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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홀릭

영화 굿바이 마이 프렌드 The Cure.1995 본문

영화/1980~2000 위대한 고전 시리즈

영화 굿바이 마이 프렌드 The Cure.1995

혜성처럼 2020. 8. 9. 23:29

굿바이 마이 프렌드

원제는 CURE (치료제)인데 이 보다 더 적절한 번안은 없을 것 같다.
덕분에 결론, 정서, 장르 다 드러나는 이 직설적 제목 때문에 영 눈길이 가지 않았던 영화를 뒤늦게 보고선 여운이 가시질 않아 자판앞에 앉게 된 것은 또 무슨 역설일까? ^^

의뢰인에서 이 영화 찍은게 불과 1년전인데 그새 많이 컸다

무려 1995년 작이란다.
내가 이 제목을 알게 된 건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 제목이 처음이었던 듯 싶은데 ㅎㅎ
주인공 아역배우는 이 보다 훨씬 전에 나온 수잔 서랜든 주연의 ‘의뢰인’에서도 나왔던 그 당찬 어린 의뢰인 그 배우다! 어쩐지 낯이 익고 참 잘 컸더라
1995년 그 시대에는 동성애자들의 천형으로 여겨졌던 에이즈가 사회이슈였다.
잘못된 수혈로 어린 나이에 에이즈에 걸린 친구를 이웃집에 두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같은 동성애자 취급을 하며 놀림거리 삼는 그런 시대 이야기다.
주인공은 옆집과의 높은 담뿐만 아니라 그런 편견까지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어린아이들이 보인 순수함과 의외의 담대함 그리고 어른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진정성을 보여 영화끝에는 이렇게 진한 감동의 후유증을 낳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에릭의 병정놀이 포스 ㅋㅋ 교수형당하는 병정

연필칼침맞고 죽은 병정 ㅋ

에릭의 잔혹놀이를 눈뜨고 못보겠는 덱스터 ㅋ

생매장&수장당하는 병정 ㅋ

그러나 함께 양치기 놀이에 동참하는 덱스터

전동침대기능을 활용해서 ㅋㅋㅋ
교수형당하는 곰돌이 ㅋㅋ


영화는 여러가지로 아름다운 미덕을 많이 가진 영화이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두고두고 생각나는 몇 개의 명장면이 있다.

첫째는 집밖으로의 외출이 어려웠던 친구덱스터와 튜브 보트를 타고 슈퍼를 나서는 장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생활전선에서 바쁜 싱글맘 엄마로부터도 소외되었던 에릭이나 병 그리고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고립된 덱스터나 심심하긴 마찬가지였던 두 친구가 마침내 벽을 허물고 함께 노는 장면이야 그냥그냥 했었다.
그러나 사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병으로 인해 연약한 덱스터의 첫 외출이 하필 튜브 보트를 타는 여행이라니.
내가 만일 덱스터였다면 , 그리고 건강해져서 어른이 되어 지난날의 그날을 추억할 수만 있다면 이 덱스터에게 에릭은 말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같지 않았을까
이 보트여행이 이후 에릭의 남은 인생동안 겪을 모든 짜릿하고 기념할 만한 이벤트들의 첫 포문을 여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후 에릭은 덱스터를 설득하여 배를 타고 뉴올리언스까지 가는 무시무시한 모험을 이끌었으니.

치료제찾기여정첫번째. 아픈 사람들이 안먹는 음식 먹기-쵸코바 실컷 먹기 ㅋ

치료제찾기여정 두번째 야생초 우려먹기




두번째는 그 여행중에 캠핑장면이다.
악몽을 꾸느라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 앓았던 덱스터를 위해 자신의 옷과 침낭을 바꿔주는 에릭의 자상함이란.
에릭은 사정없이 무모하면서도 그 열정 가득히 온 몸을 던져 친구를 사랑하고 걱정하고 보살펴주는 참 멋진 친구다.
그 어떤 버디무비에서도 이런 우정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있었다해도 감동을 못받았던 거겠지.
에릭이 덱스터를 이렇게 사랑하게 되는 건 무엇때문일까?
그저 동정때문만은 아닐게다. 에릭은 우연히 덱스터의 엄마가 흘리는 눈물을 보며 덱스터를 낫게 하여 그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론 자신의 피는 독이라며 저주같던 자신의 병으로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담대함과 기지를 보여준 이 작은 덱스터에 대해 존경심을 품기도 하였을 것 같다.
병원에 입원해선 양치기 소년처럼 간호사나 의사들 깜짝 놀래키기 장난을 펼치는 것도 사실은 침상에 누워만 있어야 하는 덱스터를 위한 쇼였다.
에릭은 함께 사는 친엄마에게서나 이혼해 떨어져사는 아버지에게서나 살가운 정 한번 제대로 못받은 것 같은데 어디서 그런 진한 사랑을 약하고 작은 친구에게 쏟아부을 수 있는지.
보는 내가 다 부끄럽고 숙연해지는 그런 순간들을 에릭이 많이 보여주었다.

어린 환자의 희망을 꺾지 않으려는 담당의사도 따뜻하다.

셋째 덱스터의 죽음 후에 덱스터의 엄마와 에릭이 보여준 모습이다.
영화가 계속된다면 이 둘의 관계도 참 아름다운 이야기를 이룰 것이다.
자기 엄마와는 다르게 소녀같고 살가운 덱스터의 엄마. 자신의 아들을 향한 아들 친구의 눈물겨운 헌신을 인정하는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잊혀지지 않는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비통을 억제하며 아들 친구를 위로해주며 했던 말.
“덱스터의 삶은 온통 슬픔과 고독뿐이었지만 네가 그걸 사라지게 해줬어. “
덱스터는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했어”
아마 그 순간에 이미 덱스터의 엄마는 에릭을 새로운 아들로 받아들였을 것 같다.
이후에 에릭의 엄마가 그렇게 만나지 말라고 했던 덱스터네와 어울리는 것을 보고 손찌검을 하자
에릭 엄마 멱살을 잡고 하는 일갈.
“두가지만 말할께요.
첫번째는 오늘 에릭의 친구가 죽었어요. 에릭은 그 친구 장례식장에 가야해요.
두번째는 에릭에게 또 손대면 내가 당신을 죽일거에요”
반전의 대사였다!
오늘 내 아들이 죽어서 내 아들이 가장 친했던 에릭을 용서해달라 하루만 시간을 허락해달라 이렇게 말하는게 보통의 모습 아니었을까?
하지만 덱스터 엄마는 에릭의 엄마 앞에서 철저히 그 여자의 아들의 입장에서 말했다!
내 아들이 아니라 당신 아들의 친구가 죽었다고 !
끼리끼리, 유유상종 , 그런 말이 있다.
내 새끼만 순진해서 나쁜 친구들 꼬임에 넘어갔느니 이런 말 참 구차하다.
친구가 되었다면 같이 친구가 될 만한 비슷한 성질값이 서로에게 있었던 거니 내 자식만 끼고 돌고 남의 자식은 내팽개치는 아전인수의 허위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덱스터의 엄마는 에릭의 엄마 앞에서 당신 자식이 내 자식만큼 소중하고 훌륭하다 인정해주는 뜻이지만 말이다.

장례식 장면도 잊을 수 없다.
서양식 장례문화의 독특함.
장례기간 곱게 염습된 고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욱 슬픔이 배가 될 것 같은데.
덱스터의 엄마는 에릭을 배려해서 맘껏 머물다 가라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영안실을 나서는에릭.
덱스터의 엄마는 종종 놀러올 수 있느냐고 머리카락 베베 꼬는데
“25센트” 딱 짚는 에릭.
아 그 센스. 그 대사 . 그 절묘함.
덱스터의 엄마는 이제 덱스터도 못잊겠지만 에릭도 못잊을 것 같다.
아들의 마지막 생을 함께 해준 너무 귀한 아들의 친구. 아들과의 추억을 고대로 간직했기에  또 하나의 아들이어야만 하는 에릭.
이후에 덱스터의 엄마와 에릭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런 결말이 꼭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따뜻함을 넘어 가슴 깊이 여울이 패인 것 같다.
감동의 소용돌이가 멈추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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