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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필모그래피로 달리기 05 오아시스.설경구 문소리 주연 이창동 감독 본문

영화/설경구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설경구필모그래피로 달리기 05 오아시스.설경구 문소리 주연 이창동 감독

혜성처럼 2022. 9. 9. 12:06


1. 이창동 . 아, 이창동!

518 파병군인, 집단 성폭행, 아동납치살해 ,(버닝의 살인은 여기 비교하면 ...).
그리고 중증 장애인과 사회부적격자 이야기라.
이창동 그는 이렇듯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소재를 들고 나와 세상을 호령한다.
그가 든 무기는 너무도 치명적이고 그의 호령은 그래서 대담하고 준열하다.

나는 그의 영화가 다 부담스럽다.
그래서 지금껏 그의 영화를 봐온 것도 내가 고른 게 아니라 다 주위에서 권하고 이끈 때문이다.
덕분에 밀양과 시를 내가 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다시 보진 않는다 ㅠ)
그리고 설경구 배우 '때문에' 오아시스를 이렇게 다시 본 오늘.
역시나 불편한 그의 돌직구.
철부지적과는 또 다르게 내 가슴을 아주 무겁게 짓눌러 아예 고통이 되었다

2. 특이한 로맨스인가 , 세상 불편한 다큐멘터리인가

암 것도 모르던 그 시절에 본 오아시스가 내게 남긴 인상은 딱 한 장면.
공주와 종두가 처음으로 같이 보내려던 그 밤이야기.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종두와 공주 둘이 모두 갑갑하고 억울함에 갇혀 아우성치던 비명이 들리는 것같다.

근데 이제 어른이 되고 보니 공주에게 종두가 오아시스였다고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안생기더라 ㅠ
영화속에서 보인 이웃이나 공주와 종두의 가족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렇고 그런 속물 어른이 되었구나.
그러니까 감독님하.
종두란 인간이 존재 자체로 세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인 거 충분히 알겠거든.
근데 왜!
왜 두번째 만남에서 강간을 시도하게 만들었느냐고요!
영화를 보다보면 여러가지 설정을 해서 종두와 공주와의 관계에 설득력을 부여하려 애쓴건 보인다만
그래도 오버였단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성공 가능성 혹은 접근 가능성 때문이라고 본다.
멋들어진 장르영화처럼 의지충만한 1인이 불가능을 뚫고 들어가는 액션 그런거 절대 아니다.
인간의 깊은 본성 안에 감춰진 충동과 이를 부추기는 뇌의 계산이 만나 그렇게 실행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종두는 이미 강간 미수의 전과가 있었댔고 지체부자유의 장애인이 가족들 다 이사가고 혼자 남아 살고 있다는 모든 상황을 간파했다는 거다.
첫눈에 반했다고? 그래서 꽃까지 들고 갔었다고?
종두는 뱀처럼 세상과 사람들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자길 싫어하고 좋아하는( 혹시나 있다면 ) 여부를 귀신같이 알아볼수 있다는 거다.
거기에 맞추고 살 능력이나 기질이 못되는 사람일 뿐인거구.
사랑하는 배우 이야기 하기전에 영화의 이 혹이 가시가 되어 보는 내내 쿡쿡 찔렸다.
그래도 참아야 했다.
이 부분만 참고 넘어가면 이후 종두와 공주가 보여준 장면들은 그대로 오아시스처럼 청명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이 부분만 꾸욱 참고 넘어간다면 종두와 공주의 사랑이야기는 비극같아보이면서도 오아시스처럼 돋보이고 참으로 아름답다.

내가 러브스토리의 모범(혹은 전형)으로 꼽는 네 가지.
푸치니의 나비부인, 여명의 눈동자의 대치와 여옥,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추노에서 대길과 태하의 사랑 언년(혜원) 이다.
이제 여기에 공주와 종두를 추가하련다.
세상 누구도 인정하지 못하지만 그들만의 뜨겁고 간절한 사랑.
이건 뭐 거의 독보적인 영역이지.
사회부적격자와 중증장애인을 넘어 강간범과 중증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이 부분을 정조준한 감독의 대담무쌍함에
기가 죽어 나는 결국 인정해버릴련다!

정말이지 종두의 사랑은 놀랍다.
다른 사람들은 못알아듣는데 종두만 공주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종두를 통해 만난 하늘, 전철.
가족 잔치에 공주 머리를 직접 감겨주며 꽃단장을 도와주는 종두
첨엔 이쁘다고 해놓고 세번째 만났을 땐 또 어이없는 말실수를 하는 종두.
공주치곤 좀 그릏다 .
근데 그 센스없는 직언에 오히려 공주 마음이 열렸을 것 같다.
공주는 처음으로 자길 사람대접 해주는 사람을 만난 거다.

사람대접해주는 사람같지 않은 사람과 사람대접받지 못했던 이의 사랑.
이것이 종두와 공주의 러브스토리.

3. 설경구 그리고 문소리

설경구.
정말이지 이 징글징글한 연기천재.
직전 박하사탕의 그 풋풋한 김영호가 가시지 않았는데 ...
화산족 용맹한 전사 적의 잔상이 강렬한데.
홍종두 이 인간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야!

종두와 공주가 전철 안에 있을 때나
공주의 환상 속 연인 종두의 모습 속에서나
단 일초도 설경구가 드러나지 않는다!!!!!

험악한 안면구조, 희번득하는 두 눈, 세상과 친하고 싶지 않다는 빡빡이 머리, 경박함이 뚝뚝 새어나올 것같은 그 입.
난 안내상이랑 류승완이 연기한 그 형제들처럼 이런 인간 정말 상종하고 싶지 않다.
영화 촬영 내내 종두로 살기 참 힘들었겠다.

뇌성마비 장애인 역할의 문소리도 마찬가지다.
희한한게 문소리 배우 연기하는 모습에 자꾸 빠져든다.
물론 많이 연구하고 실제 장애인들 모습도 관찰해두고 연기한 거라 한다.
그치만 진짜 장애인이라 해도 믿을 것 같다.
뇌성마비 . 한마디로 근육이 의지대로 통제되지 않아 가장 기본적인 표정조차 내 맘대로 못하는
말 그대로 장애!
우는 연기, 화내는 연기, 절뚝이는 연기도 물론 힘들겠지.
하지만 대근육 뿐 아니라 말초근육조차 조절이 안되어 제멋대로 풀어지는 표정과 손발 근육들을 표현해내려면
반대로 비장애인인 연기자가 얼마나 힘을 써야했을지 나는 그게 참 대견하고 존경스럽다.
가끔은 대배우라 하는 연기자들이 사투리나 눈짓 연기할 때 넘 기교적인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기교적이라 함은 미숙한 것과는 다르다.
연기가 미숙한 건 피식 웃어줄 수 있다.
그러나 기교적인 건 그 거만함 혹은 태만함이 느껴져 거부감이 들 정도다.
걸로 내가 신뢰 안하는 배우가 딱 둘있다 ㅎ
그런데 이 온 얼굴 일그러뜨리고 지체 부자유한 장애인을 연기하는 문소리 배우는 어느 한 동작에서도 기교나 자신만만함이 없다.
캐릭터 한공주가 아니라 배우 문소리도 힘들어한다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래서 문소리 문소리 하는구나 새삼 알았다.
이후 그녀가 보여준 여전히 몸사리지 않았던 그 모든 행보는 참말로 대단했다.
앞으로도 문소리 배우가 계속계속 흥하길 빌어본다.

그리고 두 명배우의 베드신.
이번에 알았는데 설경구 배우가 오아시스를 하기전에 해피엔드의 주진모 역에 캐스팅되었던 상태라고 한다.
어느 영화였던지 간에 설경구 배우는 전도연, 문소리 두 전우와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제대로 베드신을 찍는 사이라면 둘 사이 남는 감정은 차라리 전우애밖에 더하랴 싶다.
아오, 생각만해도 내가 다 식은 땀이 나네.
설경구 배우가 해피엔드 던지고 오아시스로 온 것은 참 다행이었지 싶다.
설경구 아닌 종두는 상상이 안되고 그런 종두와 공주와의 그 가슴아픈 밤은 불가능했을 테니까.


4. 1997, 2011, 2016, 2018, 2020

1996년 꽃잎으로 데뷔 후 현 2022년까지 설경구 배우 영화가 안 나온 해가 딱 이렇게 4년이다.
근데 그해 앞뒤로 영화를 두 편 , 세 편 찍어댔다. (심지어 2016년 뒤엔 네편이나 찍었다. )
영화 찍고 후반작업 이런 걸 감안한다면 그가 영화를 안 찍고 휴식한 해는 한번도 없었다는 결론.
이 한국영화의 대들보께서 지나오신 길 나도 되짚어 가다 보니까 오늘 진주를 건졌다.
안내상, 그리고 류승완!
안내상 배우는 영화 속에서 이렇게 비중있는 배역을 맡았었음에도 내가 드라마 부활에서 못알아봤단 말이지? ㅎ
미안합니다. ㅎ
그리고 류승완 감독!!
심지어 이 냥반은 영화 보는 내내 몰랐다 ㅎ
다 보고 감동 속에서 엔딩 크레딧 묵상하는 중에 류승완 이름에 똬~~~ 기겁했다!
영화도 잘 만드는 양반이 연기도 이렇게 출중하기 있기요!
거기다 인물까지!!
이런 욕심쟁이!
그러니까 영화 오아시스는 정말 모든 게 내 오아시스다!
좋은 배우들, 좋은 연출, 좋은 스토리(?...이건 좀...^^;;;;)
나같은 일개 관객의 평따위야 신경쓸 건 아니고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집념과 땀에 대한 보상은 당시 대단했었다.
2002년 그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초청. 감독상, 신인연기상, 국제비평가협회상, 가톨릭언론협회상, 청년비평가상 수상!

이하는 위키백과서 복붙했음.

2003년 제12회 브리즈번 아시아 퍼시픽 영화제 넷팩상 이창동
2003년 제3회 세빌리아영화제 관객상 이창동
2003년 제3회 팜스프링즈 국제영화제 오스카상 이창동
2003년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 이창동
영화부문 감독상 이창동
2003년 제29회 시애틀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설경구
여우주연상 문소리
2002년 제10회 춘사대상영화제
대상 이창동
감독상 이창동
각본상 이창동
남우주연상 설경구
여우주연상 문소리
2002년 제3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이창동
남우주연상 설경구
2002년 제23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문소리
2002년 제1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최우수작품상 이창동
감독상 이창동
각본상 이창동
남우주연상 설경구
여우주연상 문소리
신인여우상 문소리


쉬는 시간에 잠깐 유튜브서 레인맨 클립을 좀 봤다.
마 한국엔 오아시스가 있다!
문소리 배우가 있다.
설경구 배우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이제 3번째인데 ( 영화 순서로는 다섯번째가 되었어야 했는데 착각해서리 ㅠ)
참 행복한 시간이다.




추운 겨울에 혼자 얇은 여름 셔츠를 걸치고
껄렁 껄렁 담배를 얻어피우는 남자.
딱봐도 어머니 드릴려는지
담배값은 아껴도 선물을 사든 남자.
다시 만나면 깜짝 놀래켜 줄 장난에
저먼저 신이나서 키득거리는 남자.
그 이름 홍종두.

그러나 예상 밖으로 집 주인은 바뀌어 있다.
아무리 당황스러워도 티를 안내는 남자.


곧 죽어도 생두부는 먹어야 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배웠으니까 내가 직접 사먹고 말지.
그 모습 짠해서 흰우유 챙겨주는 슈퍼 아저씨.
거기다 대고 고맙다는 소리 말고 해태우유를 찾는
철딱서니도 버스 탔던 곳에 두고 온 듯한 이 남자.


그런 남자를 보는 여학생들 표정 나도 넘 이해한다.
아무말없이 조용히 자릴 뜬다.


아는 전화번호로 그렇게 전화를 해대도 안받던 전화를
경찰서 형사의 한 방으로 불러내는데 성공한 식구중 1인.
아, 류승완 감독! ㅎㅎㅎㅎ
그리고 종두에게 무전취식 당했던 저 식당아저씨도 어디서 본 얼굴인데? ㅎ

경찰서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가 전과 3범으로 오늘 갓 출소를 한 상태인 걸 알게된다.
가족들은 그런 주인공에게 면회 한번을 안갔었나보다.
가족들은 그의 출소일도 몰라,
주인공은 가족들 이사간줄도 몰라.


내가 좋아하는 배우 설경구와 내가 좋아하는 영화감독 류승완을
이렇게 한 샷에 보게 해준 영화 오아시스.


아들만 삼형제의 김갑순 여사.
그 중에 둘째 종두가 철없고 사고뭉치이지만
이렇게 붙임성있고 애교가 젤이다.


감옥살이 갔다온 걸 해외여행 다녀온 마냥 엄마 선물을 사왔다고 입혀주는
이 철딱서니 없는 주인공을 보는
세 사람.
그 중에 어정쩡 서있는 역할이 정말 어정쩡하게 자연스러운 동생 종세 ㅎ


다시 사회로 나온 동생에게
사회에 잘 적응하라고 일장 훈계중인 형.
나중 장면 때문에 다시 보고 이장면서 형한테 빡쳤다.
당신은 그런 말할 자격 없쟎아!!!!

 


형은 종두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맘에 안든다.
그런 종두도 만만치 않다.
형이 싫어할 거 다 알면서도 자기 할 거 할 말 다한다.

 


이제 한공주네집.
이 추레한 집구석에 한마리 어여쁜 비둘기?

 


주인공 한공주가 거울 반사로 만들어낸 상상속의 새였어 ㄷㄷㄷ

 


이렇듯 상상 속을 살아가는 여자 그 이름 한공주와의 첫대면 .

한공주.
한국영화에선 어느순간부타 특정 이름이 곧 보통명사가 되는 일이 많아졌단 말이지.
우선 생각나는 이름 수정.
이은주, 정보석, 문성근 주연의 그 유명한 '오, 수정'의 때문이더냐.
이후로 드라마 속 수정이란 주인공이 참 많아졌음.
발리에서 생긴일도 그렇고 , 철수 부인 이름도 오수정인 드라마가 있는데 ( 엄정화 주연의 )

그외 전형적인 남자이름도 있었는데...
철수도 흔하고.
요즘은 기씨성 캐릭터들이 뜬다 ^^;;

그리고 한공주라니 ㅎ
실제로 영화 한공주 나왔을땐 오아시스의 이 한공주를 연상하진 못했었다 ㅎ
까마득 잊고 있던 영화였으니까.

 


한공주의 눈에 비친 홍종두도 만만치 않아 ㅋ

 


홍종두.
생긴것도 친하고 싶지 않게 생겼는데
말도 참 드럽게 못한다.
참 기억력이 나쁘시구나
형 조심해야겠어요 요즘 수상해요 (형수한테 )

 


그래도 의지 하나는 굳건하다.
안받겠다는 과일바구니 구지비 집앞에 놓고 간다.

 


그리고 남의 영화찍는 현장에 난입해서 호기심 해결하려는 것도 그렇고...

 


그러다 결국 형이 애써 구해준 직장도 짤리는 종두

 


아, 안내상 배우 ㅎㅎㅎ
저 머리 새집 지은 채 동생에게 짜증 내는 모습
이 냥반도 연기 내공이 장난이 아니야 ㄷㄷㄷ

 


형수가 대놓고 너 싫어 말하는 건
그렇게 말해도 앞에 시동생노무 새끼가 알아들어 쳐묵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다.
보통은 사람이 싫어하면 싫어하는 거 의식해서 조심도 하고 내빼보기도 할 텐데
이 노무 자슥은 눈치 코치 콧잔등에 닦아 버렸나
그저 넉살이 좋아 뻔뻔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넉살이 우리 종두의 생존 무기인걸.
대놓고 화내진 못해도 못알아들은척 허허실실 웃는 것 밖에 못하는게 종두다.

 


일도 잘렸겠다.
낮에 대놓고 꽃다발을 들고 왔다.

가만 보믄 종두가 이렇듯 경우가 없지 않다.
내 과실로 누가 죽었대니 출소후에 그 사람 찾아가 사죄하는게 도리다.
남의 집 방문할 때 빈손도 안돼 적당한 과일도 안돼.
비싼 과일바구니.
나중에 엄마 생신잔치에 공주 데려갈땐 머리 잘 감기고 깨끗이 씻겨 가야 한다.
맞다!
출소후엔 깨끗하고 하얀 두부를 먹는 거다.
종두는 이렇듯 남들 하는 거 다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홍종두가 보낸 꽃다발을 배달하는 홍종두.

 


아 짜증.
열쇠는 왜 저런데 두고 다니고.
그 열쇠 비밀장소를 왜 아무나 보여준다니!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라고 호감이 갔는데
이 주책맞음에 짜증이 확마!

 


쩝....
누가봐도 빈집털이하러 온 도둑의 행동거지.....

 


그런데 그 도둑이 버젓이 자기 명함 두고 간다.

 


그리고 성추행도 희한하게 한다.

 


그러다가 공주가 기절한 걸 보구서야
자기 얼굴 후려치며 후회하는 종두.
만만한 상대 하나 골라 잡긴했는데
사람 죽는 꼴은 또 못보는 겁쟁이였기에
덕분에 공주가 살은 거다.

 


나는 이 밤이 공주에게 과연 어떤 밤이었을지 가늠이 안된다 ㅠ

 


자기 집 애들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공주.
분명 공주와 의사소통 다 해오고 있음에도
공주는 볼거 못 보고 느낄거 못느끼는 줄 아는 두 인간.

 


장애인 동생 둬서 좋은 그 한가지는 제대로 뽕을 뽑아먹는
혈육도 마찬가지.
다시 집에다 '갖다' 놓으려면
침대 위까지도 데려다 주면 덧나나.

 


그래서 공주가 종두에게 전화를 했다는 사정이다.
뇌성마비 환자래도
여자는 여자인 공주다.
그런 공주가 자신을 강간하려했던,
이 세상 험악하게 생겨먹은 양아치한테 전화를 했다는 거다

그냥.
어느 극단에 이른 인간의 사랑이야기도 있다더라..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 에 금지된 사랑이야기, 지독한 행위 이야기가 있다.
그런 걸 연상해보면서 작가적 허용 이런 걸로 아주 애쓰고 애써 수용하기.


공주 '마마'와 종두 '장군' 커플 탄생

 

카메라가 잘못된 거 아니다. 

공주가 세상을 보는 방향이 저렇다는 거다. 

 

 

그리고 종두 덕에 처음 올라와본 아파트 옥상. 

이 확 트인 공간에서 보는 세상 높고 넓은 그 하늘. 

 


너 무슨 일있니?
네 있어요. 여자 친구가 생겼거든요

종두도 진짜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어졌다.
엄마랑 형수님처럼 하나님이랑도 친해지고 싶고
번듯한 직장도 가져보고 싶다.

 

 

어떻게 빨래를 해줄 생각을 다했을꼬.

넘 기특한 종두 

 

 

수리 수리 마수리

그림자야 사라져라.

늘 거슬렸던 나무 그림자 얘길 처음한 상대가 종두. 

그걸 진지하게 들었다가 진지하게 장난치는 종두. 

 

 

오늘은 공주에게 제대로 세상구경시켜주기로 한 날. 

그러자면 자금이  필요하다. 

획득 과정은 다소 불법적이다. 

 

 

이 장면 참 좋다. 

휠체어에 태우려는데 휠체어가 가만 안있고 미끄러진다. 

그래도 어찌어찌 꾸역꾸역 공주를 태우는 데 성공한 종두. 

어쩌면 휠체어보다 훨씬 제어 잘되고 성능좋은 운송수단이 곧 종두다. 

 

그렇게 종두로 인해 세상나들이 떠나는 공주. 

이장면서부터 "굿바이마이프렌드"가 연상되었다.

불치의 에이즈환자 덱스터도 에릭을 만나 세상구경 원없이 했다. 

 

 

 

공주의 전철 나들이.

1호선은 이렇듯 지상구간이 있어 공주에게 더할나위없이 좋았을 듯

 

 

공주가 부러워하는 맞은편 꽁냥대는 커플.

저 여배우 박하사탕서 영호를 울린 군산의 그 아가씨 ㅎ

 

 

그저 서서 전철 타는 장면. 

배우 설경구는 그 어떤 순간에도 홍종두 속에 꽁꽁 숨어있더라 ㄷㄷㄷ

 

 

그리고 또 시작된 공주의 상상놀이. 

 

 

오늘은 충분히 상상이 잘 되는 날. 

그래서 상상만으로도 더욱 행복한 날.

그렇게 쌩쌩 바깥 경치가 흥을 돋우는 날

 

 

꽃게탕 낙지볶음 장어구이 오무라이스 불고기 샤브샤브 샥스핀

그 많고 많은 맛있는거 끝내 못먹고 쫓겨난 마마와 장군 ㅠ

종두도 이렇듯 성질 부릴 줄 아는 남자인데  공주앞이라 참았다. 

 

 

할 수 없이 형네 카센터로 셔터문 열고 들어왔다. 

이게 그렇게 종두가 자랑해댄 첫데이트다 ㅠ

그래도 공주는 좋다. 

자기집이  아니라 연인 종두의 직장 그의 아지트. 

꽉 닫힌 셔터 밖 세상과는 다른 둘만의 공간. 

그 속에서 또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주. 

마음껏 앙큼 떨고 투정부리며

그렇게 툭탁툭탁 여느 연인과 다를 바없는 종두와 공주라는.

 

 

그리고 종두가 지극정성으로 챙겨주는 짜장면 한 젓갈 한 젓갈. 

정말 맛있다. 

콩이 아니래서 맛있는게 아니라

종두와 함께 데이트하며 먹는 짜장면이라 더욱 특별한 그 맛. 

 

 

그밤 더욱 특별한 귀가길!

지금은 폐쇄된 청계천 고가 정체를 이용해 

무수한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등을 조명삼아

공주를 안고 벌이는 한판 춤마당

 

 

그 춤은 이제 공주 집에까지 이어졌다더라. 

춤추는 인도무희, 

꽃 뿌리는 인도 화동,

그리고 아기 코끼리 ㅎㅎㅎ

 

 

그림속에서 보던 오아시스 속에서  

그림같은 입맞춤을 나누는 마마와 장군. 

아 이 꿈이 깨지 말기를 

오늘밤 공주의 밤은 얼마나 달콤했을까

 

 

그러나 현실로 돌아온 종두.

그래도 종두는 당황하지 않는다. 

 

 

다만 형한테 엉덩이가 불이 날 뿐이다. 

 

 

둘이 공주집서 갖는 은밀한 시간들. 

공주네 손빨래도 해주고 옥상서 바람도 쐬어주고 

같이 노래도 불러주고

전철 나들이도 해봤고

한밤중에  교통체증 현장에서 댄스타임도 가져봤단 말이지. 

 

그런데 오늘은 또 머리까지 감겨준다?

참내 종두 데이트 스타일 왜 이렇게 특이한거야?ㅎㅎ

 

 

알고보니 어머니 생신잔치에 공주 데려갔던 거. 

젤로 당황한 건 형

이로써 드러난 충격적 비밀. 

공주 아버지 과실치사는 실제 형이 저지른 짓이었다는.

그걸 알고 있는건 종일, 정두, 종세 이 삼형제 뿐인가보다. 

(그나저나 이름이 ㅋㅋㅋㅋ,,,지금 알았다 ㅎㅎㅎ 1, 2, 3)

 

이것도 참 감독님에게 의문나는 설정.

그러니까 인간은 다 양면성이 있다는 걸까?

종두도 알고보면 이렇게 형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아니 사람구실 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는,,

그러니까 강간시도도 당시의 순간의 실수일뿐이었다는,,,?

 

그렇다해도 이후 종일이 보여준 모습은 용서가 안된다. 

 

 

그리고 종두와 종일의 한치의 물러섬 없는 대치.

 

 

거기 껴서 입장 곤란했던 공주 

오늘 제대로 삐쳤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랑싸움이란 걸 해봤다. 

성난 남자가 떠나고 여자는 남겨지고

다시 돌아온 남자는 더욱 다정해지는 이야기. 

여기서 '번지점프를 하다' 태희와 인우의 빗속 사랑싸움이 생각났다 ㅎ

 

 

화해한 커플이 간 곳 노래방. 

거기서 공주 부르라고 종두가 선곡해준 곡.

내가 만일  ( 김범수 작사작곡, 안치환 노래 )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붉게 물든 저녁 저 노을처럼
나 그대 뺨에 물들고 싶어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댈 위해 노래하겠어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나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대위해 되고 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워 이런 나의 마음을

내가 만일 구름이라면
그대위해 비가 되겠어
더운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나 시원하게 내리고 싶어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대위해 되고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워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대위해 되고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워 이런 나의 마음을

절묘한 곡 선정!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댈 위해 노래하겠어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나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

 

공주는 이 가사처럼 얼마나 노래하고 싶었을까,

종두를 위한 시인이고 싶었겠지. 

종두 등에 업혀 부를

공주의 노래.....

 
 

 

공주를 업고 그렇게 달렸지만 끝내 둘만 남기고 떠난 막차

오늘도 공주의 발이 되어준 종두. 

 

 

사람들 다 떠나고 또 둘만 남은 공간에서 

다시 펼쳐지는 공주의 상상.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워 이런 나의 마음을

 

종두는 들었을거다. 공주의 이 노래를

이 고백을.

 

 

그렇게 길었던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둘에겐 이보다 훨씬 길고긴 밤이 기다리고 있다 ㅠ

 

 

반 접히다 만 니트소매. 

우연인지 의도인지 몰라도

그냥 오늘 이 장면들 다 좋았다. 

지난 두번째 만났을 때완 달리 매 순간 순간 공주의 의사를 확인하고 또 묻는 종두도...

 

 

그리고 파국. 

역시나 종두는 당황하지 않는다. 

그냥 공주가 걱정될 뿐이다. 

 

 

이 상황에서 난 류승완의 종세 연기가 넘 좋았다 .

종세도 좋구 류승완도 좋구...

형 종일은 매사 거슬리고 짜증난게 종두지만

종세는 그런 형이라도 안스럽고 좋아하는 마음도 살짜기 갖고 있던 동생이라고 본다. 

암튼 이 김에 성가신 종두 나라에 맞길 수 있어 차라리 잘 됐지 싶다.

 

 

그렇게

합의금도 안주는 

개새끼가 된 두 형제. 

 

 

여기서 다시 나를 황홀케 하는 류승완 연기 ㅎㅎㅎ

아놔 경구배우님 미안합니다 ㅎ

어찌 되었건 서로를 속물이라 여기는 두 속물들끼리 제대로 붙은거지. 

 

 

공주가 진짜로 미치고 팔딱 뛸 사정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는 관중들 ㅠ

이 제범 긴 테이크속  촛점 밖 배우들 연기 정말 좋다니깐. 

종세는 그간 내내 안피던 단배르 기어이 피워물었다. 

공주 저러는 모습을 보니 자기 형이 진짜 나쁜 짓한게 새삼 실감이 난다. 

 

 

감옥으로까지 심방오신 목사님. 

덕분에 종두가 하나님 찬스 제대로 쓰고 경찰서를 탈출하다

 

 

경찰들 눈엔 종두가 제대로 사이코패스로 보였을게다. 

탈출해서까지 공주에게 제대로 집착을 보였다 이거지. 

그래서 열심히 잠복해서 종두 기다린다. 

암만 찾아보소. 

종두는 당신들 그 시야에선 안 보일거요. 

 

 

오히려 방안에 갇힌 공주마마님께만 보이는 종두. 

그렇게나 공주를 겁나게한 나뭇가지 귀신들이  하나 둘 땅으로 떨어져간다 

 

 

아 종두!

이제부턴 수리수리 마술을 걸어줄 수 없는 종두. 

그가 공주를 위해 해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

 

 

오늘 이밤 공주는 최고의 선물을 받는다. 

공주는 오늘 성에 갇힌 라푼젤.

종두는 기사처럼 악마와 싸우는 최고의 반역자

 

한공주 인생은 이렇게 종두를 만난 모든 순간이 오아시스

 

 

그를 위해 공주가 해줄 수 있는 한가지는 

라디오 볼륨을 켜라!

 

 

그리고 이밤 오늘은 혼자만 춤을 추는 나무위의 기사. 

세상은 시끄럽다 난리지만

아파트 안과 밖으로 떨어진 두 사람이지만

역시나 둘만의 세상에서 최고의 해피엔딩.

 

 

그렇게 공주의 일상은 햇살 화사한 여름. 

파리 모기 들끓어 세상 싫은 계절이어도

종두를 기다리며 씩씩할 수 있는 계절. 

그러니까 다시 인생이 사막이 되었지만 

다시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는 여정이라면 

기쁘게 갈 수 있는 길. 

 

이 영화가 부디 보는 모든 이에게도 오아시스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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