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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03.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본문

영화/설경구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설경구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03.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혜성처럼 2022. 9. 2. 10:11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의 2002년 대한민국버전?
온통 질문과 의문 투성이 이 문제적 영화여

접속, 약속, 내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데뷔후 무패행진의 그녀 전도연과
박하사탕으로 한국영화계에 혜성같은 자원으로 인정받은 설경구 배우의 만남.
영화를 보면서 난 내내 묻게 된다.
이쯤되면 선구안 확실히 갖고 있을 두 연기천재들이여
도대체 이 영화를 왜 택한 것인가요?
결국 나는 전도연 입장에선 전작에서 피칠갑하고 죽은 게 억울해서 유쾌발랄한 아가씨로 환생하고 싶었구나 그냥 그렇게 억지로 설득을 해보는데
설경구 배우만은 그래도 핑게거리가 도무지 생각이 안났다.
전작 단적비연수의 악몽도 있었기에
뭐 아직은 그래도 신인급이라
배우 파워를 내밀 수 없는 신세였거니.

영화나 드라마 한편 제작 들어갈려면
감독이나 배우 혹은 작가의 넘사벽의 네임드만 있으면 물론 만사 오케이이지만
그래도 제작과 배우 그리고 자금이라는 삼각대가 딱 맞아 떨어져야 성사될 수 있는
참으로 고난이도 협업이다.
그런 상상을 해본다.
감독이나 대본의 작품성은 들이밀 장점은 없었으나
전도연이 오케이 했대더라
그래서 투자자 붙고 제작 속도 붙으면서
설경구가 그 결에 캐스팅 된 것이지 않을까
나는 영화보는 내내 산만해져서 그런 상상이나 하고 있었다는 거다 ;""


제목과 대본이 따로 노는 이상한 영화.

분명 설경구 배우를 향한 뜨거운 팬심으로 다시 보는 영화 맞다.
이제 보니 그 옛날 처음 봤을 때 가졌던 그 의아함과 당혹스런 감상이 맞았던 거다.
뭐야?
내내 옆에 자기 좋아하는 여자 못알아보고 빙신짓하다 ATM기 폐쇄회로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보고 여자랑 사귀게 된거야?
우리도 혹여나 좋하하는 사람 있으면 폐쇄회로 카메라 들여다보믄 커플성사되려나 기대해보라는 ?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누구의 영화이런가?
제목으로만 본다면 영화 액션의 진주인공은 설경구 배우가 맡은 김봉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양보한다면 남과 여가 같은 시각 비슷한 장소에서 서로의 시선이 엇길리는 중에 운명처럼 교차하는 지점을 그려낸 것인가?
그러나 나는 계속 김봉수보다 전도연의 정원주 시점이 되어가는 것이다.
영화가 그렇게 펼쳐져 있으니까!
김봉수도 말하고 있지 않느냐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봉수의 간절한 외침은 들리지만 아내를 얻고 싶다는 김봉수는 내내 엉뚱한 데만 삽질하던 걸.
혼자 비디오 찍고 폐쇄회로 카메라에 대고 마술한다고 그것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아니지.
서사의 대부분은 원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었단 말이지.

모르겠다.
나으 설경구 배우에근 그 많고 많은 아픈 손가락들 곧 소중한 필모그래피에 속한 영화이니
더는 말 안하련다.
물론 내가 많이 놓치고 있는 것도 있을 테니까.
무엇보다도 요즘 감성으로 그때 감성 코드들을 접하려니 닭살돋는 마음, 거북살 스러운게 많아서
더 방어적 태도가 되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김봉수
샤프하고 카리스마 충만한 배우가 그 이름의 평범함을 연기하다.

 


시작은 여자부터.
씨네21 ㅋ
잡지에 딸린 쿠폰을 슬쩍 하려다 봉수한테 딱 걸렸다.

 


그녀 이름은 정원주
지방도시라 하는데 영화에서 내내 과천이라고 계속 보여줌.
과천성당, 당시 과천 정부청사가 다 보이는 원주네 집 옥상 등등.

보습학원 강사 .
전도연 역시 저 얼굴로 못생김과 평범함을 연기해야 한다.
학생이 원주 닮았단 소리에 우는 거 달래는 신세

그나저나 이 영화 참 여기저기 구석구석 추억 아이템 가득하다.
분필가루 펄럭이는 칠판지우개의 추억.

 

그녀의 단출하지만 실속있는 취미하나
동전 모으기.

 


2001년에는 ATM 기가 사랑의 메신저가 된다.
그러고 보니 1997년의 최첨단 소통수단 PC 통신으로 사랑을 이룬 그녀 아니던가 ( [접속])

그나저나 원주는 금사빠인가?


아직은 서먹서먹 데문데문
그러나 시간은 많다.
건물을 바로 이웃한 사이.
남자 직업은 특히나 은행원.
가까이 하면 할수록 부자될 수 있다는 가장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장소가 은행 아니던가.
그러니 오늘은 이쯤에서 가볍게 인사하고 빠지기.

 


잠시 정원의 이야기
같은 상가 이웃 여자도 주인공 남자처럼 같은 아픔이 있다.
딸은 아버지를 여의고
아들은 어머니가 떠나지 말았기를 아카시아 잎점으로 간절히 빌었던 기억들을
아직은 따로 따로 보유 중.

 


다시 만나는 남과 여
이번에도 둘의 매개체는 고장난 형광등.
에디슨 아녔으면 김봉수랑 정원주 연결 못됐을 뻔.

 


당돌한 그녀.
도대체 어떤 배꼽이 이쁘다는 소릴 들을 수 있지?
제작진은 이제라도 설경구 배꼽을 공개하라! 공개하라!

 


그녀의 마음에 봉수가 더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이제는 고장난 ATM기만 봐도 봉수 생각이다.
폐쇄회로 카메라는 2001년식 메신저가 되는가?

그나저나 누가보믄 대한민국 기술력 후진 나라인줄 오해하면 워쪄?

지하철 고장났댔지 (정확히는 신호교정으로 대기 ) , ATM기 고장나지, 이따가 엘리베이터 멈추지....

 


먼저 장가가는 베프 말에 독립하면 애인 생긴다는 그 말에
단독 살림 준비하는 노총각 봉수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ㅎ
한국 드라마랑 영화에선
엘리베이터가 툭하면 고장난다.
실제로 엘베가 멈추면
디게 무섭긴 하겠지?

 

그리고 이 사건은 곧 둘 사이를 당겨주는 로맨틱한 이벤트가 되었다지.

썸남과 함께일 때는

엘리베이터는 잠시 멈춰줘도 좋습니다.

 


혼자서도 참 잘노는 남자.
그런데도 그가 아내를 갈구하는 이유는?

 


사랑
기쁨.
행복.

봉수 falling in love

 


이제 여자의 마음 안에 봉수가 전입확정신고를 제대로 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남자가 하는 모든 말이 내게 바이블이 되는 효과.
여자도 사람인자 다섯 개 쓰고 맛있게 먹는다.
후루룩 후루룩
천둥번개의 두려움은 떠나가고
남자를 향한 그리움이 찾아온다.

 


허기가 먼저 찾아왔다.
후루룩 후루룩
국수도 맛있게 먹는다.

 


이럴 수가!
남자의 말이 옳았어!
천둥 번개가 치는 날씨 속에 그 남자가 내 옆에 있다.


남자가 떠난 자리.
남겨진 우산 하나.

 


이 우산이 그의 마음이려니
남자의 마음 한자락 접어갖고 온 것마냥
괜시리 설레고 뿌듯해지는 여자의 마음

 


민방위 훈련.
바쁜 현대인들 그중에 특히 봉수에게는 성가신 연례행사지만
사랑에 빠진 원주에겐 15분도 너무 짧다

 


김봉수 두 번째 끼부림
이렇듯 이 남자 눈에 첫사랑 혜란으로 인한 꺼풀이 씌여서 그렇지
노총각이라고 매력없고 못생기고 그런 사람 절대 아니다.
관심 없는 여자래도
혼자 냅두고 노망갈 수 없다는 기사도 정신을 갖추고 있는 남자.
함께 ‘무법’ 속으로 달려나간다.

 


남자는 쿨하게 떠났지만
여자는 남자와의 첫 스킨쉽의 강렬함에 온몸이 저릿하다.
2001년의 사랑법

 


유산균 음료를 빙자한 설탕 음료수 ㅎ
나도 이게 젤로 맛있다 ㅎ
하루에 여섯 개씩 먹다가 배탈까지 얻은 적도 ㅎ
남자와 함게 나누는 세 번째 이벤트
요구르트 똥꼬 찢어 쪽쪽 빨아먹기.

 


소년같다고...말했다.
여자는 남자의 모든 말이
특별한 계시가 된다.


더는 재고 따지지 않으련다.

용감하고 당당해서 귀엽고 사랑스런 정원주.
그 남자에게로 가기 위해 버린 번호표 세 장의 주도면밀함은 보너스

그리하여 은행 창구 담당 직원을 꼬시는 밀레니엄 프로포즈

 


뭘 그리 튕기시나!
전에 형광등 고쳤을 때
꼭 밥사라고 신신당부 했었쟎소!
지금 봉수 마음에는 예전 같았음 넉넉히 썼을 1500원어치의 에누리도 없다.
어떤 “쌍년 ” 때문에.
(그나저나 그 ‘썅년’은 누가 한 말이었더라?
...생각났다. 건축학개론에서 엄태웅이 한가인두고 한 소리였다.
이제훈이 수지두고 한 소리던가?)
한국 영화의 남자들 첫사랑 중에는 ‘썅년’ 들이 좀 있는 듯 ㅎ)

 


실연의 상처를 쿨하게 날려버리는 원주.

 


그래도 봉수 생각은 이제 습관이 되어버렸다.
내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이 영화를 잊지 못했던 이유도
은행 현금 찾으러 갈때마다 ATM기 앞에서 문득문득 떠올랐는걸.

어차피 듣지도 못할 고백.
폐쇄회로 카메라 앞에 대고 실컷 고백해 본다.
웃을 때 보조개, 김봉수 당신을 좋아했던 마음.
날 좋아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는 축원.
원없이 털어내 본다.


그런데도 여전히 마음이 비워지지 않는다.
남자는 여전히 여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있는데.
돌아보면 돌이된다 했더니
진짜 돌처럼 여자 마음에 자꾸 딱딱한 돌덩이가 가라앉는다.

 

 


봉수에겐 너무 아픈 첫사랑 그녀와의
의 추억.
내게 ‘개썅’의 쌍욕만 남기고 떠난 그녀.


실연의 아픔 달래다가 졸지에 영화 엑스트라 출연.
주인공이 연기하는 엑스트라 연기라 ㅎ
근데 젤로 잘한다고 감독한테 인정받았음 ㅋ
아무렴!
설경구쟎아 ! ㅋㅋㅋ

 



봉수의 직장.
노총각 봉수가 외로움과 남아도는 저녁 시간을 홀로 태우는 곳.

 


기적이 일어났다.
누가 알았으랴
은행 폐쇄회로 카메라 보는 취미가 있는 은행원이 있을 줄을...

그러니까 우리 모두 조심하자.
ATM기 앞에서 코딱지도 파내지 말고
애인이랑 뽀뽀도 하지 말아야 한다.
호시 개다리 춤도 추지 말고
흡연과 주사도 삼가도록

 


봉수가 보았노라.
여자의 고백을
봉수는 알았노라.
어느날 홀연히 나타났다 마음에 성냥불 확지르고
그 불 곧 꺼지면서 홀연히 사라져 버린 첫사랑 그녀가 아니라

내내 내 주위에 있었던,
날마다 흔해빠진 번호표 같았던 그녀가
자신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보내왔음을..

 


그리고 그녀랑 우산 함께 쓰기.
함께 버스 기다리기.

 


그리고 남자는 여자에게도 자기와 똑같은 상처가 있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녀를 위해 그녀의 아빠처럼 휘파람을 불어준다.

 


그런데도 남자는 등신이다.
결혼을 앞둔 그의 베프가 헤어진 여친 집앞을 배회하던 것처럼
그도 이렇게 확고부동한 여자 앞에서 확신을 못하고 있으니.

이여자다
아니아
이여자다
아니다

 


이 남자다
이사람이다
이 남자다
이사람이다.

김봉수 그가 진짜 등신인 이유는
자기 마음을 자각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

어디 남자란 종이 마음에도 없는데 공연히 이성에게 친절을 베푸는
그런 인류애를 가진 족속이던가.
혜란 때문에 시끄럽긴 했어도 그의 마음 한켠에 분명 원주도 있었던 것.

결국 아카시아점도
이여자가 맞다고 얘기해 줬지만
봉수 인생에 아카시아점이 맞았던 적 있었던가?
엄마가 안죽을거라 말해놓고 엄만 돌아가셨는걸

 


베프가 확신을 못하고 결혼식장으로 끌려가듯
오늘 봉수도 원주에게 손을 붙들려 간다.
남자에겐 연애가, 사랑이, 결혼이
이렇게 어쩌다가 자연스레 끌려가는 그 무엇인가 보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가 작가여?

작가 삼인의 이름 기억이 안나지만

나는 분명 작가가 남자라고 확신한다!

By ,남자에 의한

Of ,남자의 결혼과 연애 사랑탐구 보고서를 쓴 거라고.

그러나 For !

남자가 아닌 여자를 위한 그런 이야기 말이다.

 

세상의 현명한 여자들이여

부디 남자들을 잘 사용하고 선택해다오

뭐 그런 이야기 ?

 

어찌되었건

아무리 어리숙하고 쫀쫀한 새끼로 포장을 했어도

샤프하고 지성미 가득한 설경구 배우의 30대 모습은 감춰지지 않았다 ㅎㅎ

종종 해피엔드를 본다.

전도연 배우는 찐한 으른 멜로가 참 잘어울린다.

최근에 굿와이프도 그랬구.

그전에 무뢰한도 있구나!

그런 전도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여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통해 만난 것 같다.

전도연은 천상 배우구나 실감을 했다.

눈짓, 턱 올리는 것, 손짓, 인사하는 방식, 어깨 펴는 것 .

모든 동작에 전혀 힘은 실리지 않았는데도 그 사소할 수 있는 동작 하나하나 모든 것이

전도연의 고도의 의도된 연기란 것을 읽을 수 있다.

작위적이란 게 아니다!

그만큼 죄선을 다하는 연기란 거다.

어쩌면 설경구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연기일 수도 있을 것같다.

 

후반부.

둘이 칼국수를 먹는 장면

이제 영화가 재밌어질라고 하던 부분.

김봉수랑 설경구의 첫 데이트가 그렇게 우스꽝스러운게 참 좋았다.

특히 김봉수가 왜 여태 노총각으로 남았는지 짐작이 되도록

(당시 2001년 기준이다. )

고지식하고 센스없고 답답한 구석 있는 그런 면을 보여준 듯.

그걸 표현해낸 설경구 배우 연기도 좋았구.

실제 성격이 김봉수랑 비슷하다고 설경구 배우가 어느 인터뷰때 말했는데

전반부처럼 그렇게 쫀쫀하고 소심쟁이란 말야?

그러나 칼국수 먹으며 정원주랑 따박따박 논박하는 모습이 어쩌면

설경구의 모습이지 않을까

그 꼬장꼬장하고 중딩처럼 진지한 그 목소리 정말 정말 좋았당

 

그리고 또 영화보면서 좋았던 점!

2000년대 초반에서 서울사투리는 여전했구나 ㅋ

처음엔 엑스트라들 말투가 너무 어색해서

엑스트라들 하나같이 발연기인줄 알았는데 봉수가 버스에서 급히 내릴 때 말투보고 서울사투리인 것을 알았다.

 

겨우 20년의 차이이면서도 세월은 여전히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걸 박제한 영화라는 미디어의 힘!

설경구 배우 덕분에 흘러간 영화 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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