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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창작의 모범 창출 영화 킹메이커.2022 본문

영화/설경구 필모그래피로 달리기

시대극 창작의 모범 창출 영화 킹메이커.2022

혜성처럼 2023. 11. 20. 21:55

 
 
오해
 
오다가다 광고판에서 숱하게 보아온 영화 광고판의 제목부터 거슬렸다. 
민주공화국의 대통령 선출을 암흑가의 패왕전으로 몰아
느와르같은 분위기 조성....
 
그러다 우연히 설경구 배우의 불한당에 먼저 꽃혔고 
이어서 또 우연히 킹메이커가 실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참모 엄창록의 실화를 모티브 삼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 
선거는 대중투쟁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잊고 있던 명제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니까 영화는 한시대를 호령하던 실제 정치인이자 대한민국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 김대중과 
그의 선거참모가 불꽃을 튀기며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뭐 역사드라마던 정치드라마던 휴먼 드라마던. 
 
걱정
 
대충 시놉시스를 보니 이건 누가봐도 엄창록 곧 이선균이 분한 서창대의 이야기다. 
설경구 배우도 우려한대로 공식적으로 활동했고 기록도 분명한 김대중의 역할은 리액션 위주의
수동적 인물일 것이라 설경구 배우의 역동적 에너지가 어떻게 영화에 담길 것인가. 
말이 공동주인공이지 설경구 배우가 결국엔 조연급 주연인 것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너무도 다행스럽게도 영화 속 설경구와 이선균 그리고 김운범과 서창대는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팽팽한 매력과 긴장을 선보인다는 것. 
사실 아직 한 번 본 걸로는 극중인물의 감정과 영화적 장치와 연출의 의도등을 충분히 읽고 누리진 못했다. 
그러함에도 아직까지는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진 김운범에게 감사하다. 
그렇게 김운범을 연기한 설경구 배우와 또 설경구 배우의 얼굴을 한껏 클로즈업하고 또 정면샷으로 몰아준
변성현 감독의 연출에 황송하기까지 ㅎㅎㅎ
 
 
호기심
 
역사적 팩트가 이미 스포일 된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드라마화하여 극의 긴장을 살릴 것인가
변성현 감독은 어떻게 보다는 왜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둘의 왜는 목적을 위해 수단의 방향성에 대한 차이점 되시겠다. 
그러니까 김운범은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는 주의, 서창대는 일단 무슨 수를 써서 권력을 쟁취한 후에 올바른 뜻을 펼칠수 있다는 주의. 
단순히 이런 논쟁으로만 본다면 극이 고루타분해질수 있겠지만
감독은 여기서 서창대의 욕망과 좌절을 좀더 섬세하게 배치했다. 
서창대와 김운범이 충돌한 건 결국 양자의 신념의 차이라기보다는 
서창대의 인간적 갈등이 김운범이라는 그릇안에 담기지 못한 비극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도. 
 
새로운 논쟁
 
그러니까 김운범과 서창대가 던져준 오늘날 시대에 유효한 화두. 
김운범은 국민이 자신을 오늘날의 대선후보로 만들었다 했고 
서창대는 그따위 국민이 무슨 대수냐는 항변을 했을 때.
난 너무도 서창대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었다. 
 
3~1운동의 주역, 419혁명의 주인공이 국민대중인 것을 알겠다. 
그러나 국민 대중이라는게 얼마나 역사 앞에 사정없이 무력해지는 존재던가. 
저 독일 국민 대중은 머리가 없어서 전국민이 나치를 추종하며 유태인학살을 용인했을까?
오늘날 박근혜 이상으로 세상물정을 모르고 그저 검사의 권력으로 자신의 장모와 처의 온갖 비리를 
덮고 , 
그 부인은 허위와 위조로 교수 자격을 따내서 
대한민국에서 교수되기가 누구보다 쉬운 인생을 살았음에도 
6천만 대한민국 인구의절반가까이가 그들 부부를 옹호하고 있다는 현실이 떠올라
나는 서창대처럼 억울하고 김운범이 미워졌다. 
 
 
영화는 영화다. 
하필 영화가 내 아픔을 건드리는 주제, 인물들이고 하다보니
사실 영화 후반부들어가서는 서창대에 몰입하기 힘들었고 드라마에 집중도 어려웠다. 
어차피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었다. 
박정희가 지판 영호남 지역구도 생성으로 인해 1997년 대선도 김대중에겐 힘들수 있던 선거였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김종필의 내각제를 수용하면서까지 충청도를 끌어안은 덕에 
정말 근소한 차이로 선거에 승리한 것이다. 
그정도로 이나라 경상도 인구가 대단히 많았다 ㄷㄷㄷ
그러니까 실제 역사에서 어차피 서창대가 이긴 것이기도 하다. 
김영삼이 3당합당한 것 만큼이나 김대중이 김종필 끌어안은 것도 어울리는 행보는 아니었으니까. 
망할놈의 지역갈등, 박정희, 박근혜, 윤석렬, 신천지, 조선일보, 종편 채널조선, 김건희등이 떠오르면서
머리속이 넘 복잡하고 어지럽기까지하다. 
 
오늘 마지막 관람(2022.02.16)
 
개봉날 이후 총 다섯번의 관람. 
처음엔 이렇듯 오롯이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의 출연자, 그리고 영화가 소재로 삼은 시대의 텍스트에 먼저 눈이갔다. 
나의 스타 설경구가 주인공이 아닌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 한가지. 
이선균이 주인공이라면 갈등구조가 너무 약하지 않은가 싶은 또 한가지. 
세번째 보았을 땐 맥없어보이는 새드엔딩에 대해 감독에게 불만. 
네번째 보았을 땐,,,,,,,,,잤다 ^^;;;..
당시에 정말 육신이 고단한 사연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배당이랑 도서관에서 자는 만큼이나 극장에서 피로 회복하는 맛도 소중한 첫경험이었다 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마지막. 
지난 네번째 보았을 때 이후로 간격을 띄우고 가서 그랬는지 오늘은 제대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물론 극장 통째로 관객이 나 혼자였기에 ㅠㅠ 사진찍고 딴짓좀 하느라 몇대사 놓치기도 했다 ^^;;)
박수!
변성현 감독 리스펙트!
설경구, 이선균 , 조우진, 유재명, 배종옥,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이해영, 모든 배우들 땡큐쏘마취. 
그러니까 이제 정말 영화 이야기 해볼란다. 
 

 
그림자가 슬픈 이유
 
오늘은 오롯이 서창대에 집중했다.
서창대는 인제에서 김운범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에게서 빛을 본 것이다.
서창대는 빛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다.
김운범은 빛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김운범에게 왔다.
 
서창대는 빛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빛을 갈망하는 사람이다.
서창대의 인간관.
사람이 빛이라는 , 비전이라는 긍정의 아이콘을 향해 움직이지 않더라.
증오와 편견, 못 먹는 감 찔러라도 보는 이기심의 속성을 간파한 그의 모든 전략은 통했다.
서창대 본인은 몰랐던 거다.
자신도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지 못했던 거다.
 
서창대는 대신에 강한 집념과 승부욕을 가진 사람이다.
그에게 이기는 것이란 지는 사람이 있어야 제 맛이라는 주의다.
즉 이기고 지는 것의 의미에 꼭 맞서는 상대방을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관념보다 실체를 직시하는 냉혹한 현실주의자.
 

 

 
 
 
 

 
처음엔 김운범에게 조련당하는 것도 좋았다.
자신을 리드하는 건 김운범정도라면 허락할 수 있다는 여유가 당시에는 있었다.
처음 본 느낌 그대로 김운범이 목포 합동연설회의 위기를 넘기는 것이며
목포 선거판을 꿰뚫는 정세 인식의 탁월함 등등.
김운범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같았다.
마냥 순진하지만은 않고 노련한 승부사의 모습.
 

 

 

 
김운범을 향한 그의 갈망이 더욱 커져간다.
김운범을 통해 이루려는 야망이 이제는 김운범을 향한 승부욕으로 전환된 것이다.
김운범의 빛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이다.
김운범의 투지, 그의 야망, 결단력, 리더쉽, 그리고 빛.
김운범은 진정 탐스러운 선악과다.
 
그러나 김운범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쉽사리 그에게 곁을 주지 않는다.
김운범은 결코 그가 만만히 오를 산이 아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박비서 따위와 이 서창대를 저울질 하고 있는지.
아니, 김운범이 박비서같은 하수를 인정하는 이유조차 알 수 없다.
그리고 이젠 서창대를 내치기까지 하는 김운범.
서창대는 김운범을 완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운범에게서 벽을 보았다.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만한 건 김운범이었다.
김운범에겐 세상이 참 만만하다.
끝까지 순진하게 똥싸는 소리만 하고 있다.
 

 

 
내것이라고 생각했던 김운범의 빛.
그러나 그 빛을 손안에서 부서지는 모래알같았다.
눈앞에 저렇게 단단히 서있는데 왜 내 손에는 잡히지 않는지.
부숴버리고 싶다.
아니 무릎을 꿀리고 싶다.
그렇게 만들거다.
당신이 틀렸어.
나를 놏진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하겠어.
 
그러나 부질없는 꿈.
허망한 신기루.
마침내 김운범은 홀로 섰다.
서창대 없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자신이 분탕질해놓은 선거판에서 승리했다.
 
이상 서창대의 마음으로 영화 서사를 정리해봤다.
제작진이 표현한 빛과 그림자의 용어를 빌려썼지만 내게 빛은 다른 의미다 .
내가 사용한 빛은 사랑이고 밝음이다. 인간의 선함이다.
그리고 서창대는 인간의 선함, 밝음, 곧 사랑이 없는 사람이다.
 
빛과 사랑, 밝음은 기독교 복음안에서의 원리와 용어이긴 하다만
난 무의식적으로 대학교 시절에 방황하던 내 모습이 서창대에서 보였던 것 같다.
콤플렉스 많았고 인간 본성의 선함을 믿지 못했던 게 나다.
(그땐 교회를 다니기 전이었다. )
그런데 희생의 본연의 의미대로 희생할 수 있는 인간이 있다는 친구의 말에 얼마나 뻗대고 따졌었는지 모른다.
그 속엔 그 친구를 향한 질투와 시기심이 가득했던 것 같다.
그 친구의 무한 긍정에너지, 넉넉한 성품과 인정머리. 사랑스럽고 신뢰감 주는 성격.
4년내 내 내 동경과 시기를 똑같이 품고 친구를 구박해왔다.
 
마지막 홍어집에서 김운범과 서창대의 대화신.
서창대는 김운범과 만나 그렇게 김운범이 지난날을 후회하는 모습을 얼마나 간절히 바랬을까
그러나 끝내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서창대의 그 새드엔딩에 너무나 마음이 에려왔다.
오늘보니 킹메이커는 참 서글픈 멜로영화 맞다.
나는 이제 서창대가 되어 오늘밤 맘이 침잠해있다.
 

 

 
서창대가 갖고 싶었던 남자 김운범 그리고 설경구
 
그러나 영화속 서창대의 눈이 아니라 일개 팬의 마음으로 자꾸 설경구만 보였다.
다시금 느끼는 거지만 설경구 배우 참 잘 늙었다 g
얼굴 형태와 이마 크기, 눈썹 뼈대 올라온 높이와 길이, 속쌍커풀 크기와 눈 좌우 길이.
그리고 날카로운 콧선과 평평한 광대뼈. 부드러운 턱선과 얇은 입술, 꽤 큰 턱.
모든 것이 조화로운 그의 얼굴이로다.
단정한 셔츠깃에 감싸인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감탄만 나온다네.
 
많고 많은 장면 중에 나를 설레게 했던 딱 세 장면을 골라본다.
처음 반한 장면은 김운범의 필리버스터 장면.
실제 연설하는 대사 한마디 들을 수 없고 심지어 고속으로 넘어가는 몇 초 안되는 장면이지만
온 열과 성을 다해 땀을 다 쏟고 지친 얼굴로 수트 자켓을 걸치는 정치인의 섹시함.
 

 

 

 
두 번째 장면은 김운범이 이한상 의원을 회유하러 갔을 때다.
손님인 김운범이 상석에 좌정했는데 뒤로 서창대와 그 외 보좌진들이 보인다.
한때 당내 경선의 라이벌이었던 이한상 의원 앞에 김운범과 서창대.
아니 서창대라는 그림자를 부리고 있는 김운범이라는 다크호스.
그 순간 내 눈엔 서창대라는 엑스칼리버의 주인 아더왕같이 보였다.
서창대가 아무리 날고 기는 킹메이커라해도 킹은 어차피 김운범이었다.
이 김운범을 연기한 설경구 배우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 장면
 
그리고 오늘 세 번째
극적으로 승리해낸 전당대회 뒷풀이 시간.
김운범은 이제 서창대의 손을 잡아 이끌려 한다.
자네 뜻을 품을려면 다가오는 총선이 적당할 것이여.
앞으로 정책과 비전의 시대를 보여줄 것이네.
자네는 징글맞게 똑똑한 사람이여.
이기는데는 타고난 사람이지. “
이 말을 하는 설경구 배우의 표정에 감탄했다.
마냥 서창대를 신뢰하고 칭찬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면서도 경계심을 놓치지 않았던 것.
그걸 연기하는 설경구 배우의 눈빛과 시선처리.
내가 마 이런 배우의 팬이다 !
 

 

칭찬할 거리 많은 영화 & 연출
 
그 외 영화 얘기 더하자면 장면전환센스.
미장센, 조명, 음악, 무대장치 뭐 이런 것도 다 감탄할 만하고 안목있는 사람들이 훨씬 잘 말해줄 것이다.
나는 음성 오버랩을 자주 써서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한 센스가 놀랍다.
그리고 대사와 대사를 매끄럽게 연결해서 서사를 이어가는 것.
서창대가 드러나면 나쁜 사람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하니 아들이 묻는다
나쁜 사람들이 누군데?
그러면 문이 활짝 열리고 떼거지로 등장하는 군부독재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장면 ㅋ
김운범은 장충단 100만이 몰려왔다는데 돈을 그렇게 쳐부운 내 지지율은 왜 안오르는 거야?
워낙 오래 해먹었쟎여
이렇게 장면 장면간 대사가 자연스레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방식.
정말 변성현 감독의 연출은 마치 백자를 빚어낸 장인의 솜씨를 보는 것 같다.
고도로 정제되고 세련된 시간의 조련이랄까.
 
 
킹메이커
 
개봉 22일차 현재 스코어 72만 1천.......
일단 토요일 거 한장 또 예매 해둔다. 
시대가 원망스럽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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