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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서현의 MBC 수목미니시리즈 "시간" 2018 본문

드라마/종영 드라마 & OST

김정현 서현의 MBC 수목미니시리즈 "시간" 2018

혜성처럼 2019. 2. 25. 02:27

볼 만한 드라마가 없을까 찾고 찼다 결국 '시간'에 낙착한 것은 배우 김정현 때문인게 크다.

학교 2017에서 워낙 매력적이었고 상대역 서현과의 화학적 융합이 나쁘지 않을 거란 기대도 없지 않았다.

 

아무 사전 정보 없이 보자 했으나 그래도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에서 제공하는 시놉시스 정도는 보고 들어갔다.

누구에게나 유한하게 주어지는 시간이 주제라고 한다. 꽤 묵직하다. 

막상 내용을 보니 시간이란 제목과 주제는지금껏 봐왔던 흔한 클리셰들의 새로운 포장지에 다름 아니었다.

재벌2세, 아픔 많지만 겉으로는 개날라리 마성의 캐릭터, 여주인공에 소위 츤데레적 애정공세, 살인, 비밀 , 배신 그리고 시한부.

드라마 '시간'에서 '비밀'도 보이고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았다.

개망나니 남자주인공과 캔디 여자주인공. 냉철하지만 여자주인광과 신분 동급의 서부 남주와 그리고 역시나 냉철하지만 반대로 남주인공과 신분 동급의 서브여주인공.

 여기서 발리와 비밀의 차이점이라면 '비밀'에선 서브 남여 주인공들이 공범이다.

그러니까 '시간'은 발리보다 '비밀'에 더 가깝다. 실제'비밀'을 이 작가가 썼다. 그리고 내겐 두 전작은 모두 이런 음침한 느와르풍 멜로의 고전과 같다.

 

 엄연히 '발리'와 '비밀'의 아류작일 뿐인 이 드라마는 그러나 칭찬할 구석이 정말 많아서 계속 나를 붙들게 된다.

막장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인물의 심리를 개연성있고 일관성있게 묘사했다. 말 그대로 세련된 감정선이다.

천수호가 설지현에 접근하여 호의를 베푸는 겉모습은 소위 츤데레식 애정표현인데 시청자나 천수호 본인도 깜박 잊을 정도로  몰입했다가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인가 화들짝 놀라 몸서리치며 시청자 뒤통수를 칠 때가 몇 안되는 웃음포인트가 되었다.

 또 천수호는 설지현이 고맙다고 할 때마다 고맙다는 소리 하지말라며 진저리를 내는 이유를 알기에 인물의 감정선을 정확히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엔 시한부는 그렇다 쳐도 엄마잃은 아픔 때문에 안하무인의 유아적 성품으로 방황하는 캐릭터라는 것은 정말 너무 진부해보였다.  이 정도 실력의 작가라면 왜 굳이 이렇게 식상한 설정을 하였을까 했는데 나중 옥상 자살 방지 씬에서 천수호가 절절히 설지현을 설득하는 장면을 보니 작가의 의도을 받아들 일 수 있었다.

 

정말 옥상 장면은 정말 최고다.

니가 죽으면 나도 죽겠다고 하는 천수호의 절규는 자신도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는 남모르는 아픔에 대한 절망이었고 설지현에 대한 죄책감에서 빠져나갈 유일한 해방구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담은 호소였다. 그 마음이 절절히 남득이 되었다.

그러니 설지현 입장에서는 천수호가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아직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서 인식하기 전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설지현의 얼굴과 모든 행동에서는 분명 생기를 볼 수 있었다.

남자는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였겠지만 설지현을 이미 마음에 깊이 두고 있었으니 이제 여자가  남자를 향한 마음을 자각만 한다면 이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멜로물의 흐름을 탈 수 있는 것이렸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한대로 흐르진 못했다. 애정전선의 온도가 거기서 더 오르지 못하였던 것이다.

거기다 한술더떠 남주인공이 홀라당 죽어버렸고 졸지에 드라마는 남자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한 성장담에서 여자주인공의 복수극으로 방향을 확 틀어버렸다.

멜로라는 윤활유가 흐르지 못하는 복수극이라면 그 서스펜스가 치밀하기라도 하여야 할 텐데 그저 양측의 독기 대결밖에 안되는 양상이라 전쟁도 참 심심한 전쟁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드라마.

로미오와 줄리엣 그 이상의 비극을 자아내기 충분한 명배우들 가지고 짜다만 스웨터가 되어버렸다.

입자니 짧고 버리자니 지금껏 공들인게 아까운 . 실이 너무나도 모자랐다.

결국 남는 것은 배우다. 김정현 보다 서현부터 말하자.

서현은 드라마 중반까지 내내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연기했다. 다른 드라마들 보면 아무리 찢어지게 가난한 여주인공이라도 매번 옷차림이 바뀌는데 어째 여기 서현은 스타일이 그대로다.  그래도 서현의 빼어난 글래머 몸매와 스타일은 바래지 않았기에 혹시 저 티셔츠와 바지 혹은 단화 등이 협찬제품인가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설지현이 흑화하며  온 몸에 돈칠을 시작하니 제대로 협찬빨을 올려주신다.

진짜 드라마 배역을 위해 의상을 희생했구나.

물론 서현의 설지현은 그대로 설지현의 서현이었다. 설지현 처음 등장했을 때 내가 아는 소녀시대 서현 맞나 했을 정도였으니.

천수호의 김정현.

학교2017 때도 상처많은 반항아에 최적화된 눈빛과 그 얼굴.

여기서 김정현의 천수호는 그 이상을 뛰어넘어 절망과 분노와 죄책감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고통을 호소하는 최적의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설지현에 다가가 챙길 때 그 까칠하면서도 섬세함 다소 과정돼 보이기 까지하는 격분하는 모습이란.

 

난 정말 궁금하다. 기자회견장에서의 그 까칠한 태도는 정말 프로페셔널하지 못함에서였을까?

인성 나쁜 연예인들 많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인성의 문제였을까?

그러함에도 김정현이 이후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최고였다.

그런 악재속에서도 상대배우들과 적절히 호흡하며 연기를 해낸 김정현 배우.

제발 이 상승세 일시적 꺾임의 불운을 잘 극복하고 다음 작품에서 제대로 능력발휘 하기를,

좀더 강한 멘탈이 되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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