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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뇌물수수 형사법정 방청 체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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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방청은 생각도 못했다.
지난 날에 역시나 다른 사람의 뇌물혐의 대법원 재판 방청 신청한 적 있었는데 링크된 날짜는 애저녁에 지난 날짜.
그렇게 물정 모르는 내가 이번엔 방청일과 예약을 딱 맞춰 준비하는동안 그 일주일이 오로지 오늘 하루를 위해 있었던 것 같이 보였다.
방청 신청 정보에 대한 날짜 포인트 세 가지.
1. 해당 재판일 (사건번호 )
2. 재판 방청 신청 가능일 ( 딱 하루)
3. 재판 방청 추첨일
방청 신정일에 신청을 했는데 '미추첨'이란 단어를 미당첨으로 오해했다.
다음날 당첨문자를 받아보고 기쁨 잠시 그 뒤론 내내 긴장
어서와 법정은 처음이지
검사 앞에는 서봤어도 재판정은 내가 주인공이 된적도, 구경꾼인 적도 처음이다.
여유를 두고 일찍 갔으니 망정이지 해당 재판정을 못찾아 좀 헤맸다.
내 소중한 간식 참외
엉뚱한 법정을 찾아 들어간다.
같은 층이니 일단 들어가면 나오겠지.
검색대에 가방을 통과시켰더니 담당 경찰관이 열어보랜다.
내 손바닥만한 크기의 노랗고 통통한 참외 하나.
놓고 가랜다.
설마 이 참외로 법정에서 판사 머리통 후려칠까 걱정한 거야?
앞선 사람들이 생수병 잔뜩 놓고간걸 보고서야
음식물 반입 금지라니 수긍했다 ㅎ
근데 거기가 아니었어.
헤매다 물어물어 해당 법정 입구 앞에 서니
이미 줄이 많이 서있다.
앞서 엉뚱한 출입구서 참외 한 번 노출시켜놓길 잘했지
지금은 예쁜 파우치 안에 따로 잘 가려두고
알아서 미리 꺼내놓았다 ㅎ
검색대와 검색봉
남자 여자 각각 따로 검색봉 통과 시키기.
평범한 사람들은 비행기나 배타고 남의 나라 오갈데 공항이나 항구에서 겪는 일이다.
이걸 내 나라 내 땅 안에서 이러고 있다.
어쩌면 법없이 사는 세상과 법조인들이 주인인 세상은
여권, 검색봉 등등이 필요한 전혀 별개의 세상인가보다.
드디어 법정 앞
검색대 통과를 20분전까지 마쳐놓고 50분부터는 법정 출입이 허용되었다.
그렇게 들어선 법정.
아까 법원 건물 들어서면서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가슴이 답답했는데
막상 법정 들어서니 증상이 싹 가셨다.
이로써 내가 공연한 새가슴인걸 깨달았다.
툭하면 긴장하고 긴장하면 이렇게 심장이 조여온다.
우리 교회 본당보다 조큼 작은 법정
워낙에 눈썰미가 없어서 이 사이즈를 어따 갖다 댈수 있나 찾아보니 교회밖에 생각 안난다.
판사석, 검사석, 변호인석, 피고인석, 증인석 그리고 서기석과 재판진행요원석에 그리고 방청석 100여 좌석
드라마에서 봤던 것보다는 공간을 훨씬 알뜰하게 배분해 놓은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검사와 변호인 그리고 증인석과 판사석 이 네모진 공간이 딥다 넓어서
변호사 검사들이 이 공간을 마구 휘젓더구만
실제 법정은 그안에 검사 변호사 좌석으로 꽉찼고 검사와 변호인들은 또 각각 시청각 기구들을 활용해야 하니까
서서 연설하듯 돌아다니기보다 앉아서 화면 켜고 읽기 바쁘다.
재판이라는 것
1시간이면 넉넉할 줄 알고 이날 시간을 그렇게 뺐던 건데
아뿔싸 재판은 오후에도 이어져 있다.
그러니까 보통 10시에 시작하면 중간에 1시간 점심시간등의 휴정 시간 제외하고 오후 법원 문닫는 4시까지 하는 것이니까 결국 하루를 다 쏟아서 공판 하나 치루는 거란걸 이제사 알았다.
이건 변명하자면
재판이라는게 이쪽 저쪽 아 다르고 어 다른 거 문장 하나 정리하는데도 엄청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라
알맹이 몇개 없을 것을 시간이 몇시간 안걸릴 걸로 착각했다는 거 ㅠ
내 뇌는 확실히 원숭이 뇌보다 못하다
그러니까 알맹이 없는 재판에 하루가 걸리는 이유
이건 재판이라는, 법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이다.
보통 1)나는 2)이것을 3)어떻게 4)저렇게 5)하였다라고 말하면 듣는 이는 그런가보다 한다.
여기 1)나는 이라는 항목만 보면 1-1) 왜 나는 , 1-2) 나도, 1-3) 너는 , 1-4) 어떻게 너는 등등으로 따지고 드는 이가 있다 치자.
이런 사람 만나면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할까?
변호인의 증인심문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오늘은 직전 재판에는 나오지 않은 새로운 증인이 출석했다.
변호인 심문부터 들어갔는데 볍호인의 이름 , 하는 일, 당시 지위, 근무처와 당시 업무 내용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였다.
질문과 대답이 단순하게 오가는 딱딱한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 대화속에서 10년전 한 지방대에서 벌어진 웃픈 촌극이 머리에서 생생히 그려지던걸.
인구 10만 겨우 넘는 소도시 종합대학에 어학교육원 원장으로 취임한 영문학자가 야심차게 지역민 대상 어학행사를 벌인다. 그러나 종합대학 행정직원들이 어째 영어 이메일 하나 보내본 경험이 없고 학교차원의 지원조차 미비하다.
오죽했으면 행사를 기획한 어학교육원장이라는 교수는 행사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까 싶어 시 교육청까지 방문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담당자였던 원장 교수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아했을지 짐작이 간다.
어찌되었건 행사준비는 착착 진행이 되어간다. 원어민 강사도 초빙되었고 관내 고등학교에서 지원자들이 속속 생겨난다.
이 모든 문서 처리를 달랑 원장이랑 조교 혹은 행정직원이 감당했다고 한다, 그래봤자 맥시멈 3명이다.
그러나 행사 특성상 영어능력자 원장이 전부 해결해야 하는 일들 투성이였으니 혼자서 얼마나 발 동동 굴렀을까
그때 구원투수처럼 등장한 인물이 원장의 딸과 아들.
둘 다 당시 타지역 고등학생들이었지만 무엇보다 영어 능력자들이었기에 가장 엄마와 손발을 맞춰 엄마일을 도와준다.
행사는 성공리에 끝마친걸로 안다.
오죽했으면 참가대상이 아닌데도 관내 학부모들의 자식들도 이 행사에 참여시키고 싶어 문의가 속출했다 하니.
행사 잘 끝나니까 뒤늦게 나타나 입으로 인사치레 바쁜 총장이었을 것이다.
시외버스 타고 오가며 학교일 도와준 학생들에게 돈 안들이고 치하하기 딱 좋은게 표창장이었다.
총장 입장에선 표창장 그 까이거 했을 기다.
조국과 정경심
그렇다
이 재판은 조국과 정경심 부부의 뇌물수수 외 이것저것 각종 형사법 재판이다.
앞서 증인과 변호인이 심문으로 주고받은 문장들 속에 구성된 10년전 어머니와 그 자식들이 겪은 일이다.
이게 나중에 형사법상에서 왈가왈부될 일이될줄 누가 상상을 했을까?
이제 25차 재판
재판할 건덕지도 아닌 것들 붙들고
계속 말꼬리 잡으며 의견서 또 내겠다는
검사들.
판사는 그럼 그런 추가 의견서 읽지도 않고 법정에 들어와놓고.
아 머리가 아프다.
조국 장관 가정을 생각하면
검찰이랑 판사 하는 짓들 생각하면
가득이나 갑갑한 인생
더 갑갑하고 목이 조여온다
그래도 나는 괜찮은거다.
조국장관과 정경심교수가 참고 있잖아.
참아야 한다.
진실이란 무기가 있어서
가장 강력하고 파괴력 최고이지만
문제는 발화점이 넘 높아서
터지는 게 시간이오래 걸린다는 단점이라면 그런 단점이 있다더라.
버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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