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5부 (윤여정, 김민하, 이민호 주연 이민진 원작) 본문
두 개의 시대, 세 사람의 이야기
정확히는 두 개의 시대, 두 사람의 이야기겠지.
일제시대 오사카에서의 선자와 1989년에는 일흔 셋의 선자와 그의 손자 솔로몬의 이야기.
그러나 1932년의 선자와 1989년의 선자는 또 다른 모습이다.
나이든 선자는 여전히 강단있지만 원래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게 세월이란 게 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세 사람의 이야기가 맞다.
이렇게 시대따로 사람 따로 이야기가 정신없이 몰아쳐오는데도 혼란스럽지 않다.
원래 파도앞에서 혼란이란 걸 느낀다더냐?
그 경이와 위용에 겸손해지고 감탄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지.
4부에선 특히나 각자의 존재들끼리 부딪히는 충돌이 임펙트를 쏟아내었다면
이번 5부에선 그들이 여전히 뚫고 나가야 할 운명이라는, 인생이라는 파도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들에
존경과 찬미를 바치고 싶어지더라.
그렇게 얼얼한 마음으로 화면에 넋을 놓고 있노라니 어느새 드라마 끝났다는 사인을 주는 다른 드라마 예고영상 썸네일이 ....
드디어 도착한 오사카.
시아주버니의 의심, 가족이 처한 경제적 곤란함 무엇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선자를 흔들었지만
남편 백이삭이 건네준 사랑과 진심어린 존경, 그리고 손윗동서 경희와의 허심탄회한 우정이 선자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리라.
1989년의 선자는 조선에 남았던 복희언니의 처참한 과거의 참상을 듣고 어쩌면 자신이 오사카로 떠났던 게 천만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러한 생존이 오히려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그리고 솔로몬은 지난 계약실패의 후폭풍에서 휘둘리는 중인데 그를 더욱 흔드는 것은 솔로몬의 과거다.
과연 솔로몬과 하나 그리고 그가 오늘 만난 하루키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전히 원작을 다 마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2권 6장까지 읽은 상태에서 선자의 삶에 한수가 다시 등장헤서 깜짝 놀라던 차에 드라마 5부 마지막에서도 역시나 고한수가 극적으로 등장했다.
미치겠다 , 파친코 땜에! ㅎ
이렇게 쫄깃하고 사람 달달 볶는 드라마 정말 오랜만이다! ^^
드디어 오사카.
시모노세키에서 배에서 내려 한참이나 기차를 타고 도착한 오사카역.
마중나온 형 요셉과 10년만에 재회한 이삭.
이삭은 선자의 뱃속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거짓말해두었다.
요셉은 이삭이 부산에 도착한 날짜를 알고 있기에 생각보다 많이 부른 배를 보니
제수씨로 함께 살아야 할 선자란 사람이 의심스럽니다.
여기도 멋지게 셋팅해둔 장소일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부산 자갈치 시장 찍어둔 것일수도 있겠다 ㅎ
때는 1989년.
50년전에 선자는 여길 떠나 지금 막 오사카에 도착했는데
그 오사카서 50년만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선자
얼마만에 맡아보는 생선 시장 냄새던가
아들과 함께 걷는 시장골목길에서 마음껏 어린 날을 추억하는 선자
소설에서는 인력거를 타고 갔는데 드라마에선 전차를 탄다.
내가 봐도 인력거에서 셋이 끼워 타는 그림은 드라마틱하진 않지 ㅎ
압도적인 키에 하얀 수트, 중절모를 한 뒷모습만 봐도 떠오르는 그 한사람 때문에
심장이 덜컹했던 선자.
50년 뒤의 선자는 아들과 함께 고향 수산시장 골목길에서 이렇듯 어린아이마냥
기쁘고 신이나고
그런 어무이를 보며 함께 흐뭇해하는 아들 모자수.
그러나 50년 전의 선자는 오사카 한인 동네에 들어서며
초대받지 않은 나라에 온듯한 불편함을 느낀다.
그 동네와는 어울리지 않는 우아함과 세련미를 갖춘 선자의 손윗동서 경희
그녀의 너무도 환한 미소와 환대.
그녀가 차려준 밥상앞에 끝내 눈물 쏟고 마는 선자.
어머니가 딸을 위해 이 밥상을 차려주셨었지.
친구의 약혼파티.
이제 그녀는 전보다 훨씬 편안한 미소를 솔로몬에게 지어준다.
아비 없는 아이를 잉태한 몸을 고향서 빼내어
그 아이에게 성을 주겠다는 것만으로 감사한데
오히려 이 험한 곳에 불러들여 원망들을까 염려하는
이 착한 남자.
선자는 또 다른 사랑이 자신안에서 솟구쳐옴을 거부하지 않는다.
솔로몬.
선자의 손자.
모자수의 아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가 성공하여 돌아왔지만
그의 고향이란 곳은 여전히 그에게 혼란스러운 곳이다.
한금자 할머니가 계약식 현장에서 보여준 절규를 이해못하는 일본인 동료.
솔로몬은 아름답고 능력 많지만 그런 여자의 민족적 한계를 읽은 것일까?
선자가 운다.
오사카에 와서 한달간 내내 잘 참다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쏟아놓는다.
그런 선자의 눈물의 의미를 잘 아는지라
애써 위로해주는 동서 경희.
우아한 외모 만큼이나 내면도 투명하여
그 연약함이 오히려 선자에게 위로가 된다.
그랬던 경희가 오늘날 이렇게 한 줌이 되어 고국에 와있다.
선자의 일본생활에 절대적인 의지가 되어준 평생의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경희
그 시작을 만들어준 사건.
시아주버니 요셉이 사채빛을 끌어다 썼다.
동생네 뱃삯을 만들어주려다가 갑절로 늘어난 빚...
영도 처녀 선자.
아버지 손잡고 부산 수산시장서 수많은 사람들 겪어 본 선자는
이런 일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 어린 나이에도 대구값 후리려던 상인 속 간파하고
하숙집 아저씨 흥정을 도왔던 야무진 선자
아버지 묘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관계 기관을 찾아와 이장 흔적을 수소문하는 선자.
그러나 세월이 너무 흘렀다.
직원 앞에서 세월의 의미를 설명해야하는 상황에 절망하는 선자. ..
그러다 직원으로부터 듣는 이름 신복희!
솔로몬은 하나를 찾아 나선다.
거기서 만난 아버지 친구 하루키
복희를 만나러 온 선자
50년전 원앙을 선물하며 축복했던 선자와 50년만에 만나는
복희.
참으로 야물딱진 선자.
소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이 전당포 장면은 짜릿하다.
글도 모르고 일본말도 모르는 작은 조선 여자이지만
사람 속을 꿰뚫고 볼 줄 알며 뱃포까지 있어
돈줄앞에 호락하지 않는 전당포 주인을 쥐락펴락하는 장면
옆에서 경희는 단돈 50전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쫄고 있었음 ㅎ
유행이 지났느니
홀몸 아니라 크게 봐준대느니
얼르고 절르고 해봐도 씨알도 안먹히며 거금 300을 요구하는 선자에게
결국 돈상자 여는 전당포 주인 ㅎ
전당포까진 따라왔는데 이번엔 사채업자 전주를 직접 찾아가기까지 한다니
경희는 그제야 손위로서 감추고 있는 지난날 설움 다 쏟아놓는다.
자기가 이제 하다하다 사채업자까지 만나는 지경에 왔다니...
이렇게까지 험하게 살아야 하나, 어디까지 자기가 변해야하는가
선자도 사실 무섭다.
다만 살아야 하니까
어떻게든 버텨야하니까 꾸욱 참는거다.
그러나 경희가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으니
선자는 오히려 위로가 된다.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참 설레고 기쁜 재회의 시간.
그러나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는 복희와 동희의 아픈 과거.
당시에 조선 처자들 절대 밖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 누구 말도 믿지 말라고 그랬었다.
그러나 선자 떠나고 남은 어머니 형편 덜어드리려는 마음에서도
만주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가
위안부로 고생하고 돌아온 복희와 동희.
그리고 동희는 끝내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했고........
시계 판 돈으로 빚을 청산하는 순간
경희와 선자는 이 위험천만한 타향살이에 한판 전투를 치루고 난 전우가 된 기분이다.
솔로몬은 이 하루키 가족과 참으로 오랜만에 재회를 하는가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복희 덕에 선자아버지의 묘소를 제대로 이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원작서 선자의 어머니 양진은 한수가 진즉에 오사카 선자에게로 모셔갔더랬다.
그러니 선자로서는 오사카에서의 삶이 그녀 인생에 전환기가 되어준 것일 뿐 아니라
진정한 위기탈출 기회였다.
선자는 여기까지 이렇게 무탈하게 왔지만 복희와 동희 자매가 역사에 희생당한 걸 생각하면
자신만 온전히 살아남은 것이 미안하고 괴롭다.
솔로몬의 이야기.
왜 이 아버지의 친구 하루키는 이 초라한 삶을 선택했을까?
하루키는 왜 솔로몬에게 미안해하는 걸까?
솔로몬과 하나는 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앞으로 6부에서 8부까지 계속 될 솔로몬의 이야기.
완고한 요셉.
병약한 동생에게 오사카의 따뜻한 날씨가 도움이 되리라 싶어
동생을 불러와놓고
동생과 아내에 대한 책임감에
하루하루 힘 뽝 주고 사는 가엾은 남자.
그러나 아내가 사채업자까지 만난 걸 알고 제대로 분이 난다.
그런 일을 벌인 선자가 용서가 안된다...
놀라워라
선자가 시계팔러 올것을 예견하고 있던 한수 ㄷㄷㄷ
그래
1931년 오사카
한수와 선자에겐 참 좁은 땅이다
다시 등장하는 요시이 마모루라는 이름
솔로몬은 이 위험한 고객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려 하지만
회사는 솔로몬에게 앙갚음을 하려 든다.
그순간 절체절명의 다급함을 호소하는 하나의 전화.
그리고 솔로몬이 처한 현실이 1989년 도쿄 이 숨막히는 마천루의 불빛속에 명멸하는 한 점 빛처럼 위태로운데
그 빛들이 너무도 아름다워 황홀해하는 순간 드라마 5부 끝이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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