와 부자를 걸러주는 시스템을 창안하며
그 시스템 속에 들어온 빈자를 축복했다는 거 아냐
갑자기 서늘해졌다.
4
나와 너의 이야기.
용기를 내 '너'에게 편지를 요청한 나.
5.
책이 없는 도서관
오래된 꿈을 읽도록 허락받은 눈을 가진 '나'
내 눈을 치유하는 텁텁한 차
6
그래도 진실은 아무도모른다, 내 생각에.
이 세계에서 마음속에 비밀을 품지 않은 살마은 없다.
그것이 사람이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p 44)
7
도시의 '너'와 대화하고 산책을 시작하는 나
"그곳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그림자를 데리고 살았어. "(p 53)
8
너의 요상한 꿈 이야기
그러나 끝내 들을 수 없는 결말
9
그림자를 달고선 벽 안쪽에 발을 들일 수 없어
그림자 같은 건 실로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림자는 조금 저항했지만 곧 문지기의 억센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내 몸에서 벗겨져나가 힘을 잃고옆 나무 벤치에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몸에서 분리된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볼품 없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낡은 장화처럼(p66)
10
이 지구는 과거 한때 분명 세련되고 활기차다고 할 법한 풍경이었을 것이다.(p73)
11
드문 일이다.
너는 약속 시간보다 사십 분 늦게 나타난다.(p83)
이윽고 너는 울기 시작한다
12
도시의 지도 제작에 심취하는 '나'
그리고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웃집 노인.
도대체 달빛 여인의 반대편 얼굴에서 무었을 보았기에
13
네 것이 되고 싶어.
그래도 서두르진 마. 내 마음과 몸은 조금 떨어져있거든.p110)
'네'가 처음으로 도시와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날
14
그쪽 그림자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
매일 한 시간쯤 밖에 내보내서 운동을 시키고 식욕도꽤 좋아
오랜만에 만나볼 텐가?
그림자가 사는 곳은 도시와 바깥세게의 중간지점이다.(p122)
그런데가 도대체 어딜까 ?
서로의 경계선을 넘을 수 없는 존재들이 만날 수있는 곳이라니
이 문장은 완벽하게 논리가 맞지않다
역설이다
패러독스
15
시간은 느리게 갈 지언정 거꾸로 가는 법이 없다.(p138)
16
도시 이야기.
도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강과 그 끝
웅덩이
그림자와의 재회
이 곳은 온갖 가짜 이야기로 가득하죠
이 도시로 말할 것같으면 구성부터가 모순 투성이고요
그건 나와 너 둘이서 여름 한 철을 들여 만든 상상 속 가상의 도시에 지나지 않으니까.(p151)
17
너에게서 온 편지
그러나 아무래도 햇빛은 비쳐들지 않았던 듯 하다.
그것이 너에게서 온 마지막 편지가되고 말았으니까(p160)
18
도시에서 오래된 꿈을 읽는 나
기묘한 꿈을 꾸다
절벽 아래로 망설임없이 투신하는 흰옷입은 노약자들
나는 너에게 나의 그림자가 죽어간다는 사실을 말한다
19
너와의 이별
쓸쓸한 외톨이로 보낸 여름이었다.
나는 어두운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쯤이면 지구의 중심에닿지 않을까 싶을 만큼.
주위 공기의 밀도와 중력이 점점 바뀌어가는 게 느껴진다.
그렇게 나는 더욱 고독해진다.(p172)
20
그림자의 가설
도시의 사람들이 그림자이고
도시밖 죽어간 그림자가 진짜 본체이다.
나는 본체의 기억을 소진시키기 위해
오래된 꿈을 읽는사람으로 고용된 것이다
본체의 마음의 씨앗, 역병의 씨앗(p178)
그림자는 공감이라는 진짜 감정을 가진 인간의 일을 할 수 없으니까요(p178)
왜 그걸 굳이가라앉혀야 하지?
존재 자체가 위협이니까요.(p179)
21
한 소녀가 당신 인생에서 흔적도 없이 모습을 감춘다.(p181)
투명인간이 된 느낌이다. 손바닥을 펼치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점점 건너편이 비쳐 보인다.(p182)
있는 것은 오로지 침묵, 그리고 무다
그것말고는 곁에 함께 해주는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p183)
이정표 하나가 앞쪽에 나타났다가 뒤쪽으로 지나간다.
그리고 또 하나가 (p184)
'나'는 '너'를 잃고 몹시 외로운 나날을 견뎌간다
22
나는 그림자가 죽기전에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나는 도시의 너에게 그 계획을 얘기한다
그리고 도시 밖에서 사랑했던 또 다른 너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는 아무 반응없이 평소처럼 집으로 간다.
23
17살에 만나 사랑했던 소녀
갑작스런 이별 후 힘들게 보내온 스무살 전후의 시절.
나는 어느날 갑자기 더이상 망가지지 말자고 정신을 차린다,
이대로 살면 몸도 마음도 닳고 해져서 혹시 언젠가 네가나에게 돌아와도 온전히 받아줄 수 없을 지 모른다.(p191)
그러나 새로운 사랑을 못한 채로 너만 기다려온 세월이 나의 나이 마흔 다섯이 되는 날
갑자기 네모난 구덩이에 떨어진 나는
도시 밖 짐승태우는 구덩이에서 깨어난다
24
그림자와의 도시탈출
너희는 벽을 통과하지 못한다.
듣지 마요 두려워해선 안되요
의심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믿고.
얼마든지 멀리 달려가려무나
나는 언제나 거기 있을 테니
(p207)
25
웅덩이 앞에 도착한 나와 그림자
두려움을 떨치고 웅덩이 안 동굴로탈출하느냐 마느냐의 기로
한번 공포가 마음에 뿌리내리면 그걸 극복하기란 간단하지 않으니까(p210)
설득력있는 주장이야(p212)
26
그림자와 이별하다.
그림자는 떠났고 나는남았다.
자기 그림자와 악수하다니 왠지 묘했다.
그는 정말로 내 그림자일까?
나는 진짜 나일까?
무엇이 가설이고 무엇이 사실인지 점점 구별하기 힘들어진다.(p217)
2부( 27~62)
알수 없는 일이다.
분명 그림자만 도시 밖으로 내보내고 '나'는 도시에 남았다 .
그러나 눈떠보니 현실세계에 와 있는 것은 '나'였다.
이유야 알수 없지만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도시에서 일했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의 도서관에서 일하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만나게 된 후쿠시마현의 분지마을 Z** 마을 도서관.
전임관장 고야쓰와 만나고 그렇게 도서관장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는 '나'
알고보니 전임관장 고야쓰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통해 도서관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온 것이다.
영혼을 만나는 일과는 별개로 일주일에 도서관 쉬는 날 고야쓰의 무덤과 묘비를 찾아 보는 일이 습관이 된 '나'
그 과정에서 두 명의 특별한 사람을 만난다.
한 사람은 도서관에 매일 오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소년 , 이름하야 옐로 서브마린 소년.
또 한사람은 고야쓰의 묘지에 다녀오고 나면 들르던 카페 사장이다.
'나'는 세상 누구와도 소통하기 힘든 옐로 서브마린 소년과 관계를 트게 된다.
매개체는 도시였다.
그리고 소년은 도시에 가고 싶어한다. 그리고 도시로 떠나버렸다.
'나'는 한편 카페사장에게 먼저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리고 카페 사장의 내밀한 아픔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의 고독속에 살아온 습관의 힘을 발휘하여 여자를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는 다시 열일곱의 첫사랑 '너'와 재회한다.
도깨비 나라만 이상하고 아름다운 것 아니다.
오늘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려낸 후쿠시마현 작은 Z** 마을도 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다.
상상의 도시에서 돌아온 남자와 따뜻한 우정을 쌓은 도서관장 유령.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 모두를 제대로 발산시킬 도시를 향한 열망을 품은
서번트 증후군 소년.
소년이 그렇게 치유 아닌 치유의 장소를 향해 나아갔다면
남자도 또한 열일곱의 이별 이후 처음으로 여자에게 솔직함과 적극성을 무기로 다가가본다.
이렇게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에서 주인공은 마침내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소녀를 만난다.
열일곱 소녀와 마흔 중반의 새로운 여자와의 관계는 걱정할 필요 없을 것 이다.
열입곱 소녀는 열일곱 소녀이고 카페 여사장은 카페 여사장일 뿐이다.
그것이 가능한 세상 , 후쿠시마현 작은 분지마을 Z** 세상이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
27
나는 이 세계로 돌아왔다?!!!!!
분명 그림자와 작별해놓고 집으로 돌아왔었으면서
27장 속 나와 그림자가 함께 있다.
나는 어떤 힘에 의해 어느 시점에서 둘로 나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P226)
그 강줄기가 복잡한 미로가 되어 암흑의 땅속 깊음 곳을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또한 우리 내부에서 몇 갈래 길로나뉘어 나아가는 듯하다.
.(p223)
어느 포인트에서 나는 양자택일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이쪽 선택지를 고른 나다.
그리고 또 한편, 저쪽 선택지를 고른 내가 어딘가에 있다.
어딘가- 아마 높은 벽돌 벽에 둘러싸인 도시에 .(p 226)
나는 이 지상에 정지한 쇠공일 뿐이다.
나의 사념은 그 안에 단단히 갇혀있다 .
겉보기에는 볼품없지만 중량만은 충분히갖추었다.(p230)
현실세계에서 나는 회사를그만둔다
28
도서관에서 일하는 꿈을 꾼 나 .
예지몽인 듯 새 직장 곧 도서관에의 취직을 결심하다
29
이전 직장 동료를 통해 후쿠시마 현 조그만 마을 도서관으로의 취직을 준비하다
나는 내 그림자가 아무래도 신경쓰여
특히 최근 들어서.
자기그림자에 대해 인간으로서 져야 할 책임 같은 걸 느껴
과연 내 그림자를지금껏 정당하게 , 공정하게 대해왔을지
저기 그것도 이번 이직을 고려한 이유중 하나일까요?
그런지도 몰라
제 그림자에 대해 저도 생각좀 해볼게요
(p248)
30
어쩌면 나란 인간에 대해 정말로 당혹감을 느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p252
Z** 마을
전임 관장과의 면접자리에서 꿈에서 본 베레모를 발견한 나
무언가와 무언가가 이어져 있다.(p263)
수상한 관장이다
1. 나는 그에게서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2.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표현을 쓴다?
3. 스커트를 입었다
31
새로운 직장 새로운 집
고야쓰는 전임 관장
고마쓰는 부동산업자
32
전임관장 고야쓰
사서 소에다
33
Z** 마을에서의 하루하루는 그렇게 별탈없이 흘러갔다
34
고야쓰가 추운 관장실 대신 따스한 별도의 공간을 소개해주다.
그곳애서 장작난로를 발견한다.
도시의 도서관에서 항상 타닥타닥 탔던 난로와 똑같은 것 같다
35
고야쓰
추운 날 전용 눈신이 아니라 흰색 테니스화
문자반에 바늘이 없는 손목시계
그리고 도서관 사서는 고야스를 보지못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에다의 수상쩍은 태도
이 도서관면접보러 온 날에도
면접보러온 사실을 의심하듯 확인했었고
고야쓰가 추천한 방에 대해셔 침묵하는 사에다.
36
고야쓰의 비밀
저는 그림자가 없는 인간입니다.(p341)
제가 죽었을 때입니다. 그때 저는 그림자를 잃고 말았어요(p342)
37
죽은 지 한달 후 일시적으로 육체를가진 유령이 되었다는 고야쓰
나를 보자마자 비밀을 나눌만한 사람으로 알아보았다더라고
38
그리고 내가 그림자를 잃었던 적이 있었던 사실도 알아본 고야쓰
성경 「시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은 한낱 숨결에 지나지 않는 것,
한평생이라야 지나가는 그림자입니다
4 사람은 헛 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 ( 개역한글 성경 시편 144장 4절)
4 Man is like to vanity: his days [are] as a shadow that passeth away.
(킹제임스 버전
vanity : 무상한 것)
39
소에다가 들려주는 생전의 고야쓰의 이야기
양조장 아들 고야쓰는 도쿄의 촉망받는 대사관 직원과 결혼한다.
그리고 5년만에임신을 하고
부부는 마을에 완전 정착하기로 한다
40
소에다가 들려주는 살아생전 고야쓰의 이야기 계속
행복한 가정의 비극적 해체
베레모에 스커트를 입으며 변신한 고야쓰
그리고 도서관의 설립
41
고야쓰가 죽은 후 유령으로 돌아온 고야쓰의 이야기 .
소에다에게 돌아와 유산문제와 후임 도서관장 공모에 대한 지시를 해두고
소에다는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것
42
때로는 말보다 숫자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p 429)
고야쓰의 무덤에서 오랜만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나'
43
갑작스런 불면의 밤
낮에 들었던 재즈의 제목을 떠올리는 성과는 있었지만 끝내 잠이 오질 않는다.
Just one of those thing (콜 포터)
오늘밤, 아마도무언가가 나를 재우지 않으려는 것이다. 무언가가 (p 435)
'나'는 잠을 포기하고 산책을 택한다.
맹렬한 추위에 모든 것을 잊고 걷는 걸음의 끝에는 어느새 도서관이 있었다.
'나'는 자연스레 장작난로가 타는 반지하 방으로 향한다.
'
44
'나'와 고야쓰의 대화
그림자를 잃어본 적이 있는 자와 유령의 대화
열일곱에 사랑하는 이로부터 버려진 자와 마흔에 사랑하는 아내로부터 버려진 자와의 대화
티없이 순수한 사랑을 한번 맛본 사람은, 말하자면 마음의 일부가 뜨거운 빛에 노출 된 셈입니다.
타버렸다고 봐도 되겠지요.
더욱이 그 사랑이 어떤 이유로 도중에 뚝 끊겨 버린 경우라면요.
그런 사랑은 본인에게 둘도 없는 행복인 동시에, 어찌 보면 성가진 서주이기도 합니다. (p 449)
여긴 평범한 도서관이 아니니까요.
이곳은 다름아닌, 잃어버린 마음을 받아들이는 특별한 장소여야 합니다. (p 451)
본체와 그림자는 상황에 따라 역할을 맞바꾸기도 합니다.
그럼으로써 사람은 역경을 뛰어넘어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랍니다.
무언가를 흉내내는 일도, 무언가인 척하는 일도 때로는 중요할 지 모릅니다.
(p 452)
45
옐로우 서브마린 소년
생년월일을 말해주면 태어난 요일을 맞춰주는 아이.
46
고야쓰의 무덤에서 옐로우 서브마린 소년을 만나다.
고야쓰의 묘비에 대고 도시에 대해 혼잣말 실컷 하던 '나' 는
소년이 자신의 독백을 들었을까 궁금하다.
47
고야쓰의 영혼이 나타나지 않은 지 한달이다 되어간다.
옐로 서브마린 소년이 뜬금없이 '나' 에게 봉투를 남겼다.
그 종이에 그려져 있던 건 , 높은 벽에 둘러싸여 있던 그 도시를 거의 정확하게 묘사한 지도였다.(p491)
그 소년과 마찬가지로 반복이 내 인생의 중요한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모른다.(p485)
그 슬픔에는 아픔이 없다.
그저 순수하게 슬플 뿐이다.(p487)
무無 가 확실히 존재함을 전에 없이 가깝게 실감할 수 있었다.
손을 뻗으면 정말로 만져질 것처럼(p487)
48
옐로 서브마린이 그려준 도시의 지도
내가 가까스로 알수 있는 건 지금 나 자심의 위치가 아마도 '저쪽' 과 ' 이쪽' 세계의 경계선 근처이리라는 것 정도였다.
(P495)
그 지도를 바라보는 사이 내 마음은 알게 모로 다시 그 도시로 돌아갔다.
눈을 감으면 나는 실제로 그곳을 흐르는 강물의 소리를 듣고 밤꾀꼬리의 애달픈 우짖음을 들을 소 있다.
아침저녁으로 문지기가 뿔피리를 불고, 단각수의 발굽이 달각달각 돌길읏 밟는 메마른 소리가 거리를 감쌌다.
내 옆에서 나란히 걷는 소녀의 노란색 레인코트라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냈다.
세계의 귀퉁이를 맞비비는 듯한 소리다.(p496)
이렇게 쓰인 걸 보니 그 도시가 참 사람살기 좋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곳 같다
그전까진 그렇게 살벌해 뵈더니만;;;;
49
옐로 서브마린 소년에 지도의 수정사항을 체크해서 전달하다
50
옐로 서브마린 소년과 도시에대해 대화를 나누다.
도시의 높다란 벽은 영혼의 역병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는 소년의 진단.
고야쓰 씨에게 운명은 결코 친절했다고 할 수 없지만 , 그는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그 인생을 -자신에게나 주위 사람에게나 -유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했다. (p 507)
이 세상은 날로 편리한, 그리고 비로맨틱한 장소가 되어간다. (p 512)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가 어울릴 듯한 정경이다. (p 518)
; 웨지우드 스타일의 은식기와 포크러리 거기 홍차와 머핀을 놓으면 한낮의 '살롱처럼 우아하고 평온한 분위기'
가 생겨나고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가 어울릴 듯한 정경이 되는거구나 -.,-
그 도시에 가야해요(p530)
51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내' 가 자신을 그 도시로 데려다주길 원한다.
'나' 는 소년을 어떻레 데려다 줄수 있겠나 하는 가능성보다
소년을 가족에서 떼어 두는 일이 옳은 일인지 고민한다.
사에다를 통해 소년이 집을 완전히 떠나고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해도 소년에게나 가족에게나 큰 해가 되지 않으리라고 판단내린다.
고양이가 새끼를 잃은 며칠만 찾아헤매지만 곧 잊고 새로운 새끼들을 잉태할 테니까
52
월요일의 카페 사장에게 저녁식사 데이트를 청하다.
궁극의 개인도서관 (p 557)
53
월요일의 카페 사장과 저녁식사 그리고 고등학생 같은 밤길 산책 데이트
둘은 만남을 계속 이어가기로 하다
침묵은 백지의 입김이라는 형태를 띠고 허공에 떠 있었다. (p 570)
54
여자의 볼뽀뽀 기운에 취해 무심결에 도서관에 온 '나'
반지하 사무실에 들어서니 난로에 이미 장작이 타고 있었다.
두 번 고야쓰를 부르는 동안 카페 사장과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생각한다.
분명 사랑은 아니고 강한 성적 동기가 아니었음에도
'나'는 '너'에게 가졌던 만큼의 성적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고야쓰 나타나다.
55
고야쓰와의 영원한 이별.
옐로 써브마린 소년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고민하던 '나'에게 최고의 적절한 조언을 해주고 나서.
당신은 고심할 필요 없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꾸는 꿈을 스스로 고를 수 있습니까?(p 588)
그의 안에 세워진 도시는 당신이 실제로 살았던 도시와 여러 면에서 조금씩 다를지도 모릅니다.
그를 위한 도시로 새로 만들어졌을 테죠.
그러기 위한 도시니까요 (p 590)
그가 영원히 사라져버린 게 분명하다고 나는 꺄달았다. 최종적으로 이 세계를 떠난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었다. 아마 아직 살아 있는 다른 어느 인간의 죽음보다도. (p 591)
56
고야스 씨에게는 있고 제게는 없는 것이 대체 무엇일지, 심심챦게 고민했더랬습니다. (p 610)
지난 날 고야쓰의 조언이 옳았던 것인지.
밤새 자는 중에 감쪽같이 사라진 옐로 서브마린 소년.
'나'는 도움을 바라고 찾아온 소년의 아버지에게 간신히 거짓말을 비켜
소년과 나눈 상상속의 도시 이야기에 대해 말해준다.
57
'나' 의 집에서 카페 사장과의 통화
사라진 동생을 찾아 다니는
옐로 서브마린 보이의 두 형들
58
'나' 와 카페사장이 나누는 좀더 긴밀한 대화
여자는 남자와 섹스를 할 수 없는사정이 있고
남자는 러시아 작곡가 5인중에 두 명의 이름이 생각안나는 답답함을 나눈다
카운터 위에 놓인 내 손에 그녀가 손을 포갰다.
매끄러운 다섯 손가락이 내 손가락과 조용히 얽혔다.종류가 다른 시간이 그곳에서 하나로 포개져 뒤섞였다.
가슴 밑바닥에서 슬픔 비슷한 , 그러나 슬픔과는 다른 감정이 무성한 식물처럼 촉수를 뻗어왔다.
나는 그 감촉을 그립게 생각했다.
내 마음에는 내가 충분히 알지 못하는 영역이 아직 조금은 남아있을 것이다.
시간도 손대지 못하는 영역이
예전에는 시간같은 건 말그대로 무한에 가까웠다.
물이 가득찬 거대한 저수지처럼
(p635)
생각나야 할 게 생각나지 않으면 신경쓰여
나는 생각하기 싫은 일을 잊지 못하는 편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아.(p636)
러시아 작곡가 5인조
: 알렉산드로 보로딘,무소륵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발라키레프
그리고 '나' 는 더이상 다섯번째 이름을 찾지 않았다.
59
옐로 서브마린 소년의 두 형이 카페사장을 통해 '나' 에게 찾아왔다.
다시 한번 소년과 나눈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이라는 전제로 얘기해준다.
형들은 좀더 집요하고날카롭게 나의 '상상' 을 분석한다.
그리고 놀랍도록 예리한 가설을 도출한다
제가 생각하기에 도시를 둘러싼 벽이란 아마 선생님이란 한 인간을 이루고있는 의식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의의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모습을 바꿀 수 있습니다.(p651)
비유적인지 상징적인지 암시적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동생이 어떤 통로를 발견해서 그 도시로 가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마라자면 수면 아래 깊은 곳, 무의식의 어두운 영역으로요.
그곳에가면 동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그건 비유도 상징도 암시도 아닌 흔들림없는 현실인지도모른다.
나는 옐로 서브마린소년이 그 현실의 도시 거리를 걷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동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p654)
60
'나' 의 꿈
꿈속 오두막 깊은 창고 안에서
옐로 서브마린 소년의 인형을 발견한다.
인형이 '나' 의 귓불을 깨물다.
깨어서도 생생히 통증이 남았다.
그렇다.
그건 뚜렷한 열을 품은 각인과도 같았다.
한 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경계를 초월할 소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각인.
나는 아마도 그것을 내 존재의 일부로 간직한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p667)
61
단단한 코르셋을 받쳐입는 카페 사장과의 포옹.
가설적인 것으로부터 탄탄하게 보호받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여자.
' 나' 는 여자가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날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말한다.
그리고선 다시금 ' 나' 는 고야쓰와의 대화를 그리워한다.
「콜레라시대의 사랑」(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이야기에는 현실과 비현실이,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이 한데 뒤섞여 있어.마치 평범한 일상속의 일들처럼
그런걸 매직 리얼리즘이라고 하더군
비평적 기준으로는 매직 리알리즘일지 모르지만 가르시아 마르케스자신에게는 이런 이야기 방식이 지극히평범한 리얼리즘이 아니었을까 나는 생각해.
그가 살던 세계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지극히 일상적으로 혼재했고, 그런 풍경을 보이는대로 썼던 게 아닐까.(p671~672)
기다리는 것엔 익숙해(p680)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것이 아니라 그저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런 선택지도 주어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p681)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는지 명확해지기를 그저 참을 성 있게 기다렸던 것 뿐 아닐까?
나무 상자 하나에 들어간 더 작은 나무 상자, 그나무상자에 들어간 더 작은 상자, 끝없이 정묘하게 이어지는 세공품. 상자는 점점 작아진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지금껏 사십몇년을 살아온 인생의 실상이 아닐까?
(p681)
지금 와서 굳이 내가 원하기에는 너무 소소한것일까?ㅡ아니면 너무 막대한 것일까?(p683)
62
그날밤, 나는 그 불확실한 벽을 넘었던 것 같다.(p685)
40여년전 '너' 와 함께 걸었던 강 속 물길.
'나' 는 강줄기를 가로질러 계속 걷는다.
나의 육체가 변화하고 있다.(p687)
강을 거슬러갈수록점점 몸이 젊어짐을 느끼는 ' 나'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하는 순간 만난 하얀 모래톱.
그곳애서 ' 너' 를 만난다.
그녀는 열여섯살 모습 그대로였다.
'나' 는 다시 열일곱 살로 돌아와 있었다.(p692)
내 그림자는 보이지않았다.
대체 언제부터인가 내 그림자가사라진걸까?
(p695)
이제 알겠어?
우리는 둘 다 누군가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
(p696)
3부(63~70)
여기는 도시 이야기.
도시에 남겨진 '나'는 도시에 새로 들어온 옐로 서브마린 소년을 만나게 된다.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하나가 되자고 요청한다.
그렇게 하나가 된 '나'는 평소 하던 오래된 꿈 읽는 일에서 비약적인 업무능력을 보인다.
그러나 어느순간 '나'는 옐로 서브마린 소년과 하나가 된 자신에게서 위화감을 느낀다.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나'에게 도시를 떠날 때가 되었다는 사인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나'는 기꺼이 떠나기로 결심한다.
'나'는 '너'의 본체인 소녀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안녕'이라고.
그리고 '나'는 도시밖으로 나가서 '나'의 그림자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63
도시의 '나'
' 여느때처럼' 도서관으로 가던 ' 나'는
도시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색깔이 선명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어 자기를 바라보는
옐로서브마린 코트의 소년을 만난다.
그리고 도서관 소녀가 알아봐준덕에
오른쪽 귓불에 심하게 물린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된다.
'나' 는 비로소 귓불이 아프다는 걸 자각한다.
64
다음날에도 옐로 서브마린 소년을 보지만
'나' 는 어느덧 도시의 다른사람들처럼 평소의 루틴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소년을 무시한다.
그리고 그밤 ' 나 ' 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무언가가 시작되려는 걸까?
나는 무언가가 시작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것이다.
이 상태가 끝없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다(p711)
처음으로 남자의 귀가길 동행을 거절하는 소녀
내가 생각해야 할 일이 있어요.(p714)
65
자는 중에 '나' 의 숙소에까지 찾아온 옐로써브마린소년
하나가될수있도록 왼쪽 귓불을 마저 깨물수있게 허락해달라고한다.
왜냐하면 저는 원래 당신이고 당신은 원래 저니까요
(p720)
어째서 이 소년이 나고 내가 이 소년인가?
(P722)
소년은 지체없이 내왼쪽 귓볼을 깨물었다(p723)
66
'나'와 옐로 서브마린 소년 일체화하다.
그렇다.
그리하여 깊고 어두운 밤의 잠 속에서 나와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하나로 섞여 들었다.
물과 물이 섞이는 것처럼(p 726)
67
하나가 된 둘은 '나'의 잠 속 작은 정사각형 방에서 나뉘어 대화를 나눈다.
여기가 어디지?
당신의 안쪽에 있는 방입니다. (p 734)
우리의 공동작업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건 무의미한 질문입니다. 이 도시의 시계에는 바늘이 없으니까요 (p 737)
시간이 없는 곳에는 축적도 없습니다. (p 737)
이 도시에는 현재뿐입니다.
축적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덮어 쓰이고 갱신됩니다. (p 738)
문득 갱신과 경신의 차이가 무엇일까 찾아 보았다.
둘다 한자는 똑같은데.
更新
얼마전 1박2일에서 만난 단어는 경신이었다.
경신 : 기록경기 따위에서 종전의 기록을 깨뜨림
갱신 :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
갱신이란 단어가 딱 이 도시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늘 있던 걸로 고쳐쓰며 가난하게 좋게 말해 소박하게 사는 조용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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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래된 꿈 읽기 작업 속도는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나' 안의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오래된꿈을 읽기에 최적의 재능을 가졌다.
그전까진 하루 세 개를 간신히 읽어내던 '나'는 일체화 후 다섯개에서 이젠 일곱개까지 읽어댄다.
「빠빠라기 」 읽어보셨어요?
진짜든 가짜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또 다른 것이니까요(p 741)
아무리 나무 오르기에 능한 사람도 야자나무 그 자체보다 높이 오르기는 절대 불가능하니까요
그런데 바로 여기 있는 저와 당신이 그런 예가 아닐까요?
즉 우리는 나무를 벗어나 허궁에 있다는 말일까?
붙잡을 것이 없는 장소에 .(p 74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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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디어 변화를 감지한다.
목 안쪽에 딱딱한 공기 덩어리가 생기는 등의 신체변화가 있다.
난생처름 봄날 들판에 나온 어린 토끼처럼 내 마음이 내 의지에 반해 설명할 길 없고 예측도 불가능한 무제한의 약동을 갈구하는 것 같았다. (p 7467)
그리고 '나'는 집에서 혼자 독서를 한다.
일체화된 '나'의 안에 옐로 서브마린 소년이 축적한 방대한 양의 책을 읽는다.
그건 나 한 사람을 위해 제공된 개인 도서관이었다. (p 746)
그리고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이제 '나'가 도시를 떠날 때가 되었다고 한다.
당신의 마음은 이 도시를 떠나기를 원합니다. 아니, 이곳을 떠나는 걸 필요로 합니다.
(p 740)
본체와 그림자는 서로 교체될 수 있는 존재일까?
내가 나 자신의 본체건 그림자건 상관없습니다.
어느쪽이 됐건 지금 이렇게 여기 있는 내가 ,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내가 곧 나인거죠.
그 이상은 알 수 없습니다. 아마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야 할 거예요.
어느쪽이 본체고 어느 쪽이 그림자냐 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그렇습니다. 그림자와 본체는 아마 서로 교체되기도 할 겁니다. 역할을 교환하기도요.
하지만 본체가 됐건 그림자가 됐건, 당신은 당신입니다. (p 751~752)
내 의식과 내 마음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었다.
내 마음은 어떤 때는 봄날의 들판에서 뛰노는 어린 토끼이고 또 어떤 때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가 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마음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렇다.
마음이란 붙잡기 힘들고 붙잡기 힘든 것이 마음이다. (p 754)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여기에는 시간이 무한히 있습니다. (p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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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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