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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훔친 소설가 참고문헌 21. 코끼리는 기억한다.애거사 크리스티. 황금가지 본문
뇌를 훔친 소설가 참고문헌 리스트로 달리기 .
구해지는 책대로 읽다보니 또 순서를 건너뛰었다.
당분간은 추리소설.
덕분에 간만에 추리소설 읽는다.
그렇다.
정말 오랜만이다.
물론 이 리스트에도 쟁쟁한 단편 추리소설집이 앞서 있었기에 이미 읽어둔 것도 있지만
내게 추리소설의 고전은 역시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친구가 더 좋아했다.
나는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로 입문했고 더 좋아했던 건 몽블랑의 소설이었다.
몽블랑의 루팡은 다른 추리소설 탐정들이나 그 주인공들보다는 훨씬 드라마틱한 인물이어서 빠져들었던것같다.
애거사 크리스티.
이 위대한 추리작가의 걸작들은 물론 많이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나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가장 인상깊다.
우와!!!
화자가 살인자였어!!!
아무리 전지전능한 작가여도 말이지,
누가 봐도 객관적 시점으로 관찰자 혹은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눈앞의 화자를 범인으로 쓰는 트릭이란 것은 신박함을 넘어
거의 관객 기만이었다구!!
하지만 난 늘 쫓겨다니는 무능한 관객이었어서 애시당초 누가 범인인가
짐작도 못하고 나중에 탐정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범인이 그 사람이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는
그런 독자였기에 그렇게 충격을 먹지도 않았었다 ㅎ
어찌되었건 전무후무한 기발한 트릭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 벨기에 탐정.
난 여직껏 엘큐르 포와르로 알고 있었는데 에르큘 푸와로라고 한다.
소설 속에서도 발음의 혼동을 주는 이름이라고는 했다.
황금가지 버전은 애거사 크리스티 재단과 정식으로 번역계약을 맺은 권위있는 출판사인가보다.
그러니 에르큘 푸와로가 정식 이름이겠지?
왜 난 그간 다른 발음으로 알고 있었을까?
-목차 정식 한국어 판 출간에 부쳐 오찬 문학회 코끼리에 관한 첫 번째 언급 제1권 코끼리들 앨리스 대고모님의 참고서 실리아 과거의 죄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오랜 친구를 기억한다 유년 시절로 돌아가다 올리버 부인 행동에 나서다 코끼리를 찾은 결과 데스먼드 제2권 긴 그림자 개러웨이 경무관과 푸아로, 기록을 비교하다 실리아가 에르퀼 푸아로를 만나다 버튼 콕스 부인 월러비 박사 유진 앤 로젠텔: 헤어 스타일리스트와 미용사들 고비 씨, 보고하다 푸아로, 답을 찾아 나서다 막간 매디와 젤리 조사위원회 |
이제 진짜로 작품이야기!
아까 트릭 이야기 한 것에 이어서 이번에도 애거사 크리스티는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을 창조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작가의 전작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서의 기법과도 연관이 있는가보다.
이런! 이 리스트 앞에 있는 [회상속의 살인]이다.
순서대로 못 빌린 걸 후회한다.
보통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경찰이라는 공식 수사 조직이 나선다.
사건이 미궁에 빠지면 등장하는 비선 조직? 비공식 수사자들 곧 탐정이 등장하는 게 보통의 추리소설 공식이다.
[코끼리는 기억한다]는 이 공식에서 두 가지를 비틀었다.
첫째는 사건 발생 시간
둘째는 수사 대상 혹은 방식이다.
살인사건은 어제도 엊그제도 1년전도 아니라 무려 15년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니까 증거도 사라지고 증인들도 뿔뿔이 흩어지기 충분한 세월이다.
경찰은 충분히 수사를 마쳤고 공식적 결론까지 내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뒤늦게 우연한 계기로 일말의 의혹을 갖고 사건을 추적하게 된 주인공들.
방법이 그래서 특이하다.
여기 맨처음 등장한 미세스 올리버라는 베스트 스릴러 작가와 명망있는 탐정 에르큘 푸와로는
그 직업적 권위가 나올 법한 바탕인 , 인간성에 대한 탁월한 조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공식 수사가 끝났다 할지라도 완전히 막힌 길이란 없는 법이라며
그 길은 곧 인간의 기억력이라고 제안한다.
인간의 기억이란 강렬해서 오래 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왜곡도 있을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서도
두 노장은 이 양날의 칼같은 기억이라는 실마리만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추리를 해나가는 방식.
마침 읽을 책이 한권뿐인 덕도 있었지만
이책은 더더욱 한 권을 끝까지 쭈욱 밀고 읽어야 했다.
문장도 간결한데 장면장면과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군더더기 없이 사건에 대한 단서들을 진열하고 있기때문에
잠시 책을 놓고나면 다시 몰입하는데 머리가 딸려서이다.
주인공이 사람들을 만나며 나누는 대화들이 당장에는 조각조각 파편처럼 흩어져 보이지만
분명히 대미를 장식할 엄연히 의미있는 조각들이기에
이걸 꿰어가는 과정에 한눈을 팔면 안되는 거라!
뇌를 훔친 소설가 참고문헌 리스트로 달릴 때 늘 생기는 궁금증.
그 책에서는 도대체 무슨 얘길 하느라 이 책을 참고한거지?
그러니까 나는 또 뇌를 훔친 소설가 또 읽어야 하나 부담감이 드는거다.
어찌되었건 [뇌를 훔친 소설가]의 주제는 대충 시간, 뇌, 그리고 기억에 관한 것들이었나보다.
특히나 [코끼리는 기억한다]에서 인간에게 기억의 효능과 그 능력에 대해 몇가지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책에서 언급한 코끼리처럼 한번 강하게 박힌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한다.
난 내 어린 시절 엄마랑 그 외 어른들 앞에서 서서 똥싼 기억이 있다.
내가 똥을 싸는데 둘러 앉은 어른들이 박수를 친 것 보면 이제 갓 아장아장 걸었던 아기였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난 나의 기억을 또 신뢰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전학간 단짝 친구 이름은 분명 기억한다.
그런데 그 오빠들 이름까지 다 맞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다시만난 친구를 통해 오빠들에 대한 기억은 전혀 틀렸음을 알았다.
나는 그 친구를 인터넷을 통해 만나긴 했었던가 하는 사실에 대해서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ㅠ
참나 지난 세월 난 너무 정신없이 살았나보다 ㅠ
아무튼 이 소설은 바로 이 부분을 집중 소재로 잡고 썼다.
탐정의 무기는 오로지 여러 사람들이 듣고 기억하고 있던 간접적인 소문들뿐.
두번째 특징은 인간의 기억은 왜곡되며 또한 쉽게 부서진다.
인간이 강렬한 기억을 붙들고 살수도 있지만 그게 너무 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겠지.
그래서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는 격언을 누가 말했더라??????
작가는 때문에 기억이라는 수사 단서에 대한 신뢰성을 부족한 점에 대해
에르큘 포와로의 경찰 인맥을 활용한다.
신뢰할 만한 당시 담당 형사의 판단과 조사 자료들을 확보해서 미세스 올리버가 확보한 정보들을 대차대조해보는 것.
그렇게 단서들을 조합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
미세스 올리어와 에르큘 포와로는 수사 내내 '코끼리'라는 말을 붙들고 산다.
호기심많은 추리작가 미세스 올리버가 코끼리의 기억력을 이야기 하며 이 수사가 도전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던 근거.
그래서 그녀가 15년 가까이 떨어져 살다 다시 만난 지인들을 , 그 단서 제공자들을 코끼리라고 부른다 ㅎ
책 제목도 그렇고 각 소제목들도 의미 심장한 것이 많다.
과거의 죄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나는 출판사 황금가지 버전으로 읽었다.
표지를 들추니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 59라 한다 .
알아보니 총 89권까지 나온 전집 시리즈가 따로 있다는 거.
아,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또 죄다 사다들이고 싶은 책은 더더욱 많다 ㅠ
그걸 감당할 수 없는 내 집구석이여~~
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다면
오래 오래 살아야겠다는 소망이라도 품어볼 밖에 ㅋ
아 행복할 내 노후여 ~~~ㅋ
● 기억은 지워지는 법이니까요 (p 93)
● 코끼리들은 다 기억한다죠. 하지만 우린 사람이니까 잊을 수 있다는게 얼마다 다행인지 몰라요
(p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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