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드 갤러리에서 동십자각 ftr 봉초 이상호 초대전
오늘은 촛불요일
시청 말고 여의도도 뒤집어졌더구만
촛불은 선선한 여섯시 이후부터 명동 종로 광화문 대로를 휘젓고 다녔어요.
역사와 문화 나들이의 통로 안국역
이 김에 나는 다시 북촌 나들이
작년까진 특별한 날이 되어야 들르던 안국역이
이젠 각 출구마다 의미를 갖고 내게 생생히 기억된다.
아 작년에도 2번출구로 나가 이상호 작가전 보구 왔구나 ㅎ
올해는 5번 출구로 나가서 한총련 30주년 기념문화제 보구 왔구
원래 봄에는 늘 4번출구로 나와야 할 일이 있었다.
올 초엔 3번 출구로 나와 노무현 시민센터를 가봤고 창경궁과 창덕궁 나들이 후에는 다시 3번출구로 들어갔었구.
다음주에도 3번 출구를 이용할 일 있을 거다 ㅎ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1번 출구로 빠져봤다.
맵이 가르쳐주는 방식은 늘 기계적인 직선코스인데
건물을 비껴가려니 꼬불꼬불해서 오히려 직관적이지 못하다.
갤러리 나와서 보니
그냥 애초 동십자각까지 쭉 걷게 하는 게 나았겠더군
그 덕에 이런 길을 걸어서 좋았긴 했다 ㅎ
찾아보니 율곡로 3길이다.
걸을 땐 오른쪽 덕성여고 왼쪽 덕성여중 교문 간판만 중간에 겨우 봤다.
이 그늘진 녹음길이 넘 좋아서 내리 윙 날개 펴고 걸었거든
요즘 윙 (진짜로 카메라 상태에서 휙 회전시켜 날개를 폄) 쓰는 맛에 자주 동영상을 찍는다 ㅎ
워낙 개손인데 LG 윙의 동영상 카메라만은 깔끔하니 멀쩡한가보다 .
목적지 갤러리 호아드가 거의 코앞에 있다.
모퉁이 돌기 직전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이 건물은 옥첩당이라고 한다.
기회되면 여기도 자세히 봐야겠다
난 당장에 여기 들르기 바쁘거든
이 맞은 편은 그냥 카페다.
멋모르고 들어가 그냥 나와버리는 실수를
여기 관람하러오신 분들 다 해봤을 걸 ㅎ
본격 작품감상은 저 붉은 벽 오른쪽에 통로가 있다.
여기도 카페( 전통찻집 ) 같은 곳 이다
안에 중정같은 뜨락이 있고
뜨락에서 통유리를 통해 이상호 작가의 이전작품도 볼 수 있다
밑에 오브제(?) 들은 원래 있던거인지는 알바 없으나....
이제 본격 주제 작품 감상하러
2층 올라가는 문
문열면 계단 끝에 처음 만나는 작품
나도 이상호 작가가 인스타에 올려놓은 것마냥
동영상으로 죽 훑어보았다 ㅎ
왼쪽 다섯개 연작은 그냥 나의 어설픈 감상으로
달리는 사람으로 보았다.
그리고 사실 이 그림들이 젤로 좋았다.
먹으로 구현된 추상의 세계
강렬함과 순수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다섯장을 연결해보니
힘있게 뜀박질하고 있는 누군가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ㅎ
사진의 질이 구려서 작가에게 미안하다
내 사진 화질 구린 이유를 이번에 알았다
렌즈가 드러워서였다 ㅎ
나중에서야 매번 닦고 또 닦게 되었다
어린 시절 서예 습작들을 그 긴세월 버리지 않고 잘 모아두었었다니 ㄷㄷㅂ
거기 기반해서 재해석하고 새로이 회화미를 갖춰 오늘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이게 그 작가의 변
그래
작가님이 행복하시다면야
왜 난 이런 그림이 좋은지
아직 내 안에 열정이 있는가 보다
그러니 저렇게 붓질처럼
터져나오고 싶은 욕망이 있는가보다
그걸 건드려주었는가보다 이 그림이!
여기가 또 좋았다
이상호 작가의 세계를 처음 만나고
그의 첫 그림전시회의 경험을 경이롭게 해준
사랑스런 콩나물대가리들♥
다시 보니 이번엔 다채로운 시루 모양도 눈에 들어온다.
간절히
아주 간절히
꼭 한 시루 업어올 날을 고대한다.
그러기전에 돼지목같은 집구석 사정부터 ㅋ
나가기 전에 한번더
그리고 아래층 내려가다가 눈에 띈
고옥의 기와가 넘 아름다워서 또 한 컷
이 작품은 지난 인사아트 전시회의 메인 작품중 하나였다
문 열자마자 거대함에 압도된다
반갑다
다 인사아트(인사동) 전시회때
작가의 지난 고통을 퍼포먼스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이건 아까 그 작품(미안 . 제목 까먹었다)
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 봤다.
이번에 조국장관의 「디케의 눈물」서
이명박정부가 삼성 비자금과 정치권 로비 의혹을 폭로한 기자들과 정치인 그리고 스캔들의 대상인 대기업 양측을 얼마나 불공평한 잣대로 처리했는지의 증거로
MBC 이상호 기자가 거론되었다.
그때부터 권력의 시녀가 된 법과 싸워온 기록들이다.
지긋지긋하게 이상호란 사람의 삶을 짓눌러온 봉투쪼가리들이다.
오늘 이렇게 작품속 그 흔적을 세밀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거다.
얼마나 숨막히고
앞이 안보이는듯 막막했을까
이상호 작가를 응원한다
이땅의 모든 투쟁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2층에서 작품 속 또 작품이 연출되다.
그의 작품이 투쟁이고
투쟁이 이상호의 작품이 되다
찾아보니 여기도 영상을 찍었더라 ㅎ
내가 촬영하는 순간에만 사람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ㅎ
나올 땐 율곡로 1길로 빠져나온다
거기서 광화문쪽으로 쫌만 틀면 보이는 건물
촛불 행진 아니었으면 이런 건물이 있는줄
상상조차 못했을 거다
#동십자각
아오,
신호 바뀔 걸 기다릴 틈이 없어서 하단부에 차가 계속 ㅠㅠ
동십자각
서울특별시 지정 시도유형문화재.
경복궁에 소속된 망루다.
1880년 무렵에 지어졌다고 한다.
경복궁은 그전에 1865년에 중건 공사를 시작해서 1868년 4년만에 완공되었구 .
경복궁 짓는 일에 재목이며 예산이 엄청 들어가 흥선대원군도 결국 정치적 입지를 모두 잃어버릴 정도의 원성의 타겟이 되었을 텐데 그래도 막상 지어진 경복궁의 위엄을 더욱 돋우는 망루를 짓기도 했다니.
도대체 무슨 사정인지 원 ...
땅바닥에서 위 얇은 벽돌 빼고 장대석으로 총 7줄 ㄷㄷㄷ
난 저 십자총안무늬가 돋보이는 여장이 맘에 든다.
총안은 그저 장식용이겠지.
그래서 아래 장대석은 거대하고 위엄있는데
위에 여장은 아담하고 예술적인 대비가 돋보인다.
이런 건축물이 광화문 대로 가는 길에 차들 빵빵 지나가면서
알아보지 못하도록 오히려 꽁꽁 숨어있었다니 ㅠ
이렇듯 제법 높다랗고 위엄이 있어 경복궁의 정궁으로서의 위엄이 더욱 살아났을 것이다.
이런 망루가 있다는 건 여러모로 실용적인 생각이었을 것 이다.
군인들이 궁안에서 말고 궁 밖에서 궁 안을 들여다보며 지킬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야 안을 들여다 볼수 있나.
들어가는 돌계단도 일제강점기에 해체당했다고하니 ㅠ
암튼 여장 위로 정사각 누각이 넘나 우아하다
내가 이 건축물이 예사 건축물이 아닌 것을 알아본 이유도
지붕위 용머리랑 다섯마리 잡상 때문이다.
이케 다시보니 지붕 정상에는 연꽃무늬 절병통이 있다.
이런 건 절대 요즘 건축물에선 쓰일 리 없지!!!!
그리고 이번에 처음 본거 같다. 저 낙양각이란 것을.
기둥과 기둥을 연결한 (창방) 나무까지 포함해 뚤린 면의 세 모서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당초무늬들.
주심포의 익공 사이사이 세개의 포를 더 얹었고 처마끝을 세 개의 장식용 익공으로 두른 것도 눈돌아가게 멋진데
이런 낙양각이 어우러지니 이곳 누각의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과연 여기가 경복궁 호위를 위한 망루로 지은 건물 맞다니?
그냥 왕비님, 공주님 하고 싶어졌다.
하다못해 옹주님이라도
아니아니 희빈이라도
아니아니아니 무수리라도 ㅋㅋㅋㅋ
그리고 경복궁 앞 정신없는 모양새 ㅠ
뒤로 보이는 인왕산
궁궐 위로 늦여름의 하늘은 푸르고 높구나
고정 어극 40년 창경 기념비
라고 한다.
기회되믄 여기도 잘 봐둬야지
밤에 동십자각 한번 더 ㅎ
궁궐의 도시 서울이로다.
조명에 빛나는 고건축이 아름다운 밤
정권퇴진의 목소리도 신명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