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
다음을 살리는 환경책 046. 강수돌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 강수돌. 산지니. 2010 본문
이 책은 2005년 충남 연기군 어느 산좋고 물좋은 시골 동네에 15층 고층 아파트 단지를 세우겠다는 건설업체와 관계당국에 맞서 마을을 지키고자 투쟁해온 작은 농촌 공동체의 전쟁 보고서다.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나는 요즘 다음을 살리는 환경책 이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지난 시절의 아팠던 세상의 기록들 , 그러나 아직까지 계속되는 여진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 혼란스럽다.
세상에 너무도 무지했구나.
아니 알았던 것을 까먹으면서 너무도 게으르게 살아왔구나
그리하여 세상을 망쳐버리는 저들이 좋아할 방관의 꿀을 먹여오고 있었구나
그렇게 온몸의 뼈마디에 심줄이 새로 붇는 경험을 한다.
표지에 저자 사진.
이 책의 저자이면서도 이 싸움의 한가운데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런 어마무시한 공적을 담은 그의 직함은 무려 신안1리 이장 ! ㅎㅎㅎ
2005년에 저자가 살고 있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 과수원땅에 15층 2천세대의 아파드 단지가 들어선다고 한다.
사진으로도 보면 알수 있지만 이땅은 앞에 저수지 뒤에 산을 끼고 양 산자락 쪽에 고려대와 홍익대 지역 캠퍼스가 위치해있다.
자연경관으로나 교통환경요인으로나 산업효과면에서나 인구사회학적으로나 아무런 타당성이 없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라니.
이 마을 신안1리 주민이기도 하였던 고려대 서창캠퍼스 교수인 저자 강수돌은 이 문제를 알아보며 두가지를 발견한다. 첫째는 마을 주민들이 아파트 건립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고 또 알게 되었더라도 아파트를 반기지 않고 있다는 여론 .
둘째는 좀더 내밀히 연기군청을 들락거리며 알게 된 사실인데 아파트 건축의 기본 토대인 대지 등급 설정에 마을 이장이 허위서류를 조작해서 관여한 사실이 그것이다.
저자 강수돌은 이 두 가지 사실에 근거해서 발로 뛰며 사태의 진상을 밝히려고 애쓰다 나중엔 쫓겨난 전임 이장을 대신에 신안1리 이장에 선임된다.
[강수돌의 나부터 마을혁명]은 이렇게 교수 강수돌이 시골마을 주민들과 거대 건축 업자와 지역 자치 정부를 상대로 아파트 건립 반대운동을 한 모든 지역공동체 투쟁의 전말을 상세히 기록한 역사서다.
그러니까 이건 백서다!
어찌나 소상하고 정성스러운지.
책의 말미에는 혹시나 또 이런 지역 수호를 위한 주민 투쟁에 도움이 되라고 '풀뿌리 운동 매뉴얼'이란 것도 정리해두었다 ㅎ
그랬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그것이라고 '머리말'에서부터 분명히 밝히고 있었던 터.
'그러나 우리가 걸어온 모든 과정 속에서 차분히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의미를 찾는다면, 바로 이야말로 우리의 상처를 아물게 할 새로운 영양소가 아닐까? 욕심을 부린다면, 블랙박스 속에 숨어있는 죄인들조차 참된 치유를 통해 거듭나기를 빈다. 약삭빠른 속물의 껍데기를 벗고 진실한 살마으로 되돌아오기를 빌 뿐이다. '(p 12)
제1부 적극 나설 것인가 , 모른 체 할 것인가
때는 2005년 3월 경.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소릴 듣는 주인공.
행동에 나설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한참동안의 고민은 앞선 머리말에 상세히 이미 한 얘기이고
강교수는 이제 행동에 나선다.
첫번째는 개인 소견서 형식의 민원을 넣는 것이었다. .
둘째, 마을 주민 설문조사를 벌인다.
세째, 전국 단위로 지지해줄 만한 세력들에게 연대서명을 요청한다.
넷째, 이렇게 모아진 지지와 중의를 모아 연기군청 앞에서 기자회견
여기까지는 저자 강수돌이 신안1리 마을 이장으로 선출된 이후 벌인 본격적 싸움 이전의 시간적 기록이지만
책 본문에서는 소제목에 담긴 주제에 따라 이후 시기까지의 내용들도 망라되어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머리속에 사건의 기록이 연대기적으로 , 드라마 시간적 서사로 일괄적이진 않다.
첨부된 관련 신문기사들도 이후 사건들까지 기사에 함께 딸려있다.
그러나 알아먹는덴 전혀 상관없다.
이 1부를 읽을 때 마음이 많이 먹먹해져왔다.
그가 아파트 건립문제로 민원을 넣고 군청을 줄기차게 들락거리며 나중엔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까지 벌이니
조용한 농사꾼들 대상으로 구렁이 담넘어가듯 넘어갈 수 있던 일이 시끄러워지게 된 걸 감지한 군과 업계 관계자들.
그들 각자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저자를 회유하려뎐 술책들이 그렇다.
아직 맨 마지막 부록을 안봐서 그러는데 적들의 1단계 공작 '회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지?
나도 그런 회유를 경험해본 자로서 저들의 뻔뻔함이 떠올라 씁쓸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권과 권력이 오가는 현장에서 무수히 인간성을 포기하고 양심을 내던지는 사람들의 모습.
아니 이미 그렇게 해놓고 그것이 들킨 자들의 뻔뻔함을 목격하는 저자.
그런 격언 아닌 격언이 떠오른다.
착한 사람은 악당을 못이긴다더라.
착한 사람은 그냥 착한대로 살수 있지만
악당은 반드시 착한사람을 넘어뜨리려는 결의와 의지가 충만하니까.
내 지난 인생의 경험속에서도 정말 악착같았던 저들.
자그마치 10년을 싸웠는데도 끈질기게 발악하고 모사를 꾸민다.
거기서 버틴 나의 은사님.
과연 그 싸움에서 은사님은 이긴 것일까? 나는 이긴 것일까?
요즘 나는 왠지 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때를 떠올리기가 괴로와졌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싸웠는데 오늘날 그곳의 꼬라지가 끔찍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 정치판도 마찬가지 인것같구. ..
제2부 함께 싸우면서 진짜 주민이 되다.
이제 저자가 본격적으로 싸움의 선봉에 서게 된 이야기.
전임 이장이 인감도 도용해가면서 가짜 민원서를 군청에 낸 일이 폭로된다.
이로 인해 이장은 마을 총회 그 자리에서 해임되었다.
저자 강수돌은 이날이 5월 18일이어서 518 마을혁명으로 부르기까지 한다. ㅎ
그리고 강수돌이 신임 이장으로 선출된다.
마을 주민들이 강수돌 교수를 이장으로 선출한 것은 현 상황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태를 밝혀낸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주민은 이제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는 싸움을 할 것을 작정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용히 살던 시골 주민들이 대형 건설회사와 군청을 상대로 언제 끝날 지모르는 엄청난 싸움을 결의했다는 자체로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신임 신안1리 이장은 마을 주민들과 본격적으로 싸움을 전개한다.
첫 시작은 연기군청 , 그리고 충남도청 항의 방문.
군수와 도지사 앞에서도 당당하게 한 목소리를 내던 주민들 모습이란.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발 이익을 위해 음침한 곳에서 꾸미는 더러운 수작에 놀아나는 이웃들의 모습도 증거한다 ㅠ
이장이 앞장서는 아파트 반대세력을 음해하기 위해 하지도 않은 협박전화를 했더라고
총회 공개장소에서 난리를 치던 사람.
저자가 슬기롭게 대처했더니 꼬리를 내렸지만
아직까지도 그 진상은 알수 없는 씁쓸한 야합과 술책의 또 한 현장.
신안1리의 고층아파트건립 반대운동에는 단순히 아파트 건립만 막는 그 하나의 목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싸움이야 사실 저자 강수돌이 이장이 되기도 전에 ,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하기도 전에 ,
강수돌이란 사람 한 사람이 군청에 낸 민원서 한 장만이라도 군 공무원이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였더라면
이렇게 커지고 오래될 싸움이 아니었다.
하지만 공무원은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책임방기죄,
건설업체에서 이 땅을 노리고 애초 이땅에 설정예정이던 1종 분류를 2종 분류로 돌리기 위해
이장을 섭외하고 가짜 건립위원회 명단을 조직하고 또 그들의 도장을 몰래 파서 서류에 쓴 일등.
여기에 배임, 뇌물수수, 공무집행방해 등등의 죄,
또 아까 전화 협박 사건등에 진상도 조사해서 역시나 누군가의 사주는 없었는지,
실정법까지는 적용하진 못하더라도 명명백백히 드러내야 할 실체적 진실은 없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들 .
사실 세상을 바꾸려면 세세한 것, 시시콜콜 걸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닌 법이다.
아니 세상을 바꿀 것 까지 안가더라도 순리를 어기고 뒤집어 놓은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선
역시나 가만있던 것 그 이상 몇배의 힘을 들여 다 점검해봐야 하는 거다.
지금 현재 조국 전 법무장관에 가해진 검찰과 언론의 토끼몰이를 보고 있으면 이 싸움이 얼마나 끔찍한 싸움인가 하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그냥 윤석열 총장이 진두지휘한 검찰권 남용이요,
언론은 검찰 입장에서만 크로스 체킹 없이 일방적 보도, 과잉 편파 보도, 왜곡 보도였는데,
그렇게 언론, 검찰 이런 추상적인 용어를 써서 싸우면 안 되는거다.
명백한 진상조사와 사실확인이 먼저 되어야 하는 거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장관임용전에 국회에서 청문회가 예정되어있는데
굳이 하루 전날 압수수색을 벌여야 하는 지에 대해 누가 최종 건의하고 확정을 지어 실행했는가?
각 언론사 기자들 한 명 한명이 쓴 기사들 팩트 체크.
그 안에 기자로서의 사명과 기사 윤리에 바탕한 바른 기사가 쓰였는가?
과잉취재는 없었는가?
일방적 입장만 싣지는 않았는가?
왜곡 기사들도 기사 하나 하나, 기자 하나 하나 다 따져 봐야 한다.
싸우자고 든다면 그렇게 싸워야 한다.
그럴려면 조국 한 사람 갖고는 안되는 거고, 1,2년 걸릴 일도 아니다.
10년 갖고도 가능할까?
저자 강수돌은 바로 이런 문제에 부딪히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거다.
상식을 갖고 생각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자체가 없어야 하는데
생겨버린 일을 대하는 여러 가지 사람들. 그 숱한 충돌들.
차라리 정당한 논리와 논리의 대결이었다면 억울하지나 않은데.
부당하고, 비겁하고, 야비하고, 몰상식하고, 추악하고, 추찹한 작태들과 상대하는 일인지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드는 거다.
요즘 세상을 보라
죄 지은 자가 영웅이 되고 착실하게 산 사람이 바보가 되는, 이 전도된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후손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p 134)
지금 그런 세상이 됐다.
착실하게 공부해서 교수 되고 자식 착하게 잘 키웠을 뿐인데 , 단지 남들보다 똑똑한 것 뿐이고
남들보다 바른 소리 한 것 뿐인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국민의 공적이 된 그 이름 조국이 있고,
헌법의 적 전두환을 칭송하며 기본적인 노동관, 복지관, 도덕관, 민생관도 없는 자가
그저 맘에 안드는 정적이라고 조국을 죽이기 위해 온검찰권을 휘둘렀다가
이제 대통령 후보가 된 자의 주위에는 장모가 사기로 입건되고 아내란 자는 표절논문에 허위전력으로 온통 구린내 투성이다.
아 열뻗친다
3부 투쟁이 남긴 상처, 연대와 사랑으로 치유하다
2부까지는 싸움의 주체와 목표가 설정되는 과정을 담았다.
경치 좋은 시골 마을에 뜬금없는 고층아파트단지.
이를 위해 건설사와 군청, 도청 공무원들과 마을 일부주민들이 결탁 혹은 야합
그리고 이에 맞서는 신안1리 이장
이제 본격적으로 싸움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건설사 & 공무원& 마을 배반자들 트리오의 온갖 추잡한 작태들.
아까도 말했지만 책 말미에 풀뿌리 운동 매뉴얼이란 부록이 있다.
어느 백서가 아니 그렇겠느냐만은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은 국가 혹은 자본에 대항하는 모든 민초들의
풀뿌리 운동의 교본으로 삼을만하다.
그렇게 되도록 맨 앞에서 제일 많이 맞고 모함당하고 조리돌림당하고 또 피곤죽이 되도록 시달렸던
저자 강수돌 이장의 희생이 있었지.
그리고 함께한 신안1리 주민들.
이쯤에서 이 '건설마피아'의 악랄한 투쟁 무력화 작전으로 대표적 3종 셋트를 정리해본다.
1. 관제 어용 시위
충남도청 항의시위 가는날.
내리 쌓인 눈을 뚫고 데모를 가려고 시골 주민들 다 모여 버스를 탔는데 그 앞을 막아서는 경찰들.
학생들 데모할 때 자주 나타나던 닭장버스랑 전투경찰까지 동원했더란다.
이유인즉슨 아파트 찬성주민들도 데모를 가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까봐 출동한 거란다. ㅉ,ㅉ ㅉ
아파트 찬성주민들이라고? 땅판 지주 몇명이랑 건설사에서 고용한 일당 고용인들이다.
2. 대표자 진빼놓기 .
충남도지사 만나고 오는 길 ,
건설사 직원들이 반대운동 대표를 향해 던지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온갖 폭언,
빨갱이니, 북으로 갈거라는 둥, 이 새끼, 저 새끼,,,,,,,,,
그때 흥분해서 조금의 행동이라도 나갔더라면 무슨 빌미를 잡고 대표자 손발을 묶어두었을려나 ㄷㄷㄷ
전임 이장한테 눈알 뽑힐 뻔한걸 (진짜로 손톱으로 눈알 파고 들었더랜다 ㄷㄷㄷㄷㄷㄷ)
진단서 떼서 고소해놨더니
열흘 다되도록 늑장대응하고 나선 경찰 손에는 되려 맞고소장이 들려
강수돌은 오히려 피의자처럼 심문을 당한다.
적당적당히 합의라는 방식으로 상황 무마하며 전임 이장이 빠져나가려 했던 술수..
증인, 증거 다 있는데도 모든 증인과 증언을 거부하고 유죄판결 때리는 1심 재판의 지옥을 지나
대법원 삼심까지 가서야 무죄확정을 받아낸 어이없는 싸움
있는 놈들은 이렇듯 돈, 권력, 법, 경찰, 인맥 다 동원해서
없는 이들 시간, 진, 건강, 스트레스 쫙쫙 뽑아 먹는다.
3. 불편부당? 철저한 자본 편의 사법부
대학생 레포프보다 못하다는 재판 주문을 써대며 판결 망치를 쳐대는 판사들 모습.
도대체 판사들이나 검사들은 법을 무엇으로 알고 배워서 사시에 합격한 것인지?
이 부분에서는 시나 군, 그리고 도 행정에서 문구 하나가 행정 명령이 되는 과정이 좀 복잡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내 머리론 그렇다고^^;;;)
한마디로 이장이 아파트 건설을 위한 군에서의 토지 설정 부터 위법하다고 소를 제기한건데
재판부는 위법한 행위가 없었다는 판결.
어차피 그 땅은 아파트 지을 땅이 되게 되어있다는 행정 과정이라는게 있지 않더냐!
이장님은, 무슨 소리냐! 개발사도 행정의지가 개입해서 처리되는 걸로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
대학교 교양과목으로 법학개론 한 학기 배운 기억이 떠오른다.
내 상식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법리적 실체와 개념 등등 넘넘 골치가 아팠던 기억.
하긴 물리학도 그렇다.
사과가 그냥 익어서 떨어지는 걸 왜 거기에 인력개념을 나오느냐고
자석의 N극과 S극이 붙는 이유에서 전기력과 중력의 비중이 어떠한지 어케 알수 있느냐고요..
과학은 그렇다 쳐.
물리학 특히 양자물리학은 그렇게 초현실적인 개념을 연구한 덕분에 오히려 오늘날 일상에서
스마트한 세상을 누리고 있는 거쟎아.
그러나 법레기들이 그렇게 법조문을 인간성 떼어놓고 해석하니까
오늘날 그렇게 법레기라고 모욕당하는 거다!!!
종교도 그렇다. 특히 기독교.
기독교 안에서 그렇게 성경 문구 하나, 단어 하나갖고 시시콜콜 따지다가 이단 되는거다
심지어 신천지 이단은 개역한글판 즉 이전 버전 성경만 보게 한다.
새로운 버전인 개역개정판에는 자기들 교리에 꿰맬 단어가 안나오거든!
(물론 난 개인적인 이유로 이전 버전이 더 좋다.
문장이 더 멋스럽고 성스럽다 ㅎ)
그렇게 싸움은 진행된다.
그리고 건설사의 아파트도 차곡차곡 지어진다.
그렇다.
3부는 싸움 현황과 더불어 그 결과까지 담고 있다.
싸움 결과는 머릿말에서 저자가 이미 밝혔던 바이다.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아파트는 소요 자본대비 1/3 지어졌지만 2% 미만의 분양률( 2000가까이 되는 세대에 15명이 청약했단다 )
로 건설중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
뭐 이런 개그지같은 상황이 다 있노!!!!!!!
그렇게 짓지 말라고 말라고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막아섰거늘
기어이 그 아름다운 복사꽃 전나무 다 밀어버리더니
사람도 안사는 대단지건물들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모든 덤프트럭, 크레인들이 싸악 빠져나갔더란다.
가슴아픈 3장이다.
더 막막해지는 것은 이런 현실이 여기 신안1리만 있지 않다는 것.
전국의 농어촌 막개발 현장에서 있었던 일.
이런 현실이 건설 현장에서만 있었는가
비리사학재단에 맞선 각종 대학분규들.
족벌언론에 놀아나는 정치인들,
검찰에 조리돌림 당하는 지식인들, 투사들.
아룬다티 로이의 [9월이여 오라]에선
정가에 침투한 군수산업계를 집중 비판했다.
우리 정가엔 특히 검사들이 많다.
그전엔 재벌가에 국회의원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이 둘은 짬짜미에 재능이 탁월하다.
먹먹하다
과연 희망이 있을까?
이것도 수사감이다. (144)
개별적으로도 똑똑해져야 하고, 집단적으로도 뭉쳐야 한다.
왠만한 사람 같으면 시간이 없거나 정신이 없어 그냥 포기하고 억울한 가슴만 두드리며 넘어간다. (p 175)
도대뎇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제대로 치유가 되어 다시금 건강한 사회로 회복될 것인가?
과연 이 나라가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수 나 있을 것인가? (p 180)
'나홀로 아파트'와 '논두렁아파트' 그리고 '병풍 아파트'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공유재산에 대한 사유화이자 매우 제한적인 집다늬 철저한 독점이며,
주변지역에 대한 폭력일 것이다. ...'(p 188)
진짜 '공멸'하는 것이 희망일지 모른다.
차라리 현재의 인간 종자가 공멸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구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발이 될 지 모른다.
무책임한 인간 종자의 절멸, 그리고 수억년에 걸친 지구 생태계의 새로운 복원, 이것ㅇ만이 지구에게 희망일 것이다.
(p 205)
제 4부 생동하는 마을공화국이 희망이다.
1부는 문제의 개요,
2부는 투쟁의 주체
3부는 투쟁의 전개와 결말.
마지막 4부는 자연스레 투쟁의 평가와 이후 전망이 담겨 있다.
역시 논문 많이 쓰는 대학 교수님다운 전개로다 ㅎ
시골마을 고층아픝 건립 저지 투쟁은 제목 그대로만 본다면 실패로 끝난 싸움이다.
이 시골마을에 아파트는 결국 세워졌으니까!
그러나 우리네 역사가 그러하듯 이 마을도 싸움의 결실은 기득권층의 판단과는 다르게 아주 옹골차다.
저자 강수돌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에서 풀뿌리 민중운동을 하며 경험한 모든 결과물을 아낌없이 보고하고있다.
1. 우선 신안1리 새로운 마을 이장 강수돌은 거대이슈에 대해선 강직한 투사였으나 마을내 소소한 민원은 내실있게 챙겨온 듬직한 일꾼이었다.
마을 이장도 결국엔 권력이고 또 권력의 최말단일 수도 있어서 아무리 작은 민원이라도 이장 한 사람의 능력의 가늠자가 될수도 있는 일이다.
강수돌이장은 정각 중요한 아파트 갖고는 뒤에서 수작질을 해대면서 소소한 복지 민원은 이렇게 성실히 챙겨주는게 야속하다고 하지만 그런 소소한 민원도 강수돌 이장이 그만큼 강직하게 큰 싸움을 버텨갔으니 그 작은 떡고물같은 양보가 가능했던 거다.
오죽했으면 일제시대 때 면서기 갑질이 그리 서러웠댈까
2. 진정한 생활&학문&투쟁의 공동체를 실험하다.
신안1리 마을은 아파트 문제만 아니었다면 고령화된 시골마을로 조용히 묻혀갈 동네였겠지
신임 이장과 마을 주민들은 버스 대절해서 군청이고 도청이고 떼지어 몰려가 데모하길 주저 하지 않는 투사 마을이 된다.
그러나 저자 강수돌은 마을이 마을답게 공동체의 기능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마을회관을 활용해 요가교실도 열고 아이들대상의 글짓기 교실도 연다.
마을도서관도 세우고 동네 축체란것도 해마다 열어 성황리에 벌인다.
이런 그림이라면 안봐도 뻔하지 않은가
비록 마을 앞에 전에 없던 흉물스런 빈아파트가 버티고 섰지만
마을 주민들은 충청도 신안1리 마을주민으로서의 소속감을 더욱 단단히 느낄 것이다.
원흉같은 죄인들이야 더는 상종못하고 살겠지만
그간 껄끄러웠던 주민들과도 화합하며 다음번에 이런 일 다시 만난다면
더욱 단합된 싸움을 일으킬 종잣돈 같은 연대와 결속을 다졌다 할까나.
3. 기득권 너거들이 오늘은 한 번 이겼지만 내일은 우리가 백번 이길 날이 오리라.
우리 역사가 그랬다.
한국 역사연구회가 쓴 [한국역사] (1,2,3권으로 나뉜 것도 있고 통으로 1권짜리도 있고 )를 읽어보면
우리 역사의 성과물은 대단한 왕조와 국가적 번영과 화려한 문화유산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한국역사연구회 같은 진보적 민족주의 사학진영에서는 식민사관을 물리쳐야 하는 강박증같은게 있었지만
꼭 식민사관에 대항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우리 민족의 역사는 세계 역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보편성이
분명 있더라!
그것은 민중의 성장에 의한 역사의 발전이라는 진보성.
(물론 난 역사의 진보성을 안믿을라는 사람이지만 ㅠ)
그래서 우리 역사도 그랬는데 충청도 연기군 신안1리의 역사와 그 속의 마을 주민 풀뿌리들도 그랬다더라.
지배층 혹은 기득권은 처음 승리하고 빼앗아 간듯하지만 이번에 패배하고 그저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일을 계기로 더욱 대오각성할 성장한 민중이 있다.!
책 안에 당시 언론 기사와 칼럼들도 많이 소개되어있다.
뭐니뭐니 해도 저자가 직접 기고한 글들이 제일로 보배롭도다.
4부의 맨 마지막 칼럼 '아파트 공화국에서 삶의질 공화국으로'는 다음 대통령이 꼭 정책에 반영해 주었으면 좋겠다.
삶의 질 공화국을 위한 변화 삼차원
1. 정부는 시행사식에서 오페라 식으로 국정운영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2 .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고 기득권이 불필요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1) 3중의 공공성 구축
=주거 + 교육+ 의료
2) 행정결정 무한 책임제
3) 내부고발자 종신 보호제
4) 영구임대주택제 확대
5) 토지 공개념제
3. 외면과 결과지향에서 내면과 과정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마지막으로 참 신박한 부록!
'잘못된 개발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
앞으로 또 어느마을에 여기 신안1리처럼 뜬금없는 아파트, 이상한 건물, 공장, 그런 거 만든다 하면
무작정 덤벼들지 말고 여기 데모 방법론을 활용하시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고 손자님이 말씀하셨지.
이 매뉴얼은 특히 그런 적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개발 사업자들이 담당 관련 공무원들이, 언론이, 경찰이, 검찰이 , 재판부가 얼마나
저들편에 움직일지, 저들이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할지의 경험담이 제대로 담긴 알찬 참고서다.
이번에 진짜 마지막으로 저자 강수돌을 검색해서 마침 좋은 기사 찾아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98116.html
저자 강수돌이 어느날 반짝 신안1리 아파트 싸움 하느라 등장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신념이 그를 조치원으로 부른 것이고 그는 신념대로 신안1리에서 여전히 살고 있으며
지금은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정년보다 훨씬 일찍 교수직을 사퇴했다고 한다.
그리고 퇴직금의 절반을 고대 세종캠퍼스 학교에 기부하기까지 하고.
또 그의 집 이야기나 세 자녀를 성적 경쟁없는 대안학교에 보내 각자 인생의 주인공을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오늘 이 책을 통해 이케 멋진 교수님 또 한명 알게 되어 참 좋다.
이 책을 읽으니 지난 달 읽은 루소를 평가절하했던 거 넘넘 후회된다.
역시 루소가 옳았다.
중요한 건 직접민주주의 , 그러니까 민중권력이다!
그렇게 2022 대선을 정리하련다.
누가 됐든 왕이 바뀌고 나의 노예신세는 여전한 거 아니겠어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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