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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하라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조안 하라.차미례 옮김.삼천리.2008

혜성처럼 2022. 8. 10. 14:06




 

「빅토르 하라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1973년 칠레 민중의 꿈을 짓밟은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
여기 칠레 민중의 삶을 노래한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가 희생되어 빛나던 짧은 생이 끝나고 말았는데....
남겨진 그의 동지이자 친구였던 아내가 그의 자서전을 썼다.
부제 '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빅토르 하라가 지은 노랫말 처럼 소박하고도 직설적으로 빅토르 하라의 삶과 죽음을 웅변한다.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전기문이나 평전이라는 게 정확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빅토르 하라 본인이 쓴 건 아니니까.
그러함에도 자서전이라 명명할 수 있는 건 빅토르 하라 인생의 거의 모든 순간에 함께 한 아내 조앤 하라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부부는 일심동체란 말이 딱 이 부부에게 적절하다.
남편은 아픈 역사에 스러졌지만 아내가 그의 모든 삶과 죽음 그리고 이후까지 오롯이 기록했다.

 

드라마같은 하라 부부의 삶과 사랑
 


「빅토르 하라 - 아름다운 삶 끝나지 않은 노래」 는 분명 실제 인물의 기록이며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보고서이기에 자서전임과 동시에 역사서다. 논픽션이 맞다!
그러나 인간 빅토르 하라와 더불어 그의 아내 조앤 하라가 주인공이 된 감동의 휴먼 멜로드라마이다.

영국에서 촉망받던 발레리나.
운명의 동반자를 만나 칠레로 온 그녀는 빅토르 하라를 만나 새로운 사랑, 새로운 인생, 그리고 새로운 조국을 갖게 된다.

조앤의 새로운 사랑 빅토르 하라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섬세한 감수성과 열정으로 칠레 연극계와 민속음악계에 중추적 동량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책 속에 숱하게 나오는 하라의 노래, 가입한 단체와 활동들은 그대로 칠레 혁명운동의 역사이기도 한 인물이다!

그런 하라와 조앤의 시작은 대학 연극수업 학생과 스승의 사이.나이는 어렸지만 훨씬 성숙한 인격과 감수성을 가진 하라는 결혼 실패의 상처와 이국생활의 아픔 등으로 고슴도치같이 구는 조앤의 모든 가시들을 품고서 따뜻하고도 정열의 러브스토리를 일구어갔다.

혹시 하라와 조앤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다면 어떨까? (이미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 라는 영화가 있다)
세계의 극작가들이여 도전하라
오리지날을 넘어설 순 없겠지만 하라와 조앤의 삶과 사랑에 투영된 민중운동, 사회주의의 승리, 쿠데타라는 역사의 반동, 피의 민주화 등 서사적인 소스가 넘칠테니까

빅토르 하라.
혁명가이자 가수이기 이전에 바로 그 사람!


책을 읽어갈수록 빅토르 하라 이 남자 참 멋진 사람이다.
우리네 무지렁이 농사꾼 부모들이 그러하듯
하라도 삐그덕거리는 부모 밑에서 가난과 상처를 지니고 성장했다. 그래도 하루 세 끼 먹고 자는데 숨을 돌릴수는 있었던 고향 소작지의 추억이 있었다. 자식들을 위의 무한 헌신을 쏟았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누구든지 하라를 만나기만 하면 금새 그를 좋아하게 된다. 그는 '농촌출신답지 않게' 밝고 열린 태도를 갖고 있었으니까 .
한편으로는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하루가 내향적이며 자기 속을 드러내지 않는 고독은 사람이라고 증언한다.
어딜가나 씩씩한 하라이지만 자기가 지나온 세계들을 섞으려 들지는 않았다고 한다.유일하게 조앤만이 하라의고향시절과 또 빈민촌(포블라시온) 시절의 접촉점이 된다.
한편으로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는 말일진대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하라의 친구들이 하라를 만만히 볼 수 없는 깊은 내면의 호수를 느낀 이유이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하라가 그 시절을 감춘다거나 부끄러워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단지 그 어두움을 남에게까지 흘리면서 힘들게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 쿠데타 군인들에게 끌려가면서까지 지인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 죽기 직전까지 가족 사랑의 마음을 유언처럼 남긴 하라였다.
하라는 내면이 정말 강한 사람이었나보다 .
그런 하라가 온 열정과 성실을 다하여 사랑한 조앤이 부러울정도다.둘은 영혼의 단짝이었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알아봤던 것일 테니까.
그런 사랑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이 마냥 부러웠다 .

또 한편 하라에게서 또 내 어린 시절의 이쁜 모습을 보기도 했다.가난하고 슬픔 많은 세월을 살았지만 하라는 자신이 만난 모든 것을 긍정하는 사람 . 주어진 상황,만나는 사람, 그 모든 것에 강한 호기심을 갖고 의미 부여를 했다.
그러니 그에게 늘 사람이 붙었다. 하라는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남자같지 않은' 섬세함이 있었다 . 남의 감정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재주'가 있었다. 피곤한 재능일 수도 있다 .하라는 그 재능을 조앤과의 사랑 그리고 자신의 일- 연극과 민속음악채록- 에 발휘하여 톡톡한 효과를 보았다.
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 배워서 남주나 하는 열정 뭐 그런 무한 낙천성이 내게도 있었다.

이런 이런!
태평양 너머 남미 아래 비극적 혁명전사의 삶에 감히 나를 비추며 자기 연민에 빠지다니!
그러나 나란 한 인간만 투영되는 게 아니다
하라의 삶을 통해 만난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남미 칠레의 역사를 보면 여기 번역자의 후기처럼 딱 우리 80년의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겹쳐보인다. 더 놀라운 건 오늘날 2022년에도 여전한 반동의 역사다 .학살자 피노체트가 바꿔놓은 헌법때문에 피노제트를 단죄하지 못하고 여전히 고위직으로 떵떵거리고 있는 피노체트를 지켜봐야하는 칠레민중이나 무소불위의 검찰법으로 양아치짓 하는 대통령과 법무장관 그리고 대통령 일가와 정부 여당 고위공직자들의 무수한 비리를 두눈뜨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우리 국민들이나 어찌 이리 똑같을 수 있을까!

나는 특히 하라와 조앤이 살았던 이웃들의 모습을 보며 역사발전은 과연 사회구조 변혁만이 다는 아닐 것이라는 회의에 젖게 된다.
전세계 유일 투표를 통해 이룬 사회주의정권이었고 80% 이상의 기층민중이 절대지지를 보낸 정권이었건만 소수의 기득권층과 군부의 무력에 스러진 이 점잖은 혁명정부.
군부와 기득권도 나름으로는 자기네 수중에 있는 언론과 우리네 대한민국 엄마부대가 같은 남비부대 부인시위대를 조직해서 여론전을 벌였지만 골목골목 마을마을 깊숙히 스며든 기득권에 대한 저항정신과 민주주의 의지를 바꿀 수없었다.이렇듯 세상이 온통 다같이 잘 살아보세 꿈에 부풀어 실제로 빈민가에 우유 무료급식이 시작되고 국유화된 공장으로 실업층이 흡수되는 현실을 보면서도 가난한 이들이 잘 사는 꼴을 못보겠는 (기득권도 아닌) 중산층의 그들의 혐오스런 이기주의를 보면서 오늘날 주위 윤석렬 지지자들의 이기주의와 오만함을 떠올리게 된다.

기사 하나로 시작된 책 그리고 다음은 영화다


영화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피노체트군사쿠데타 과정을 담은 프랑스영화.
봐야지 .
민주주의는 여기 남미 칠레에서도 피를 먹는 과정을 똑똑히 봐야지.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 「모두의 노래」
칠레의사회주의 혁명의성공후 칠레 민중에 들어온 낭보.
칠레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를 두고 대통령과 칠레 구석구석 노동자 농민이 한데 어우러져 범국민적인 축하잔치를 벌였더라는 ㅠ
이것도 읽어야한다.
보아야지.가슴에 새겨야지
남미 민중의 영혼을 담은 시인의 함성을
들어야지

이제 책장을 덮기 전.
넘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대하드라마다
하라에 대한 추념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총 열 네 개 장 각장을 따로따로이 정리하며
칠레민중의 투쟁과 고난에 대해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또한 오늘날 윤석렬 정부 탄핵의 그날까지 의지를 다지려 한다.



 

-끝과 시작
1 조안
2 빅토르
3 우리의 만남
4 연극과 노래
5 1960년대 중함
6 노래여, 무기여
7 문이 열리다
8 감자가 타는 곳에
9 노래의 가장 좋은 학교는 곧 삶이다
10 끝을 알지못하고
11 쿠데타
12 끝나지 않은 노래
13 죽음의 여파
망명, 그리고 산티아고로


-끝과 시작
1 조안

 


이 빅토르 하라 평전의 초판은 1983년에 나왔다.번역자 차미례는 이를 1988년에 번역해 국내 출간이 된 거였고.
시간이 흘러 2008년에 새로운 출판사에서 조안 하라의 한국인 한정 서문을 추가해 개정출간된 것을 지금 내가 읽었다.
총 13개 장의 본격 이야기 시작 전 오프닝은 조앤 하라가 쿠데타 발발 한 달 뒤쯤 두 딸과 함께 칠레를 탈출하던 공항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는.ㅏ 장면이다. 조앤의 영국인 신분이 이 무자비한 전쟁터에 보호막이 되어준 것이다.하라에게나 칠레민중에게나 조앤이 외국인이었던 것이 이제와 감사할 일이다.
덕분에 그녀의 기억과 짐속에 고스란히 남은 하라의 삶과 음반 그리고 책과 기록들이다.
이는 곧 피노체트의 역사의 반역에.대한 생생한 증거들이 되어주었으니까.


빅토르 하라
조앤 하라
마뉴엘라 하라
아만다 하라
이상 빅토르 하라의 가족

에른스트 우토프 : 독일출신 칠레 발레단 리더.
알폰소 우나우에 : 요스 발레단 칠레인 동료
파트리시오 분스테르 : 요스발레단 동료.조앤의 전남편. 마누앨라 하라의 친부
파블로 네루다 : 칠레 국민시인
이상 조앤이 칠레에 와서 맺은 인연들

피투코 : 고위관료나 부유층
로토 : 하층민
그링고: 외국인
이상 조앤이 배운 칠레 속어

<녹색 테이블>
<카트리나 부라나>
<칼라우칸>
이상 조앤이 출연한 발레 공연

영국 런던 출신의 발레리나 조앤
그녀도 빅토르처럼 하층민으로 험난한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의 어머니가 여성참정권 쟁취운동에 참여했다는 걸 보구 얼마전 본 영화 <서프러제트>
가 생각나 반가웠다. 조앤의 어머니도 영화 주인공 모드처럼 세탁노동자였다고 한다

성경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로마서 8:27) 을좋아한다.
1장에서 조앤이 칠레에서의 삶에 크노영향을 끼친 두 사람 파트리시오와 네루다.
둘은 결국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파트리시오가 내루다의시에 크게 공명하여 이후 작품세계관을 구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조앤의 가족사도 그렇고 두 칠레인도 그렇고 이후 빅토르 하라 이 걸출한 사회주의자의 아내로서 그녀 역시 동등한 동지로서 그녀의 가치관을 초반에 길을 닦아준 역할을 한 인연들이라고 본다
조앤은 결국 하라 이후에도 하라 못지않은 혁명투사로 살아왔다.


● 그를 살해한 자들은 노래의 힘을 잘못 평가한 것이다.(p18)

2 빅토르

 


1장 끄트머리는 드디어 조앤이 빅토르와의 인연이 시작되는 찰나의 순간을 짤막하게 전하고 끝을 맺는다.
2장은 이제 빅토르가 조앤과 만나기 이전 출생부터 모든 생이 기록된다.
기록의 여정에는 하라의 시가 동봉된다.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산티아노 빈민가에서 자라난 하라.
성실함과 열정은 그의 삶의 키워드.
여기에 음악적 감수성도 그의 헌신적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나보다 .

롱켄
포블라시온 노갈레스
호타베체
이상 하라가 살던 지역

마누엘 하라
아만다 하라
마리아 하라
헤오르히나 하라(코카)
에두아르도 하라 ( 랄로)
빅토르 하라
이상 빅토르의 어린 시절 가족

쟁기질
달은 너무 밝기만 합니다
이상 삽입된 시

오마르 풀가르 : 호타베체 지역 기타스승
홀리오&움베르토 모르가도 형제
엔리케 노이스완데르: 무언극 공연단장
페르난도 보르데우 :무언극 극단친구
넬손 비야그라 : 칠레대학부설 연극학교 친구
비올레타 파라 : 민요연구가
이사벨 파라,앙헬 파라: 비올레타의 자식
알레한드로 레예스 : 쿤쿠멘 리더
알레한드로 시에베킹 : 연극학교 동료
파트리시오 분스테르 : 칼라우칸 연출자
조앤 앨리슨 터너 로버츠 분스테르 :<카르미나 부라나 > 발레리나
체 게바라
이상 하라와 조앤이 만나기전까지 하라의 삶에 중요한 인연

3 우리의 만남


조앤이 하라를 사랑하게 된 순간

앞서 2장까지 조앤과 하라의 이야기가 따로따로 나왔다.
이제 3장부터는 둘이 어떻게 하나가 되었는지의 과정이 아주 밀도 있고도 아름답게 설명된다.
칠레 국립대 부설 연극학교 교수이자 발레리나 조앤과 학생 빅토르 하라.
사랑이 먼저 시작된 건 하라부터였다고.
그 이전까진 여자와 진지한 만남을 가진 전력이랄 것이 없던 하라였다.
하라는 남편이 연출한 발레 공연에서 아름답게 연기한 조앤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나중에 고백한다.
물론 연기와 공연에 대한 관심도 함께 갖고 두 부부의 작업 모습을 면밀히 살피는 성실성도 있었고.
덕분에 남편 파트리시오가 조앤의 출산 현장에 하라를 동행시키기 까지 했다니.

하라는 그러나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조앤의 회복을 우선하는 남자였다고.그의 배려심과 진정성있는 애정에 조앤의 마음도 서서히 열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조앤도 결정적으로 빅토르 하라에게 빠져든 순간이 왔으니.
바로 하라가 기타를 들고 노래부를 때였다!
하라가 평생 빅토르 하라로 살았던 하라의 상징같은 모습이다.
그러니까 조앤과 하라의 사랑은 운명이었다.
이후 조앤은 이런 하라의 삶을 증거하며 평생을 투쟁해왔으니까.

하라는 어느새 연극학교의 연출가 그리고 민속음악 그룹 쿤쿠맨 일원으로서 바쁘게 활약하고 있는 중이었다 .
쿤쿠맨 일원으로 유럽순회공연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이 넉달간의 여행 그리인해 조앤과 헤어져 있는 시간이 오히려 둘이 사랑을 더욱 확고히 하고 미래의 동반자가 될 것을 기약하는 계기가 된다.
3장에 빅토르 하라가 여행하며 조앤에게 쓴 절절한 편지들이 수록되어있다.

프라하
레닌그라드
오데사
아슈하바드
이상 빅토르 하라가 유럽순회공연중에 조앤에게 쓴 편지가 소개된 장소


4 연극과 노래

 


'쿤쿠맨 그룹과 함께 장기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뒤 9년 동안, 빅토르는 국립 칠레대학 연극연구소 소속 정규 연출가 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p145)

4장은 빅토르 하라가 예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또 그 공로와 업적에 대해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아가는 모습을 증언하고 있다.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나 예술을 한다는 것은 배곯는 일이라고 배척받는 일이다.
하라와 조앤 특히 하라는 연극학교에 다니는 초반까지는 변변한 주거공간이 없이 부자친구에게서 옷도 얻어입고 대개는 친구들을 통해 숙식을 해결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었지만 그가 잘하고 또 좋아하는 연극과 (민속) 음악으로써 기반을 잡고 또 어느정도의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었으니 빅토르 하라는 행복한 예술가였다.

<행복 비슷한 그 무엇> 하라의 첫 연출작
<한낮의 혼령들>:연극학교 졸업작품
<코카서스의 분필 동그라미> 아타왈파 델 시오포 보조연출
<침략자들> 에곤 볼프 각본
<유흥> 알레한드로 시에베킹 각본, 카우폴리칸 상 수상
<술책> 앤 젤리코 각본,비평가상 수상

이제 연극연출가 말고 음악인 빅토르 하라의 성장

<<칠레의 음악지도>>.1962 .<보고싶은 비둘기>,<광부의 노래> 발매
민속예술학교 설립
페냐 데 로스 파라 활동
<<빅토르 하라> >하라 첫 독집 앨범
<요리사아가씨><담배>
<<빅토르 하라>>(2집) :<보고싶은 비둘기>, 칠레 희극 민요 수록

하라와 조앤의 칠레여행

여행을 하며 만난 칠레 기층민중의삶은 속속 하라의 노래로 재생된다.



시 <떠돌이 아이를 위한 자장가>
하라가 산티아고로 이사와 살았던
파블라시온 빈민가 아이들을 보며 지은 시


<올가미 줄>

하라의 고향 롱켄의 밧줄 꼬기 장인을 만나고 지은 시



<앙헬리타 우에누만>
하라와 조앤의 가족여행 중 만난 담요장인을 기린 시


5 1960년대 중반


'이때쯤에는 , 빅토르가 노래를 부르거나 작곡을 하는 동기도 개인적인 성격과 사적인 영역을 조금씩 탈피해 가고 있었다. "(p 186)


앞서 드디어 하나가 된 하라와 조앤 부부가 근 10년동안 칠레에서 각자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과정을 보았다.
이 장은 그 중에 1960년대 중반이라고 따로 한가운데를 뚝 떼어놓고 현미경을 들여다보게 하는 느낌이다.
이 장에서 저자 조앤이 주목을 요청했던 장면은 세 가지다.
첫째 좌파정부가 들어서기 이전 선거의 패배 분위기 속에서 '노래' 혹은 '예술' 운동가들이 어떻게 암울한 시대를 버텨갔는가
둘째 빅토르 하라의 혁명가 여정이 연극연출에서 음악가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이는 그간에 취미처럼 즉흥적으로 순간의 감상을 담아 만들어오던 그가 사회변혁에 노래라는 무기로 전환하는 계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빅토르 하라와 함께 칠레 사회주의 노래운동의 두 기수 '칼라파윤'과 '인티 이이마니' 그룹과의 첫 시작 장면이 담겨 있다.
셋째 하라와 조앤의 런던여행 여정이다.
이미 하라는 자기가 연출한 연극을 들고 라틴 아메리카뿐 아니라 북미 순회공연도 다닐 만큼 국제적인 인물이 되어있었다.
미국 공연후 바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는 것에 조앤이 중간에 합류한 거다. 그리고 조앤은 또 3주간만 그와 함께 하고 다시 혼자 칠레로 복귀한다.
아름다운 두 예술가 부부가 조앤의 고향 런던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 로맨틱해보인다.
글챦아도 내겐 오스만 투르크의 나라 터키 다음으로 영국 런던이 항상 가보고 싶은 나라 2순위였다.
내 생전 두 나라에 갈 수 있는 날 오려나 (아자아자! 긍정의 힘!!!!)

 

아만다, 나는 너를 기억해.

거리마다 전부 비에 젖어 있을 때

마누일이 일하고 있는

공장으로 달려가면서.

활짝 웃는 너의 얼굴

너의 머릿결에 떨어진 비

다른 건 모두 괜찮았지

네가 그이를 만나려 했을 때.



단 5분, 너의 모든 생명은

단 5분에 달려 있지.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

일자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

그대가 거닐 때

만물에 빛을 비춰주네

그 5분의 시간이

그대를꽃으로 만들어주네



그리고 그 남자는 싸우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네

그 전에는 파리 한 마리 못 죽였는데

이제 5분 후면

모든게 완벽히 쓸려나가지.

사이렌 소리 울리면

일자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지 않네...

마누엘도 그중 한 사람



<아만다 너를 기억해>


이 시는 하라와 조앤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동안 아만다 소식을 듣고 썼다.
아만다가 선천성 소아당뇨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하라.
아만다는 그의 네살된 둘째딸의 이름이며 또한 세상을 떠난 그의 어머니 이름이기도 하다.
마누엘은 그의 아버지 이름이고.
그러니까 이 시는 어머니 아만다를 추억하는 내용같은데 3장에 산으로 싸우러 가는 만자이야기를 보면 하라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그 노래에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담겨 있으며, 빅토르의 노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인 기묘한 예언자적 요소도 잘 배어 있었다. '(p 218)


6 노래여 무기여


6장은 2장 빅토르의 이야기만큼이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앞서 빅토르 하라의 노래 성향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는 동시에 빅토르 하라의 경력을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연극연출가 하라에서 노래 운동가 하라.

그전에 1960년대 칠레의 급박한 정치상황을 세밀히 전해주는 조앤.

'1960년대에 이르자 빅토르의 노래들은 그때까지 나타났던 자서전적인 성격을 탈피했다.그리고 점차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당면한 광범위한 문제들, 해묵은 숙제들, 그리고 눈앞에 닥친 객관적인 현실들을 다루는 내용으로 변화해갔다.'.(p221)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에서 끊이지 않은 게릴라투쟁은 확실히 수많은 민중들에게 특별한 영감을 제공했는데 , 빅토르 역시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p222)


여기서 빅토르 하라의 조국 칠레의 다소 특별한 사정

'칠레의 전통 좌파 세력이었던 칠레공산당과 사회주의 정당들 쪽에서는 아직 그런 (무장 게릴라전) 투쟁방법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칠레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단결된 노동운동을 통해서 수십년에 걸친 대중투쟁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p222)


앞서 5장에서 하라가 맺은 중요한 인연 두 가지.

비올레타 파라의 두 남매가 운영하는 페냐.
거기서 만난 민속요그뤃 칼라파윤.
하라는 여기 추가로 인티 마이니티라는 또다른 인속요 그룹과도 연을 맺었다.
6장에서 하라와 이 두그룹은 당시 커져가는 칠레 민주화 혁명의 열기속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 하라는 많은 곡을 만들었다. 하라 등의 민중가요와 대중의 투쟁의 열기는 서로를 복돋아주는 촉매역할을 했다.
조앤은 여기서 '군인들' 이라는 노래를 주목한다. 이 노래 역시 하라의 죽음이 연상되는 예언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하라의 노래가 예언성을 보이는 이유가 무얼까 궁금해졌다.
그만큼 하라의 사회변혁에의 열망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게 첫째 이유다.
두번째는 빅토르 하라의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 때문이지 않을까
조앤 하라는 빅토르 하라가 철저한 평화주의자라고 증언한다.칠레의 투쟁방식이 주위 라틴아메리카들과 달리 합법적 대중투쟁 위주였다는 상황도 앞서 짚었었다.그러함에도 하라는 무장도 각오해야 하지않을까 예상을 했었던 것 같다고 조앤이 추측을 한다.
하라는 공감능력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었다.하라의 노동하는 대중에 대한 '박애주의' 는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었다.동시에 하라는 기득권과 군부 등 반혁명주의자들의 본성을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 같다.어느쪽이든 하라는 양쪽 모두의 세계에 공명한 사람이다.때문에 이상적인 무혈혁명의 끝에 피비린내나는 반동의 역사라는 결론을 자연스레 예견하지않았을까.
하라의 깊은 지성과 열정은 본능적으로 거기까지 이르렀기에 그런 예언적인 노랫말이 나온것이라고 추측해 보았다 .
참 슬픈 혁명가의 초상 ㅜ


<빅토르 하라 3집>(유령 수록;E.G에게 바친다)
<빅토르 하라 4집>(<<당신이 벌린 손안에>>
:1969 년 .디캅.
:<푸에르토몬토에 대한 질문><아만다, 너를 기억해>,<모빌 오일 특수부대> 수록
이상 하라의 음반

<군인들>
<누가 어린 카르멘을 죽였는가>
<어느 농민에게 바치는 노래>
<라칠레네라>
<우리 승리하리라>
이상 하라가 지은 노래들

<비에트록>
하라 연출 연극

병사여, 날 쏘지 마라.
날 쏘지 마라, 병사여!
너희 가슴에 훈장을 달아준 자가 누구인가?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는가?
너희 손이 떨리고 있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죽이지 마라.
나는 너의 형제가 아닌가.

<군인들>



조심스레 다림질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그녀는 걷는다.
근심과 두려움에 떨며 , 두 뺨에는 눈물이 흐른다.
저 멀리 개가 짖고 자동차가 붕붕 거리는데,
공원은 어둡고 , 도시는 잠들어 있었다.
열 다섯도 못되서 그녀의 인생은 다 타버렸다.
집에서는 숨이 막히고 , 학교는 지겨원.
라디오 방송국 앞에 줄 지어 선 사람들 틈에
끼어 있을 때만 생기가 돌고,
덧없는 우상들을 바라보는 두 눈이 반짝였다.

꿈읏 파는 매정한 장사꾼들은
그녀의 젊음을 대가로 살이 쪄 갔고
그녀의 야심을 짓밟아 버리고
허울좋은 행복과 사랑과 환상으로.
그 소녀를 속였다.

그녀는 달아났다.
어린 카르멘은 죽었다.
머리에 피를 흘리는 한 송이 장미로
마지막 환상을 만나러 갔다.

그녀는 자기 껏도 아닌 거짓된 꿈으로
제 영혼이 중독되고 있는 것도 몰랐다.
마리화나의 세계와 수영장이 딸린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꿈.
"브라니프 인터내셔널과 함께 행복을 향해 날아가라!"
그녀의 세상은 노동자 구역의 빈민가
싸우고 악쓰는 소리 가득한 황량한 거리들
불구가 된 초만원의 가정에서, 부엌일이나 하는 곳.
그녀가 죽어가는 동안,남들은 재산을 모았다.
그래도 신문은 원인불명이라고 선언했다.

<누가 어린 카르멘을 죽였는가> 1969

 

일어나라.
저 산맥을 바라보라.
바람과 태양과 물의 원천을
강물의 흐름을 바꾸는 그대
너의 영혼의 이랑에 씨를 뿌리는 그대여
일어나라.
너의 두 손을 바라보라.
넣이 형제들에게 두 손을 내어주고 함께 자라나라.
피로 뭉친 우리는 함께.나아가리니
오늘은 우리의.장래를.만들어 가는 날

우리를 비참함 속에 가두어둔ㅇㄴ 주인의 손에서 해방시키시고
장의와 평등의 왕국이 임하옵시며
높은 산길에서 들꽃을 바람에 날리게 하듯 우리에게 불어오시며
불처럼 내 총의 총구를.깨끗이 해주시며
당신이 이 땅에서 마침내 뜻을 이루시듯
우리에게 힘과 투쟁할 용기를 주시옵소서

일어서라.
너의 두손을 보아라.
너의 형제들에게 두 손을 내어주고 함께 자라나라.
피로 뭉친 우리는 함께 나아가리라.
지금도, 우리가 죽는 그 시간에도.
아멘.

<어느 농민에게 바치는 기도>


● 예술가는 진정한 의미에서 창조자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그 본질 자체로부터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p233)


7 문이 열리다

 
 

'1970년 9월 4일'(p273)
책도 이 장을 그렇게 시작한다.
마침내 인민의 정부가 등장하는 순간이다.
소수 기득권을 대변하는 우파정당과 가톨릭민주당을 이기고 민중이 간절히 바라온 민중의 대표 살바도르 아옌데가 삼선끝에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일이다.
여기에 노벨문학상 수상의 칠레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 공산당 후보의 양보라는 아름다운 그림도 있었고.
빅토르 하라는 그 유명한 <우리 승리하리라 Venceremos>를 만들어 선거운동기간 거리에서 목청껏 불러왔다.
'마침내 그 노래는 인민연합의 성가가 되었다'(p271)

7장은 선거승리이후 소위 집권세력이 된 하라 등의 운동권 세력이 새 시대에 부응하여 사회개혁의 길에 폭발적으로 활약한 모습이 나온다 .
그 뜨거운 열기와 환희 감격이 지면을 뚫고 고스란히 전해왔다 ㅠ

빅토르는 여전히 연극연출가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는 노래를 통해서 더욱 확고해져간다.이 시기에도 많은 곡을 음반으로 발매하면 족족 대박을 내는
'가수 빅토르 하라'

'참으로 좋은 시절이었다.'(p309)

그리고 <일곱 단계>라는 발레극에 닥친 비극
조앤의 전 남편 파트리시오가 칠레 전설에 민중해방의 정치적 메세시를 담아 각색하고 빅토르하라가 셀로 가리도 레카라는.사람과 공동 음악을 담당한다.
개인적으로 조앤과 특별한 관계에 있던 사람이 주축이 된 작품이지만 역시나 전문가인 조앤이 보기에도 연출이나 곡이나 특별한 작품이 될것이라 예상되는 대단한 규모의 공연이라고 한다.
'시연회는 1973년 10월에 있을 예정이었다.'
ㅠ ㅠ
우린 1973년 9월 11일의 비극을 알고 있다 ㅠ ㅠ


● 특별한 축제였다.
사람들은 자기들 스스로가 아옌데와 더불어 대통령 궁에 들어간 것처럼 느꺼던 것이다.(p288)


-아옌데정부의 개혁정책-
어린이 유아 무료급식
노동계급내각 구성
시위진압대해산
노동조합총연맹산하 라디오국 개설
국영방송 책임자 교체
구리광산 국유화

-기득권 세력들의 반동책략들-
주가 폭락 조성.
은행 대량 예금인출사태
폐업 소동
투기 조장.
매점매석
군 총수 그레 슈나이더 피격
정부기관지 <<엘메르쿠리오>>의 여론조작과 유언비어 유포


케나

 

<<자유의노래>>.디캅
<<평화롭게 살 권리>>.디캅
<<차라과>>디캅.

 

창문을 활짝 열어
햇뱥이 그대 집안 구석구석을 비치게 하라.
바깥을 내다보라 우리의 생명은
어두움과 슬픔 속에만 놓여 있도록 점지된 것이 아니다.
마리아여 보라.
그냥 세상에 태어나, 자라고 사랑을 하는 것만으소는 충분치 않으니.
진정한 행복을 찾을 때까지는....
이제 가장 큰 어려움은 지나고
그대 눈동자에는 새 빛이 가득하리가라, 손에는 벌꿀이 가득하리라
.

<그대의 창을 열어라.>1971



바랑카스의 지붕들 위에 떠 있는 연차람 허약하게
어린 루친이 놀고 있다.
찬바람에 두 손이 파랗게 언 채
누더기 공을 꼬옥 쥐고
고양이와 개들과
말들이 그것을 구경한다.

그의 두 논은 넘치는 초록빛 연못

그 짧은 인생을 발가벗은 배로
진흙 바닥을 기면서 살아왔네

그 비좁은 공간 안에서
함께 살던 그 말은 루친의 장난감.
말도 그 역할을 좋아하는 것 같았지.
누더기 공을 쥐고
고양이와 개와 더불어
루친은 뼛속까지 젖어있었네.

세상에 루친같은 아기들이 있어
흙과 벌레들을 먹고 있다면
그들을 가둔 우리를 열어젖히자
새처럼 하늘을 날게 해주자
누더기 공을 꼭 쥐고
개와 고양이와 더불어
말과 더불어 날게 해주자

<루친> 1971



7 감자가 타는 곳에
 



'감자가 타는 곳'(이 말은 칠레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이란 뜻으로 쓰였다.(p 293.7장)

제목처럼 아옌데의 인민연합 정권수립 이후 칠레안에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을 망라하고 있다.
첫째는 아옌데 정부가 행한 개혁정책.
두번째는 아옌데의 반대세력이 아옌대의 혁명정책을 방해하기 위한 관제 데모와 각종 사기적인 경제 혼란 책동들 그리고 아옌데 정부 내부의 분열상.
셋째는 이 모든 감자가 타는 상황을 여전히 노래와 연극으로서 담아내고 고발하는 빅토르 하라의 활약상과 그 노래.

여기에 조앤과 하라의 특별한 감자들도 소개된다.
생활 리듬이 다른 부부가 아침마다 싸우는 일 ㅎ
그리고 이 가족이 쿠바로 떠난 여행도 이 네 식구의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었다고 한다.
쿠바는 '혁명전쟁' 이 승리한 후 내내 민중이 행복한 세상 잘 보내고 있더라고 한다.
반면에 이제 갓 신생 사회주의 정부 하의 칠레 민중가수의 운명이란 ㅠ

-칠레기득권층의 반동책략 2-
1) 아줌마부대의 냄비시위
2) 매점매석으로 암시장 조성
3) 물류대란조성 : 운송업자 파업 주도
4) '조국과 자유'파시스트 준동
5) 단전

<시대는 어떻게 변해 가는가>

● 그런 분파주의가 극복되고 연대정신이 고양되는 시기는 산티아고 거리에서 파시스트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자주 열린 대규모 시위행진 기간뿐인 것 같았다.시위대열 속에서 대규모 군중들의 흥분과 열기를 통해서만 순간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잊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p342)


 9 노래의 가장 좋은 학교는 삶이다

 
' 사람들은 칠레 새 노래운동에 대하 말할때 그것이 획일적 문하 현상으로, 확고한 목포ㅛ로 방향이 설정된 선입견이나 이념으로 이뤄진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했다. ..본질적으로 '발굴과 타험'의 성격을 가진 운동이었다. '(p355)
 
8장은 이제 확연한 노래운동가 빅토르 하라와 그의 동지 칼라파윤 그리고 인티 이이마니 그룹의 활동내역을 집중 증언한다. 
칼라파윤은 대중적이고 시사성이 강한 노래에 재능이 있었고  주제의식을 심화시킬 능력이 있는 작곡가들과의 협업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인티 이이마니 그룹은 민속음악의 근원을 찾는 것에 천착하는 성향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빅토르 하라는 늘 혁명에 부합하는 예술, 혁명과 민중의 이해와 요구에 복무하는 예술론자였을려나?
'그들 모두를 하나로 단결시킨 유일한 요소는 혁명 과정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제 몫을 해내고 새로운 문화를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공통의 열의였다. '(p 355) 
 
8장의 하이라이트는 칠레 전국의 노동계급이 하나되어 벌인 파블로 네루다 노벨상 수상 축하 공연!
'타라파카 사막에서 온 초석 광산 노동자, 안토파카스타에서 온 구리 광산 노동자, 코킴보의 석공, 발파라이소의 어부와 상인, 아콩카과의 철도 노동자, 산티아고의 건축 공사장 인부, 쿠리코의 포도주 제조공, 콘셉시온의 방직공,칠로에섬에서 온 어부, 오소르노의 낙농장  일꾼, 아이센의 양치기와 최남단 마가야네스에서 온 유전 노동자들까지 모여들었다. (p 372) 
빅토르와 파트리시오가 공연을 준비했다. 축하연설은 프라츠 군 총사령관이 맡았다. 그는 행정부 장관까지 겸임하고 있었나보다. 칠레 군 내부에서 아옌대 정부를 지지하는 강직한 군인이었다. 이렇듯 대통령, 군총사령관, 대학가의 교수와 예술가들, 지방 골짜기 구석의 기층 민중이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10 끝을 알지 못하고

 
이 장에서 그 유명한 '선언'이 나온다. 
때는 악몽의 쿠데타 발발 1년전 1972년 정치적으로 극렬했던 때의 하라 가족과 하라의 상황.
1973년에 중간선거라고 하는 의회선거가 있다. 
이때 군부와 파시스트들은 의석수 2/3 이상을 노리며 남비부대를 동원하거나 하라의 노래를 훔쳐다가 개조해 부르는 등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하라는 당연히 여기서도 혼신의 힘을 쏟는다.
아옌대 정부의 인민연합은 중간선거에서 대선때보다 더 많은 득표율을 얻는다.
놀라운 일이다.
신생 사회주의 정부는 물론 최선을 다해 민중을 위한 정책을 펼쳤겠으나 파업과 정전사태 잦고 물가는 오르고 물자품귀현상등 민생경제가 불안했음에도 칠레 국민들을 그럴수록 더욱더 아옌데 정부를 지지하고 있었다니 말이다. 
당시 모든 주요 언론이 군부와 기득권을 지지하고 노골적으로 여론을 호도했었음에도 나온 결과다.  
합법적 선거전에서나 불법적 테러에서나 치사한 경제혼란책동에 있어서나 기득권과 군부는 악착같이 아옌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아마 선거 결과로 인해 이제 기득권 세력은 더이상 선거로 인한 합법적 권력탈환은 포기했나보다. 
무력을 쓸것을 작정한 분위기. 
하라는 이때 정말 죽을 각오를 했었던 것 같다.
점차 군부의 쿠데타가 노골화되어가고 있었으니까. 
 
1973년 9월 3일은 아옌데 대통령 당선 3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한다. 
그러나 칠레 국민은 이날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다. 
아옌데 대통령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위였다. 
군대와 기득권 파시스트에 국민의 뜻을 보여주기 위한 평화적인 몸부림이었다. 
1973년 군대의 총칼로부터 민중의 정부를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눈물나는 몸부림이었다 ㅠ
그리고 일주일 남짓되어 대통령궁은 폭격으로 무너졌고 그 안에서 경호원들과 총을 들고 싸우던 아옌대는 폭사하고 말았다. 
너무도 슬픈 3주년 기념일이었다 ㅠ
 
 


일하러가는 길에 
나는너를 생각한다.
도시의 거리들을 지나가며
나는너를 생각한다.
김 서린창문을 통해
누군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볼때도
나는너를 생각한다.
내 인생이 동지로
그리고 미래의 동지로서
고통과 행복의 세월을 함께할
살아있는 존재로서 널생각한다.
이야기의 시초에서 일을 하면서
끝을 알지 못하고

하루의 노동이 끝나고
저녁이 찾아와
그 어두운 그림자를
우리가 지은 지붕 위로 드리울 때면
우리는 일터에서 돌아오고
친구들과 토론을 하고
이 시대의 운명을 
곰곰이 따져 볼 때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내 사랑이여
내 인생과 내 미래의 동지여.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 그대는 거기 있고
우리는 우리들이 꿈을 함께 엮는다.
이야기의 시초에서 일을 하면서
끝을 알지 못한 채로..


                                 <일하러 가는 길에 >




다시 한 번 그들은 내 조국을 
노동자 민중의 피로 얼룩지게 하려 하네.
입으로는 자유를 말하나
두 손은 죄의 흔적이 새겨진 자들
우리들의 자녀와 그 어머니들을 
갈라놓으려 하네.
예수가 졌던 십자가를 
다시 지우려 하네. 
수치를 감추려 하나
살인자의 표지는 
그들의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네
이미 수천수만 명이
피를 희생으로 바치고
그 흐르는 피의 강이
빵 덩어리의 숫자를 불려 왔건만.

이제는 나는 살고 싶어라.
내 아이와 형제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매일 매일
건설하고 있?는 새 세상에서
너희들의 위협도 나는 두렵지 않다. 
비참함의 주인들 너희들이여
희망의 저 별은
언제까니나 우리들 것이니.

민중의 바람이 나를 부르고 있다. 
민중으 바람이 나를 실어간다.
그 바람은 내 가슴을 열어젖히고
내 목을 통과해서 불어간다.
그래서 시인의 음성은 들리게 되리라
죽음이 나를 앗아 갈 때까지
민중이 가는 길을 따라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에르난데스 시. 빅토르 하라 곡
                         <민중의 바람>


내가 노래하는 것은 목소리가 좋아서나
노래하기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 기타도 이성도 감정도 다 있기 때문에
노래하게 되는 것이다. 
내 기타는 대지의 마음과 
비둘기의 날개를 가지고 있네.
기쁨과 슬픔을 다 축복하는 
성수와 같은 존재.
비올레타가 말하던 것처럼
나의 노래는 목표를 찾았네. 
노동하는 기타
봄 내음이 풍기는 기타.

내 기타는 부자들을 위한 게 아니다.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 
나의 기타는 사다리
우리가 별에 오르기 위해 만든느사다리.
노래하며 죽기로 한 남자
진실한 노래를 부르며 죽는 남자의 
피속에서 고동치는 노래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나의 노래는 덧없는 칭찬을 구하거나
국제적 명성을 얻기 위한 게 아니다. 
나의 노래는 이 좁다란 나라를 위하 ㄴ것
땅속 깊이까지 이 나를 위한 것.
만물이 여기 잠들고
모든 것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그동안 용감했던  그 노래는
영원히 새롭게 태어나리라 

                                     <선언>

 
11 쿠데타
 
아 드디어 
아니 결국 그날이 왔다 ㅠ
쿠데타가 벌어지고 대통령궁이 공격을 받는와중에 라디오를 통해 아옌데 대통령의 최후의 대국민연설이 흘러나온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온 조앤은 집에서 기다리던 하라와 차를 교대한다. 
그것이 하라와 조앤의 마지막이었다.
쿠데타에 대비해 노동조합총연맹의 애초 지시대로 직장으로 향하던 하라.
 
산티에고 시내 곳곳에 헬기소리 , 폭격소리  난무하는 내내 
학교서 챙겨온 두 딸과 집안에 남아 하라의 소식을 걱정하며 발 동동이던 조앤.
그날 하루 하라와 두 번의 통화를 끝으로 소식은 끊어졌다. 
그리고 일주일뒤 조앤은 낯선 남자의 방문을 받는다. 
하라의 죽음 소식을 전하는 남자. 
 
' 그의 가슴에는 총알구멍이 마구 나있고 복부에는 커다란 상처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두 손은 팔목을 부러뜨렸는지 이상한 각도로 두 팔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내 남편이며 내가 사랑하는 살마인 빅토르였다. 
바로 그 순간 내 일부분도 함께 죽어 버렸다. '(p 436)
 
 시체 공시소라고 하는 묘지 입관 대기 장소같은 곳에서 일하는 공산당 당원직원이 당시 쏟아져 들어오는 총살 시신들중에서 하라의 얼굴을 알아보고 직접 조앤을 찾아와 연결해주는 순간이다.
 
빅토르의 죽음은 언론 단 한군데서 겨우 단신처리되고 이후로는 언론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는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기도>란 노래의 몇 소절을 미국 여화의 사운드 트랙에 넣어 방송했다.'(p 438) 
 

12 끝나지 않는 노래 

 
12장은 빅토르 하라의 비극적 최후에 대한 몽타쥬같은 장이다 ㅠ
쿠데탸로 희생된 사람의 수가 4천명에 육박하는데 그 중에는 당장에 시신이나 그 시신이 암매장된 위치도 몰랐을 많은 사람이 있었겠지. 
하라는 그러나 감사하게도 워낙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노래운동가였다. 
그리고 하라의 노래와 노래가 지향하는 정권 아옌데를 지지하는 민중은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시체공시소 젊은 직원도 그랬고. 
처음 시체가 빈민가 공터에 무더기로 버려지던 순간에도 그랬고. 그 많은 시체들중 하라의 얼굴을 알아본 빈민가 주민덕에 하라가 시체공시소로 옮겨질수 있었다고 한다. 
 
하라가 군인에 의해 체폳된 곳은 하라의 직장 국립대학. 전날까진 대학내 모든 성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던 군인이 다음날 태도를 바꿔 총과포를 쏘아대며 침탈을 감행했고.그때 체포된게 하라였다고 .이후 하라의 모든 행적은 하라를 알아본 동료, 혹은 처음 만났으나 같이 체포된 상태에 있던 다른 수감자들이 전달과 전달을 통해 남겨진 기록들이다. 
 
감동의 하라 ㅠ최후를 예비하며 시를 쓰고 또 가족들을 향한 유언을 주위 수감자들에게 육성으로 남기는 남편이자 아빠 ㅠ
 
하라는 좌파진영의 사람들에게만 유명한 게 아니었다. 군인들도 하라를 알아보며 죽일듯이 혐오감을 드러냈다. 진즉에 '조국과 자유'라는 파시스트 테러집단이 툭하면 하라를 노려왔었다. 체포된 사람들중 먼저 따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일행에게 웃음을 지으며 안심을 시키던 하라였다고 한다 ㅠ기타를 치며 혁명의 불을 태우던 민중가수 하라 총알 사십여방 뿐 아니라 기타치던 손목까지 분질러버린 테러리스트틀의 만행 ㅠ

여기 우리 5천명이 모여있다.
도시의 이 작은 부분 속에.
우리는 5천 명
시내의 다른 데와 전국을 다 합치면
우리는 몇 명이나 될까?
여기만 해도
씨를 뿌리고 공장을 돌리는 
만 개나 되는 손이 모여 있느데,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굶주림과 추위, 공포와 고통,
정신적 학대와 폭력과 광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 가운데 여섯 명은
별이 빛나는 우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 사람은 죽고 또 한 사람은
인간이 그렇게 맞을 수는 없으리라고 상상했던 
그런 방법으로 얻어맞고
나머지는 스스로 자신의 공포를 끝내려 했다. 
한 명은 허공으로 뛰어내리고
모든 사람이 죽음을 응시하고 있다. 
파시즘의 얼굴들이 자아내는 공포를 보라!
저들은 계획을 칼날같이 수행해 나간다. 
저들에게는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다.
저들에게는 피가 훈장이다. 
도살이 영웅적인 행동이다. 
오, 신이여, 이것이 당신이 만든 세상입니까?
7일동안 기적과 권능으로 일하신 결과입니까?
이곳 네 개의 벽속에는 오직 숫자만이 존재하고
그것은 더 늘어나지 않네.
모두 천천히 죽음만을 더 원하게 되네.
그러나 갑자기 내양심은 깨어난다. 
그리고 이곳에는 심장의 박동이 없으며
오직 기계의 고동만 있다는 것을 본다. 
군대는 땀으로 뒤덮인 산파의 얼굴을 보여준다.
멕시코여, 쿠바여 그리고 온 세계여
이 잔학 행위에 맞서서 절규하라!
우리는 1만개의 손들
이제는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는 손들.
이나라 전체에는 얼마나 될까?
우리의 동지, 우리의 대통령이 흘린 피는
폭탄이나 기관총보다 더 강하게 그들을 치리라!
우리들의 주먹도 그처럼 다시 치리리!
노동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공포를 노래해야 할 때에는.
내가 살아있다는 공포
내가 죽어 간다는 공포.
내가 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
그처럼 무한대의 순간 속에 
침묵과 비명만이 담겨 있는 것이
내 노래의 끝이다. 
내가 보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내가 느꼈고,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이 
그 순간의 탄생이리라...

1973년 9월 
에스타디오 칠레 

 
 

13 죽음의 여파
망명, 그리고 다시 산티아고로 
번역자 후기 
 

하라는 떠났다. 
그러나 노래는 남았다. 
서문에서 조앤이 말한대로 적들은 노래의 가치를 몰라봤다.
정확히 50년전에 젊은 혁명가는 스러졌지만 그의 노래, 그의 삶은 면면히 이어져 2022년의 대한민국땅 여기 나에게도 흘러왔다. 진정 '아름다운 삶' 을 살았고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른 사람그 사람 빅토르 하라!
 
'번역자의 피를 끓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p 485)
이 책이 번역자 차미례의 피를 끓게 만들었다고 한다. 책을 번역하기 이전엔 영화 [산티에고에 비가 내린다] 외화번역을 맡은 전력도 있다고 한다. 이래 저래 칠레와 산티아고와 빅토르 하라와 인연이 많았던 역자다. 
 
태평양 건너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나라 칠레를 볼때마다 이제 나는 빅토르 하라의 나라로 한결 가까이 여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