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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of 조국 『조국의 시간』. 조국. 한길사. 2021

혜성처럼 2021. 6. 3. 01:40

조국의 시간

 

리포트, 선언문, 서사시

드디어 다 읽었다.

읽는 내내 먹먹해지던 가슴 추스릴 겨를 없이 자판에 손을 얹는다.

이 책은 지난 2019년 가을 발 서초동 검찰 대란의 한가운데에서 십자포화를 맞은 조국 전 법부무 장관의 당시를 기록한 회고록이다.

다 읽고 나니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었다.

첫째 조국의 시간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검찰의 위상을 증거하는 보고서다.

둘째. 그래서 검찰개혁을 위한 싸움이 해방후 우리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예리하게 드러내준

선언문이다.

셋째,한 인간이 어디까지 숭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서사시다.

 

검찰 더 제대로 보기

2장 <나를 둘러산 의혹들>, 3장 <통제받지 않은 괴물들> 을 읽고 검찰에 대한 내 입장을 새로이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검찰은 태생적으로 군부독재의 충견노릇을 해오며 기소권과 수사권을 무기로 무소불의의 권한을 행사해온 대한민국 적폐의 최후 보루로만 보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1987년 민주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고

안기부는 폐지되었으며 2017년에는 범국민 촛불항쟁을 통해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정치권력의 형식적 민주주의는 대부분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석구석 적폐세력은 여전하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친일언론의 수구반동논조와 언론사주 비리 꽁꼼 감싸기는 사라지지 않았고 검찰과 판사들의 반동적 행태도 한결같았다.

더 끔찍한 건 이것이 정치권력의 강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

검사 한 사람, 기자 한 사람 한사람을 넘어 수구 적폐는 이제 민간에까지 구석 구석 퍼져있다..

형식적 민주주의는 이루었지만 내용적 민주주의를 완성해야할 시점이라고 하는 이때.

형식적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검찰 개혁이라고.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형식적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민족모순

조국의 시간을 읽고 검찰개혁이란 앞서 나온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것은 형식적이건 내용적이건 8.15 해방이후 우리 민족의 모순의 근본을 해결하기 위한 궁극의 수술장이라는 것이다!

1. 검찰의 영장 청구권을 헌법에 명시한 세력은 친일 독재 박정희 정권의 김기춘 검사.

이거 하나만 봐도 검찰은 해방이후 우리 민족이 해결하지 못한 민족정기 바로잡기와 정치 사회 민주화의 과제를 막기 위해 독재정권의 충견으로 명시해놓은 빼박의 증거라고 본다.

박정희 독재 정권 시절에 이 충견에 물려 숱하게 스러져간 수많은 애국애족인사들, 시민들, 노동자들. 통일운동가들.

 

역사의 반역자 언론과 검찰

2. 윤석렬 전 검찰총장이 진두지휘한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이 항명에 언론이 호위부대가 되주었다.

윤석렬은 조국이 법부장관에 내정된 것을 알았을 때부터 조국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자 국회의 인사청문회도 무시하고 압수수색과 부인 정경심 교수 기소를 터뜨렸다.

이 후의 모든 끔찍한 일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이때 언론이 보여준 행태들.

검찰이야 자신들 검찰을 , 그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반항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언론은 무슨 유익을 바라고 그렇게 검찰의 혀가 되고 나팔수가 되어준 것일까?

그것은 언론이 민족민주에 대한 반역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검찰이  최후의 첨병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언론은 토왜

조국의 법무부장관 지명 후 과거 그가 SNS에 올린 죽창가를 끄집어 내어 일제히 비판했던 언론들의 논조는 이러하다.

한마디로 괜히 일본 건드려 국민만 피해보게 생겼는데 그런 국민을 선동을 하고 있다는 것.

이를 비판한 조국의 반박 하나 하나 보고 있으니 진정 이 언론이 토왜라는 저자의 규정이 옳다는 걸 알 수 있다. (p93)

저들은 일본의 조선 지배의 불법성부터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p96)

“2012년과 2018년의 대법원 판결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p 97)

 

파시즘 수호하는 언론

민족정기를 세우는 것에 거부하는 이 수구언론은 그래서 잉태된 반민주 권위주의 정권을 지키는 일에도 팔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 유명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다.

이렇듯 민족민주의 키워드에는 진저리를 치는 족속들이 언론이고 그들의 손발이 되어준 검찰 그리고 또 다시 검찰을 비호하는 언론.

 

PASSION OF 조국

그러니까 2019년부터 계속되어온 이 검난은 그래서 ‘PASSION OF 조국이 되어버렸다.

조국 장관은 검찰개혁을 위해 윤석렬 검찰과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해방이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함으로 인해 이 나라가 앓아온 모든 문제의 원흉 반민족 반민주 세력과 싸우는 최후의 역사바로세우기 장정에 있는 것이다!

 

내전

, 그러니까 더욱 가슴이 미어 터지는 것이다.

어떻게 이 싸움을 조국 한 집안이 감당할 수 있었던 거지?

검찰과 야당이라고 하는 제도권내 눈에 보이는 특정 집단 뿐아니라 이나라 구석구석 그 추종자들이 여론으로 , 지지세력으로 총결집하여 말 그대로 내전이었단 말이다.

김주대 시인의 <살아서 돌아온 사람>(p 275)를 읽으며 펑펑 눈물이 쏟아졌다.

그것이 내가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의 첫 감격이었다.

그 모진 시간을 무사히 버티고 이렇게 값진 책을 써낸 노고에 그저 감사와 안도의 마음뿐이었다.

 

이기는 싸움

나의 스승님이 말씀하셨다.

싸우려면 이기려는 싸움을 해야 하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선 적을 특정해야 한다고 했다.

두루뭉술한 적과 관념적 구호는 허공에 대고 하는 헛주먹질이라고 .

그리고 나의 스승님은 길고긴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묵묵히 싸우셨다.

스승님의 유일한 무기는 진실이었다. 학자적 양심이었다.

그러나 몇 년전 또한 번 패배를 당하셨다.

나는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입안이 쓰지만 스승님은 덕분에 필생의 학자적 소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더큰 학문적 영광으로 환원시키셨다.

 

우경화 트라우마

이 스승님 때문에 조국장관의 비극이 남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검찰과 언론등의 적폐세력도 문제지만 우경화된 민심도 내겐 트라우마다. 특히 청년층.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의 빌미가 되었던 태블릿 뉴스.

그정도가 되었는데도 난 박근혜의 하야를 기대하지 못했다.

내 안에 깃든 여전한 관념주의, 패배주의.

이게 늘 내 발목을 잡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돌아가는 사태를 보구도 나는 망설였다.

내가 뭘 할 수 있나 포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서초동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단 소식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은 뛰기 시작했다.

 

나의 스승님, 나의 장관님

20여년전에 스승님을 배신한 적이 있었다.

살아가면서 가슴 한켠에 미안함 때문에, 내 게으름 때문에 나는 또 배신의 세월을 축적해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회개의 정의가 기도응답처럼 나를 일으켜 세웠다.

회개는 징벌이 아니라 다시 새사람이 되는 것.

미안하면 더는 미안할 짓 안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마음이 정해지니까

그렇게 스승님을 다시 뵐수 있었다.

20년전에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는 무능한 제자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배우고 있다.

몇 년전 다시 스승님이 겪었던 일이나 조국 전장관이 겪은 일이나 이 반동의 무지한 세월이 주는 고난인건 여전하다고 보였다.

조국 전 장관을 , 검찰개혁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한 선비를 지키는데 말그대로 우후죽순 , 풀처럼 일어선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덕분에 또 배우고 있다.

말그대로 저자 조국은 선비다.

그의 모습에 나의 스승님 모습이 그 가족에 , 스승님의 가족의 모습이 겹쳐보이면 더욱 그러하다.

전형적인 학자이다.

학자로서의 영민함, 집요함, 고지식함이 조국의 시간에 다 드러나있다.

 

선비 조국

그가 조선시대에 살았다면 화선지 위에 붓으로 일송정 푸른 솔을 멋들어지게 칠 것같다.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문장 곳곳을 세련되게 장식해준다.

치열했던 싸움의 기록이 아니라 장엄한 영웅의 서사시를 보는 것 같은 문학적 감미로움을 느껴서 저자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재장전의 탄환

그리고 스승님 말씀대로 이 싸움은 이기는 싸움이 될 것이 믿어졌다.

조국의 시간을 통해 적이 너무도 명약관화하게 특정되었다.

그 실체, 이 싸움의 의미 그 모든 것들이.

이 회고록이 다음 싸움의 불쏘시개가 되고 또 다른 총알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기대

그 승리를 보고 싶다.

그 길에 내가 더는 무능해있고 싶지 않다.

더 나은 사람이 되며, 배우며, 저자가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길에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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