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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조민.참새책방.2023

혜성처럼 2023. 9. 21. 08:07

 

 

작지만 엄청 무거운 책

 
기다리던 책이 왔다. 
포장을 뜯었는데 어라? 생각보다 가볍다.
금방 읽겠구나. 
택배가 온 소식은 알았지만 귀가가 늦어 밤에서야 확인을 했을 때 내일 대중교통 타고 오갈때 읽으면 딱이겠다 싶어 몇 챕터 읽다 억지로 덮어 두었었다. 
과연 읽는 동안 몰입감이 장난 아닌거라!
빨려들듯이 읽었는데 지금껏 일은 분량은 겨우 한꼬집이다. 
책 판형도 작고 커버의 무게다 가벼워 그렇지 내용은 꽉 찼고 거기 담긴 조민이란 한사람의 삶과 생각은 진중하고 알찼던 거다. 
한 문장도, 한 단어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아버지 책은 투쟁하며 읽고 딸의 책은 치유를 얻다. 

더 정확히는 아버지의 책은 배우며 읽고  딸의 책은 유쾌하고 또 유쾌하다. 
작가의 아버지의 책을 읽으면 분노와 탄식이 나오고 딸의 책을 읽으니 위로와 치유를 얻는다. 

 

 


표지가 말 다했다. 
거대한 파도 앞에 아주 작은 소녀가 만세를 부르듯 두 팔 벌려 반기고 있다. 



아버지가 그렇게  쏟아지는 화살을 대신 맞았는데 화살 몇개가 기어코 비켜가 자식을 관통해 피흘려 쓰러져 있는 광경. 
그게 딱 조국과 그 부녀를 상징해서 그렇게 맘이 아팠다. 
아버지가 맞은 활을 똑같이 맞고 고통받아온 딸이 이제 제 목소리를 내며 당당히 활보한다. 
그 딸은 피를 흘렸고 상처가 가득할 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았었고 기죽지도 않았다. 
털을 가다듬고 이빨과 발톱을 반들반들 벼리면서 내면에 가득한 긍정과 높은 자존감의 기운으로 허리 꼿꼿이 ,고개 빳빳이 그리고 꼬리를 하늘 높이 치켜 세운 , 또하나의 밀림의 제왕이 된 것 같다. 
 
검찰독재와 왜곡된 언론의 악마같은 파도가 몰아쳐오는데도 작고 순전했던 어린 소녀는 그렇게 해맑게 파도 앞에 선다는 것이다 
 
세상아 파도야
덤빌테면 덤벼라
나는 물러서지 않아. 
온몸으로 맞서마!
 
그 강력한 내면의 힘이 오늘 내내 얼마나 큰 울림과 용기를 주었는 모른다. 
그리고 이런 딸이 있어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가 얼마나 안도했을까 생각하니 이 유쾌한 글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같이 난다. 
오, 정경심 교수님 제발  버티시고 힘을 내세요 
 

호락호락하지 않은 딸 조민

 
 
내가 완전히 본인의 처지가 되지 않아서 그 억울함과 절망감, 막막함을 온전히 이해할순 없을 거다. 
그래서 조민의 오늘날의 행보의 의미를 완벽히 공명하진 못할 수 도 있을 거다. 
분명한 것은 작은 것 하나하나 결코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이는 고분고분하나 딸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고난, 어머니의 수난, 그 온 집안의 환란 속에서 조민의 시련 또한 본인이 감당해야할 시련으로 받고 있었다. 
그걸 헤쳐나감에 있어 아버지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신의 뜻과 의지로 감당해 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 태도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뭐 이런 딸이 다있노!
그 아버지에 그 딸이란 말로는 안된다. 
아버지는 아버지고 딸은 딸인거라니까!
윤석열아! 한동훈아!
너희는 사람 잘못건드렸다. 
이런 게 진정 가족의 힘이다. 
단순히 피의 용융이 아니라 피와 피의 핵융합적 결합이 조국의 가족이다. 
한 사람 , 한 사람 자존하는 존재 넷이 각자의 개성과 인격으로 가족의 사랑이란 울타리 안에서 그 모습 그대로 긍정되고 발현되는 것. 
그저 제 새끼가 잘먹고 잘 산다면 어린 나이에 무슨 짓을 저지르던 도덕관념도 법개념도 안가르치고 키우는 짐승에미 애비의들로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족의 세계. 
 

 
요리를 못해도 유머감각 없어도 괜찮아

오죽 못먹을 음식이었으면
딸은 화장실가서 몰래 뱉어내고 엄마가 만들었던 류의 음식은 밖에서도 절대 먹지않았다는 작가.
요리못하는 부모덕에 외식을 좋아하는 자식들.
시트콤같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선 맛좋고 산더미같이 쌓인 음식이 엄마의 정이고 사랑의 증거처럼 이미지화되었는데 여기 또 다른 국민가정 안에선 아빠가 자식단속 단단히 시킨다.
맛없어도 절대 티내지말고 맛있게 먹으라고!
그걸 책에서 폭로한 딸이나 그아버지나 그 어머니나 넘나 사랑스러운 광경이다.

아버지는 또 어떻구.
너무나 무뚝뚝하고 유머감각 없어서 그 아빠를 똑 닮은 딸은 그러나 아빠같은 남자와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또 대못을 꽝꽝 박는다.

그런데도 엄마는 남편이 받는 정치적 시련을 앞서  감당하며 버텨가는 훌륭한 사람.
그 아버지의 가치는 유머감각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걸 또 온 국민이 다 알고.

요리 못해도 괜찮아
유머감각 없어도 괜찮아
전 언론이 비난해도 괜찮아
학폭을 당했어도 괜찮아

보통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도 있고
남들과는 독특하게 차이나는 사소함도 있고
그래도 너무나 멋지고 사랑스러워서
나도 오늘 내 못난거 자랑스레 커밍아웃 하길 주저하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내게 좀 못난 거 있어도  , 감추고 싶은 지난 날의 아픔이 있어도 꿀리지 말자.
그럴 수 있다는 걸 이 가정이 보여주었다.
치유다!

 
오늘도 나아가는 그 사람

 

그래도 나는  아프고 슬프고 안스럽다. 
유치원 시절부터 의사가 되고 싶어했었고 다른 부서도 아니라 응급의학과에서 수련을 받으며 가장 절체절명의 순간에 요구받는 의사가 되길 소망했기에 그 좋아하는 뮤직 페스티벌도 한번을 못가보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국가가 , 대학이 한 사람의 모든 지난 날을 소멸시켜 버렸다. 꿈을 빼앗아갔다. 
그러니 부디 다시 좋은날 오면 그녀가 빼앗겼던 것들 다 되찾아서 돌려주고싶다. 
다시 누렸으면 좋겠다. 
지금 가는 새로운 길에서 행복하다고 웃는 그 웃음도 믿고 감사하지만
원래의 것도 찾아서 더 감격해하며 기뻐할 얼굴을 보고 싶다. 
 
그러니 책을 덮고 나니 남는 것은 투쟁의 결의 뿐이다
결국 아버지의 책으로 돌아가는 결론이다. 
 
아직도 우리가 조국인 2023년의 대한민국이 슬프다 ㅠ


 

 



희한한 구성이다.
총 다섯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각기 계절의 이름이 들어가있고 그 시작과 끝에 여름이 있다.
이에 대해 작가의 특별한 코멘트는 없다.
여름을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이 책을 쓰던 당시가 여름이라거나
뭐 그런 언급이 없다.
궁금하다.
혹시 북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물어봐야지 ㅋ


1장 여름은 초록빛


어린 시절 인라인 고수에 도전하다 앞니 두 개를 부러뜨리면서까지 성공시킨 경험.
부모님 이야기, 좌충우동 반려동물 키워본 경험, 그리고 또 가족 이야기와  학창시절 몇 애피소드.
맞다 , 이 이쁜 처자의 개연성 있는 연애이야기까지.
음 ..
적고 나서 보니 아마 작가는 여름생인가보다....
뜨거운 계절에 태어나 뜨겁게 사는 걸 주저하지 않는 여름의 아이 그리고 여름의 여자인가보다.


"아빠같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
"아니요!"
(p29)

"엄마한테 무조건 맛있다고 해.
끝까지 맛있게 먹고."(p32)

사랑받는것, 대우 받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도 행복의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것,내가 존중하고 싶은 사람을 대우해주는 것은 내 의지로 가능한 일이다.
내 인생은 내가 좌우할 수 있어야 한다."(p34)

우리 가족은 참 내가 봐도 재미있다.(p54)


2장 가을해는 따가워도 열매를 무르익게 해



작가 인생에 따가웠던 시절 여덟꼭지.
왼손잡이, 양고기를 싫어했던 일 등
누구나 있을 법한 자기만의 스타일과 불호를 극복한 이야기도 있다.
작가 조민의 이  장이 더 특별한 건
아버지 조국의 정치시련과 관련하여
딸 조민이 겪은 안스러운 일들이다.
그러함에도 작가는 오히려 자신도 선입견과 편견이 있었음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 봉사를 가서 만나게 된 어느 종합병원 과장님과의 인연도 좋았다.
그러니까 조민을 성숙시킨 것은 이미 훌륭한 가족의 사랑도 있었으나 살면서 만난 훌륭한 어른과 친구들의 역할도 컸던 것이다.
알고 보면 세상엔 좋은 사람이많다.
그걸 알아볼 줄 안 조민의 강한 내면을 알게 되는 장이다.

글고 아버지와 ' 아반떼' 를 두고 아웅다웅 해온 이야기 !
책에서 작가가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제일로 좋았다.

'나는 왼손잡이인 내가 좋다.(p72)

"동기를 팔지 맙시다."(p75)


3장
겨울을 나는 동안

 


고대 의대 재학시절과 부산대 의전원 그리고 의사면허증 반납의 시기까지 이야기.
그래,겨울이다.
서초동 검찰쿠데타 이후 애먼 딸이 당했던 수난의 시기다.
그 시기 백호라는 고양이를 만났고 지금도 작가의 곁에서 도도하게 잘 살고 있음을 30만 유튜버 구독자들이 알고 있지.
백호는 조민이라는 인간고양이한테 구조된 게 아니라
인간 조민도 수렁같은  시간 속에서 위안을 얻었을 것임이야

그리고 소중한 동생과 가족 그리고 친구 이야기.
무엇보다 윤석열정부의 반인륜성과 반국가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태원참사에
절친을 잃은 아픔은
작가가 어쩔 수 없이 극우정권의 청산이라는 시대의 대의와 운명의 사슬이 얽힌 존재라는 걸 보여주는 듯 .

'컬러링 신청을 하거라'(p148)
"눈물 흘리면 염분 때문에 얼굴 부으니까 빨리 세수해라 "(p150)

오늘도 나는 나만이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는다.(p155)


4장 봄이 오면

 


 좋아하는 것들, 플레이리스트, 인스타그램과 유튜버 생활 등 지금까지는 작가 조민의 히스토리를 통시적으로 듣는 시간이었다면 여기서는 지금 현재 조민의 앞모습을 보는 시간과도 같다. 
아, 조민은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이런 성향이구나!
뭐 그런 워딩으로 결론 내릴 만한 부류의 이야기.
그래. 봄이 오면 걱정과 위기 같은 거 없이, 더이상 언론과 검찰에 시달리는 일 없이
그저 마음껏 작가가 좋아하는 거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진짜 봄인거지 
 
'시기마다, 상황마다 다른 배경음악이 함께 했다. 
앞으로 내 삶을 수놓아줄 음악은 어떤 것일까?
내가 주체가 되어 당당하게 만들고 이끌어가는 이 삶에 , 보다 아름다운 음악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p 177)
 
 나와 함께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매일 매일 조금씩 나아가기를,육십이든 칠십이든 나이와 관계없이 자신의 길을 끊임없이 찾아가기를 바란다.(p184)

세상에 나와도 괜찮다.
나와보니 알겠다.
세상 밖으로 나와서 보아야 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p185)

어머니는 내게는 정말 멋진 인생 선배이자 ' 우리 엄마'다. 요즈음 건강이 좋지않은 어머니를 보면서 , 어머니가 이제 조금은 자식들에게 기대기도 하고, 내 손을 잡기 하면서 무거운 짐을 나누어주기를 , 그리고 그럴 만한 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나도 내 길을 다져보련다.(p193)

그럼에도  우리는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선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회가 점점 파편화 되면서 연대보다는 각자도생이  공동체보다는 개인이 중시되고 있지만 ,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존속시키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따뜻한 마음과 남을 위해  내것 일부를 내어놓는 정신이 아닐까?(p196)


5장
다시 , 결실을 위해 가는 여름

 


포근한 봄같은 평안과 일상을 꿈꾸는 작가 조민,
그러나 실상은 엄청 뜨겁고 격렬한 인간.
그의 스카이다이빙 도전기는 그저 읽기만 해도 내 오금이 다 저린다 ㅋ
분단위로 쪼개쓰는 시간중에도 그림 감상을 즐기고 영문학에도 빠져보는 작가는 천상 르네상스인간일거다.
그럴려면 여름같은 열정도 열정이지만 체력이 받쳐줘야 할 터!
과연 작가는 운동도 평소에 열심히 한다고 한다.
리스펙!

조민에세이를 통해 내가 깨뜨린 편견 하나가 있다면 영문학을 위해 그 고생하며 유학까지 해온 엄마 정경심 교수 이야기.

법학이나 현대문학이라면 모를까
아직도  영문학은 연구분야가 남았을까? 뭐 그런 의구심이 들었었다
물론 유학이야 갈 수 있지 .
룰루랄라 공부밖에 모르는 성향의 사람들이야.
그러나 정경심 교수가 애까지 키워가며 장학금에 매달리며 치열하게 해 온 공부라니 난 더욱 왜 영문학에 그 정도로 정성을?
그러나 문득 좋아서 그런 걸 어떻게!
정경심 교수도 영문학에 열정이 있었구나!
영문학도 여전히 열정의 대상일 수 있구나 그렇게 반성하게 되었다 ㅎ

그리고 나눠주는 시 한수  아니 두 수.
음 ...



「파친코」(이민진) 서 노아가 영문학에 빠졌고 평생 영문학을 사랑했다.
그가 남긴 추천은 찰스 디킨즈의 「데이빗 카퍼필드」.

집에 타과수강했던 영문학서 한권 꺼내 읽어볼까나
어지간한 전공서적도 다 버렸는데 그것 못버린 이유는 언젠간 저기 수록된 시들 필사를 벼르고 있어서다.
그거 하고 버려야지해서.
이김에 도전을 당겨볼까요? ㅎ


그리고 드디어 다 읽었다.

'과거에는 다들 그랬다는 말은 통하지 않음을 직시하고 자성했습니다.앞으로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더 깨끗하게 , 잘 살아야겠구나 하고 다짐합니다."(p256)

봉사 증명서를 일률적으로 7시간 기록하던 걸
저는 4시간 밖에 안했는데요 라고 실무자에게 정정을 요구하는 엄밀한 도덕적 순결함? 아니 눈치없는 만용이 없어서 그 고생을 당해야 했던 작가다.
검찰이란 적들은 바로 이런 관행을 익히 알고 이용해왔던 자들이다.
그러니 이부분을 알고 조민을 공격하는 데 써먹을 수 있었던 거겠지.
너희들은 온전한 7시간짜리 증명서만 갖고 있냐?
그럼 적들은 또 이렇게 말하겠지.
니문제갖고 얘기하는데 왜 남을 끌고 들어가?
치사하고 치졸한 것들!!
그렇게 조민과 조국에게 성직자적 순결함을 요구하며 거대한 탑에 홀로 가둬놓고
저희들은 속세에서 실컷 도둑질하고 빼앗고 흥청망청 하겠다는 거지

그래
유쾌한 시작이었다가
또 이렇게 분노로 마무리하는 조국 가족 이야기
오늘도 계속되는 검찰 독재의 나라

마침 정경심 교수 가석방 소식이 들려 기쁘지만 수백억을 강탈하는 사기를 쳐놓고 그 와중에 사람이 죽기까지 한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도 보석으로 풀어주려는 꼼수 인가 싶고,
한동훈 지가 생색낼려고 남은 20% 포기할 가치 없게 만든 야비함이 떠오르기도 하고 ..
그래도 이 책이 정경심 교수에게 그간 고통에 위로의 선물이 되었기를

살아남는 게 이기는거다
조국가족은 이 시국에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우릴 떠나지 않아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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