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
위대한 지성 시카고플랜 034. 오레스티아. 아이스킬로스 지음. 두행숙 번역. 열린책들.2012 본문
아이스킬로스(Aeschylus, 525-456 B.C.)/오레스티아(Oresteia) 삼부작
또 그리스 신화이고 또 희랍 비극이다.
트로이 전쟁이 나오고
아가멤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안티고네」(소포클레스)를 통해 국가론을 배우게 한 전적이 있었음에도
시카고플랜 3년차에 또 나온 그리스 비극이 무엇을 말하려는가 처음엔 의심했다.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승장 아가멤논이
(오딧세우스는 10년을 집에 못가고 방황하면서 「오딧세이아」 의 발판이 되었는데)
정작 집에 바로 잘 와놓고 ,
게다가 적국의 공주를 전리품으로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와서는 목욕탕에서 아내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그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를 직접 죽여 복수한다는 이야기.
헐~
이게 뭐야
읽고 보니 아가멤논을 살해한 왕비 클리타임네스트라나 그 정부 아이기스토스나 다 아가멤논을 미워할만 했더구만
둘은 당장에 자신들이 그럴 사정이 있어 그랬노라 열심히 웅변하는데 코러스나 극중 모든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금 당장의 죄만 가지고 둘을 희대의 원흉으로 몰기 바쁘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도 억울한 맘이 들었는데바로 그 이야기 전개 과정이 '정의가 무엇인가 ?'
에대한 토론의 현장이었다.
오레스테스는 자신이 아버지의 복수를 한것이 정당하다고 강변하는데 복수의 여신이 달려들어 집요하게 추궁하고 핏줄의 책임을 버린 죄값을 요구한다.
심지어 이 복수의 여신들은
오레스테스를 옹호하는 아폴론에게 대항하여
신들의 신이자 아폴론의 아버지
제우스가 그 부모를 투옥한 일까지 물고 늘어질땐 내심 통쾌하기까지 했다.
복수의 여신들과 오레스테스를 편드는 신들사이의 핑퐁논쟁.
그리고 이를 끝내는 아테네 원로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의 투표.
이 모든것은 오늘날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주의 현대사회를 표상한다.
그러면서 이 비극은 극을 진행하는 동안 내내 관객들에게도 당신은 어떤 관점에서 누구를 편드는가라고 묻는다.
그러자면 정의가 무엇이고
법이 왜 있어야하고
복수는 어떠한 것인가
한 인간에 있어 부모중에 아버지가 우선인가
어머니가 우선인가 또는
복수는 그자체로 정당한가 에대한 회의까지 고민하게 한다.
복수의 여신들은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하자
가혹한 흉년과 병충해들로 아테네를 피폐하게 만들겠다 공언하는데
여신 아테네가 끈질기게 설득하고
어르고 달래는 과정이 나온다.
이것 또한 민주시민이 가져야 할 덕성이다.
책의 말미에 번역자 해설을 통해
극의 여러 메타포를 자세히 풀어준 것을 읽으니
이 비극이 왜 그리스문학의 정점에 있는지 이해할만하다.
촘촘히 구원과 원죄에 대한 아이스킬러스의 당시 종교관을 짜놓았다.
정말 훌륭하다
예술이다
이런게 예술이다!!!
이로써 시카고플랜 32차권을 패스를 자축한다!
● 가장 다정해야 할 사람들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요
p153
● 네가 소리치면 그 메아리가 되돌아온다!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p158
● 옛날에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때문에 흘린 피의 살인죄를 새로운 정의의 심판으로 갚아주소서
오래된 살인이 이 집안에서 더 이상 살인을 낳지못하게 하소서
p193
※ '옛날에 저지른'살인을 새로운 살인으로 보복하는게 '새로운 정의의 심판'이냐 -.,-
● 무서운 것도 적절한 곳에서는 이롭게 작용하는 수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속에는 감시자가 늘 지키고 있어야 한다.
고통의 눈물을 통해
엄한 훈련을 하는것도 이로우니
인간이든, 백성이든,한 나라든
만약 마음속에
정의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지 않는다면
어찌 스스로 정의를 존중하겠는가?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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