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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네 극장

영화 "국제시장"을 옹호한다.

혜성처럼 2015. 2. 2. 23:53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왔다.

공짜표가 생겼는데 무엇을 볼꼬 하니 대세는 국제시장이라는 풍월을 들었는바 남편에게 추천하였더니

남편은 영 내켜 하지 않는다.

남편 성향에 싫어하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는 결국 공짜표는 내내 내 다이어리에서 잠만 자고 있다.

 

그러다 친구 어머님과 함께 다시 이 영화의 인연이 내게로 왔다.

사실 내가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하여는 무슨 소문이 들리던지 귓등으로 흘러넘기지만

일단 보았다 하면 인터넷을 싹 뒤지는 습관이 있어

귀가후 저녁식사 준비가 꽤 늦어질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슈와 논쟁과 뒷담화들을 다 듣고 내린 현재 내 마음이 결론은

그래도 국제시장 참 잘봤다는 것!

그리고 이왕이면 더욱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하는 것, 그중에 젊은 사람들도 많이 들었으면 더욱 좋을 것이고.

물론 그런 응원과 격려는 영화 "변호인"에게도 영화 "카트"에게도 동일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말이지,

평론가들 말이야..

윤제균 감독의 영화 특히 이 국제시장이란 영화에서

대사가 너무 교과서 적이었다느니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었다느니

정치적 논란에 휘말린 이영화를 두고 오히려 영화적 그 예술적 완결성을 흠잡은 많은 펜들이여

그 인간미 없는 펜이 오히려 내마음을 찔렀다오!

사는게 각박하야 인생사 구석진 곳에 가지가지 사연 일일히 돌아보고 살 겨를이 어디있겠어.

대충 표정한번 대사 한번 들으면, 정말 긴 얘기 구구절절한 묘사,설정 없어도 다 이해되고 공감이 가는

상징적 대의적 장면설정과 캐릭터로 인하여 진정 영화의 몰입이 더 쉬었거늘.

그러니 천만 "대중"이 볼 만한 영화 아니었겠는가.

그렇게 영화적 예술성 완결성 좋은 기백만, 아니 기십만의 예술관객의 영화가 있으면 또 있는거고.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나는 그냥 '대중'이었다고.

중세시대 장원의 영주도 아니고 고대 귀족들도 아니었고

지금 대의민주주의 시대 '대중'이었다고

 

그리하여 이 영화가 주는 그저 순전한 감동을 다시금 곱씹어볼란다.

첫째, 배우들이 열연과 그들이 표출해낸 개성-나는 그래도 개성적이었다고 !-넘치는 캐릭터들.

      원수가 친구되고 친구와 평생 동반의 운명이 예고되는 설정이 전혀 식상하지 않은것은

   덕수와 달구의 고된 인생여정에 서로를 얼마나 의지하고 아끼는지가 마음으로 전해졌기 때문일거다.

 

둘째, 웃기고 울리는 기막힌 설정들.

   부부싸움중에도 국기하강식에 손을 얹고 동참해야 하는 장면이나 달구와 독일인여사감의 무자비한 첫날밤의

 이슈들은 스토리 자체도로 웃기도록 설정한 것이다.

 그런데 달수가 영자의 가슴을 들여다 봐놓고 안봤다고 발뺌하는 그 어벙한 모습이나

 영자의 노래실력에 기겁해서 쓰러지는 모습이나

 배우 황정민의 연기는 어쩜 그렇게 찰지고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셋째, 흥남철수, 국제시장, 베트남전 그 모든 상황에서의 소름끼치도록 리얼한 재현.

     그런데 만약 국제시장이 좌우파 정치논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덕수 동생 승규의 서울대생 시절 유신독재반대

  데모활동의 에피소드를 집어넣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은 남는다.

 부모는 -덕수도 형이지만 엄연히 부모노릇 해왔으니까 -뼈빠지게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죽겄다고 공부시키는 자식놈들은 감히 나라에 반기를 들고 거리로  나가 데모질에 혈안이다!

그 시절 피끓는 젊은 청춘들의 고뇌와 저항도 분명 사실감 있는 소재지만

 그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세대의 고충과 번민또한 한 시대의 분명한 상처가 맞기 때문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감독이 이 에피소드까지 추가하였다면

 당시 대학가 앞, 시위장면을 재현해 낼때 또 얼마나 사실감 있을까?

그러니 제작비는 아마 200억을 거뜬히 넘겼겠지.

혹시 감독이 이 에피를 결국 삽입하지 않은 이유중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들어있지 않을까 감히 추측했는데

 그 모든게 추궁하듯 하는 아쉬운 질책이 아니라 하도 감동적이게 동정적 제안에 그칠 따름이다.

 

그러나 이 모든 칭찬과 강점과 장점 들에도 물론 반론의 여지는 분명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반론들에 적극 잔성한다.

그럴 빌미는 준 것은 사실 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빌미'가 될 수 밖에없는 지금 대한민국의 어이없는 현실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나는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고 참 잘만들었다고 박수쳐주고 싶다.

그리고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진심에 적극 공감한다.

 

덕수의 나이 현재 75세 전후의 어르신들을 조금 알기에 덕수가 이웃 상인들 그리고 자식들 세대와 공감하지 못하는 그 모습이

정말 이해가 되고 리얼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게 친한 , 그래서 서로 친구라고 부르는 일흔 나이 잡수신 할머니를 아는데 어찌나 고집이 세고 완고하고 융통서 없으신지

영화속 덕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특히 그 툭하면 불같이 화를 내고 버럭하는 모습이란..

만일 내가 그 분의 친딸이었다면 역시나 나역시 만만챦게 성질이 급하고 못된지라 진즉에 의절하고 남을 모녀사이였을 것이다.

사실 적든 많든 우리 친정어머니에게서도 이런 모습이 분명 있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나는 친정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면서 거리상 자주 뵙지는 못하고 사는데 고향에 함께 사는  동생네 들은 친정어머니때문에 적잖이

마음고생하고 답답해 하는 듯 하다.

 

내가 그 할머니'친구'를 포함하여 내 주위 지인들의 어머니들을 보면서 내린 결론이 그것이다.

우리의 그 어떤 말로도 이 어르신들의 마음을 돌리고 설득할 수 없다는 그것이다.

그분들 살아오신 세월이 하도 각박하여서 여기 덕수처럼 전쟁과 피난 또 전쟁과 파독등이 파란만장함 만큼은 못되어도

다들 그시절 먹고살게 없어서 아등바등하기는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상처와 응어리가 가슴에 남아

그 상처들을 몇날 며칠의 대화로도 풀지 못하니 그것이 자꾸 비뚤어진 소유욕이나 관계장애 거친 언사로 남게 된 것인데

그게 그렇게 쉬울리가 있을까?

그러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드리고 부딪히지 않는게 최선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여기 덕수는 환상을 통해서라도 아버지를 통해 그 고생 인정받고 위로를 받는데 지금 우리 곁 어르신들은 누가 위로해주고

인정해줄 까?

그러니 그 분들께 이 영화라도 함께 보여드리면서 잠시 카카르시스를 느껴보시고 대한민국에 나같은 이들이 또 있다는

동지적 위로를 받아보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함께 가신 친구 어머니도 곧 여든이 다되어 가시는데 어머니도 웃고 이해하실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좋았다.

 

다만  그 어르신들중에

나만 고생했다고 내가 제일 힘들었다고 다른 이의 억울함과 고생을 외면하는 감정이입의 장애만은 앓지 말아주세요.

-이 모습은 내 주위 칠순 어르신들의 공통된 모습이지 ....

우리 젊은 것들이  , 혹은 목소리를 다르게 내는  자들이

그 길고긴 인생사 어느 한켠에 내가 잃은 피붙이 지인의 또 지인의 피붙이의 이웃의 또 이웃일지 어찌 알겠나요?

다 돌고 돌아 엮고 엮어 한 이웃 한 가족 한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공감과 연대의 품을 넓히셨으면..

할머니!

할머니께도 제 간절한 소원이랍니다.

우리 국제시장 같이 보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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