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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않을까 - 백가희 에세이. 자화상.2023

혜성처럼 2023. 5. 19. 21:14

 


● 빛 주위를 맴돌다 빛 속으로 들어가는 삶.
이것은 청춘이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위악의 시절이라 한들, 후회와 다짐을 반복하는 시절이라 한들, 이 모든 게 빛 속으로 뛰어드는 , 결국은 빛과 한몸이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면 어색할까요 말하고 싶었습니다.(p14 불나방 청춘)

● 해봐야 해.
   잊지 마, 하는 자유를.(p19 하는 자유)

● 작은 최선들의 성공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삶이었어.(p24 정답은 알고 있지)

● 나는 가끔 네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벅차길 바라. 고르게 숨을 쉴수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가지고 사랑할 수 있다는것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는 것에서, 동물을 아껴주는 것에서, 존재한다는 것에서 말이야.(p27 1700억 중의 1)

●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무엇일까요?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가 입에 붙었다는 것입니다. (p31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 결국엔 걸어야만 삶의 풍경이 바뀐다.
(p56 결국엔 걸어야만)

"맹자는 인간은 측은지심을 가지고, 양심의가책을 느끼고, 배려를 하고 , 옳고 그름을 구분한단 이유로 성선설을 주장했지. 오래오래 믿고 싶었어. 치졸하고 괘씸하고 잔인한 인간들이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서였을지도 몰라. 그애들을 만나고 신념이 고꾸사지긴 했지만, 너를 만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 네가 내 어깨를 만져주지 않았다면, 울지 말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곁에 없었다면 나는 이 생각을 가지고 살 수 있었을까? 상상조차 할 수 없어."(p116)

● 너는 내가 택한 생존방식이니까.

● 어떻게 살기로 결정했니? 묻고 싶어.
네가 나를 구했던 열여덟처럼 나도 너를 구하고 싶어.(p118)

 


● 다만,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않을까요?(p120)

 

part 2의 핵심이다
.지금껏 술렁술렁 넘겨오며 작가의 글이 양념 진한 주전부리같다는 느낌에 당황하고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치장을 했지만 전체가 어우러지지 못해
아무 잔향이 없다는 ...
그러다 이 장을 만나 작가의 치열한 사랑과 고민에 박수가 나왔다.
사랑을 말하면서 불안을 위로하기!

그렇다.
크리스찬인 내게 인간은 두 부류가 되어 있었다.
사랑을 믿는 사람,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
변성현 감독의 주인공 한재호, 서창대 , 그리고 길복순은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길복순」은 헤깔린다.
둘 다 일것이다.
어찌됐건 한재호나 서창대나 차민규나 사랑때문에 망한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의 근본 심리는 불안이더라!
그래서 그 많은 기독교서적에서는
믿는 자의 불안은 불신에서 오는 죄라면사
성경속 온갖 불안을 더는 구절들을 갖고 와 설득했다.

대표적으로 여호수아!
하나님은 놀라지 마라 말씀하셨지.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글고보니 하나님은 인간이 가장 불안해 할 때
나타나셨다.
야곱이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낯선 땅으로 도망쳤을 때
그때 처음 야곱의 인생에 나타나신 하나님.
파트 2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그래서 온몸 던져 사랑하는 이를 격려한다.

나보다 짧은 생이었어도 작가는 나보다 훨씬 치열하게고민하고 사랑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신앙의힘으로 통찰해 낸 것을 작가는
나보다 훨씬 민감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직관해낸 것이다.
내가 산 책값을 뽑았다는 거다 ㅋ


● 내일 하루도 지겹도록 똑같을거야.
게가 생각한 푸른 빛 내일같은 건 없읏 수도 있지. 근데 그 푸른 빛은 너의손 에서 시작할 수 있어. 장담할께. 그러니까 어서 세수하고 , 양치하고, 밝 닦고 얼른 자.
어떤 색의 꿈을 꾸고 싶은지 생각하면서 눈 감아. 잘자
정말 잘 자.(p137)

● 긍정할 줄 아는 사람만이 믿는 가능성을 믿거든.(p141)

● 사랑을 증명하는가장 빠른 길은 한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입니다(p154)


p156 "착각이라는 마법"


이 장 자체가 내게 큰 공명이 되었다.
글의 흐름이 내 무의식에 길을 내며 흐르는 듯.
그러니까 착각, 착각,잘못했다가
과대망상까진 아니어도
주제도 모르고 나서는 오만불손한 자가 되면 어쩌라구 의구심이 올라오는데
긍정의 자기확신이었던 거다!
착한 사람이라는 착각의 힘.
용감한 사람이라는 착각의 힘.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착각의 힘.

나는 원동력이라는 단어가 또 눈에 들어왔다.
이 단어를 정말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요즘의 내 삶에 내 무의식이 갈구했던 키워드인 것 같다!
나는 지금 내 안에 나만의 원동력이 있긴 하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나를 인정한 데서 오는 내 열정, 욕망 그런거다.

그럼에도 선한 원동력이 없다.
이게 궁극의 원동력인데 , 내 지난 날 원동력의 근원이 여기에 있었는데...
요즘 주님을 멀리 떠나있긴 했지.
몸은 교회에 가있어도 찬양가사, 설교말씀이 내 영 바깥을 떠돈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요즘 내 삶을 핍진하게 만드는 원흉들을 떠올리니 이것이 주님이 나를부르는 사인인것을 알았다.
중요한 건 꼭 그렇게 부르셔야 하느냐는 원망이 아니라
내게 다시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을 주시겠다는자상한 배려로 인정하더라는 것이다.
예전 같았음  감사해요 주님 눈물이 났을텐데 그냥 그렇구나.
마치 막혔던  2차연립방장식 인수분해가딱 떨어진 그런 속시원함 정도?ㅎ

내 안에 선함을 갈망하는 원동력이 회복되길 소망한다.
이 장은 통째로 씹어 삼키고 싶은 장이었다.


● 어쩔 수 없이현실을 깨닫고 내가 세계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하는 말이나 문장은 세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p158)

● 자기 확신은 별개 아니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아예 착각해 버리는 것이다.
나는 평범치 않은 사람이고 사회에 대단한 족적을 남길 것이고 내 기록물이나 창작물들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착각.
내가 내게 가지는 착각, 자기 확신은 원동력이 된다.(p158)


● 착각은 동력이 된다.
픽션에대한 확신이 원동력이 되는 것.(p158)

● 내가 착한 사람이라는 착각은 내고더 많은 선의를 베풀 수 있게 나를 이끌 것이며, 내가 용감한 사람이라는 착각은  내가 불평등한 자리나 상황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나를 이끌 것이며, 내가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착각은 내가 좋아하는 일과 운동과 기록들을 매일 할 수 있게 나를 이끌 것이다.(p159)


이 책이 맘에 드는 또 한가지.
오늘은 이 책을 들고다녔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 내 상의 주머니에도 들어가던걸?
읽으면서 이 책은 한번만 읽고 넣어두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수시로 꺼내 읽으려면 가볍고 작으면 좋겠지.
과연 책 사이즈는 문고판보다 쬐끔  판형이 크긴 하더라.

p159. "착각이라는 마법"끝



● 돌아보느라 나아가지 않는 게 아니라, 돌아봤기에 나아갈 수 있는거야.(p 164)

● 결국 또 지지부진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람과 시상에 속아 보자고,그래도 무용하고 무모한 것들에 목숨을 거는 것이 사람이라고,삶을 굴려가는 게 사람이라고,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는 모양새처럼(人), 결국 또 사람이라고 말이야.(p197)








얼굴을 닮았는가 예쁜 글월이어라


그저 트위터 문장 몇 개와 제목에 이끌려 신청해 읽게 되었다.
읽다가 트윗 몇개를  보는데 어라? 작가가 참 곱다 ?
제기랄!

나이도 어리다.
한창 꾸미기 좋아할 그 나이 답게 문장에서 엑세서리가 많은 느낌이 들긴 했다.

그러나 결국 작가는 솔직함과 치열함이라는 궁극의 무기로 내 마음에 공명을 전했다.

손에 든지 이주일도 넘는 시간 아마도 나는 작가와 동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그 사이 내 블로그 글들은 평소와 달리 주저리 주저리 내 신변 이야기가 늘어나있었다.

또는 감정묘사를 좀 더 많이 하기도 한다.
나는 나 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저마다의 고민과 생각이 있더라는 당연한 상식을 몸으로 체화하고 있었다는 거다.
헐!

어찌되었건 이 책을 통해 단지 정서적 공감이라는 효용 뿐 아니라 내 글쓰는 스타일에도 영향이 미쳤다는 거지!

정말이지 신선한 체험이긴 했다.
작가의 나이 시절에 나는 어떻게 보냈더라?
대하소설 몇 질 읽긴 했구나.
전쟁터에서  생존하느라 바빠서 자기계발서를 죽어라 파댔었다.
그러니까 그런 류의 책만 읽었다.
서사적이거나 설득적이거나 뭐 그런...
나를 돌아보고 일기를 쓰고 그렇지는 않았다는 거다.
만일 작가처럼 살았다면 오늘의 내 삶은 달랐을까?
아니 !
마지막 예언서(p236) 에서도 나온다.
다 알아도 그 삶을 피하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의 정해진 루트 같은 거?
어쩔 수 없는 성정 같은 거

그래서 나는 후회란 게 없다.
나는 이렇게 치열하고 솔직할 수 없어.
나를 직면할 용기가 여전히 없고
성질머리는 고등어같아가지구 넘 급한게 변하지 않는다면야 그 인생이 그 인생인거지 ㅎ

이제 책장에 꽂아둔다.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문고판 판형 조금 더 되는 사이즈이니까 들고다니며 수시로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긴 해서.